한국은행 ‘기준금리 3.5%’ 6연속 동결… 경기 불황에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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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환율 등 금리 인상 요인 불구 경기 악화에 금리 올리기 ‘부담’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19 10:12:21

▲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19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올 2·4·5·7·8월에 이어 6연속 동결이다.

가계부채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11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오르는 등 금리 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최근 소비 부진과 중국 등 주요국의 성장 둔화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일단 금리를 동결한 후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9월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고조된 미국의 추가 통화 긴축 압력이 최근 들어 다소 완화된 점도 한은의 동결 결정에 영향을 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미 너무 많이 오른 미국 장기 채권 금리나 근원 소비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 하락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에 따른 경기 불안 요소 등을 감안해 연내 0.25%p 추가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당분간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2.0%p로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날 한은이 6연속 동결을 결정한 가장 중요한 배경은 불안한 경기 상황이다.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 0.6%)은 1분기(0.3%)보다 높지만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0.1%)를 비롯해 수출·수입과 투자 및 정부소비 등 모든 부문이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고 순수출(수출-수입)만 증가해 수치상으로는 겨우 역(-)성장을 기록하지 않았다.

8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애서도 소매판매액지수는 내구재·준내구재 소비 부진과 함께 전월 대비 기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그렇다고 이 같은 불경기에 해소를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엔 가계부채·환율·물가 문제가 또 발목을 잡는다.

은행권과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9월에 각 4조9000억 원과 2조4000억 원씩 증가하면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 격차인 2.0%p까지 벌어진 가운데 10월 초 환율은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1363.5원까지 올랐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자금도 8월과 9월 두 달 사이 31억 달러 넘게 순유출됐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3.7%)은 한은의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으로 유가 흐름이 불안해 질 경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불씨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한은으로썬 불경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형국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부담스러운 입장인데다 그렇다고 해서 경기 진작을 위해 금리를 내리는 것도 부작용이 큰 상황이다. 이에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당분간 시장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한 셈이다.

임진영 기자 jy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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