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4년간의 활동 종료를 앞두고 윤석열정부에서 활동 중인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조사위’·위원장 송선태)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를 압수수색하려고 시도했으나 불발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정부가 만든 정부위원회가 전직 대통령의 사저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권 활용 안건을 공식 상정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알려졌다.
5·18조사위는 지난 4년간 편향성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장관급 위원장을 맡은 송선태 씨가 5·18 발생 일주일 전 ‘예비군 무기고 접수’와 ‘도청 점령’을 사전 모의한 이른바 ‘자유노트’를 직접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자유노트’는 일각에서 5·18이 ‘비폭력 민주화운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위중한 문건으로 받아들인다. 방송국과 무기고·공공기관을 죽창을 동원해 접수하고, 탈취한 무기로 도청을 점령한다는 끔찍한 내용이 적시돼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무장봉기를 사전 계획하고 획책하려 한 항쟁계획서로 간주되는 데다 이 모든 계획들이 실제 실현됐다는 점에서 5·18 진실 규명의 직접적인 대상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사안의 성격에 따라선 피의자가 될 수도 있는 무기 탈취 및 도청 점령 계획 주동자가 5·18조사위원장을 맡고 있어 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공정하길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더해 송 위원장 자신이 5·18유공자인 사실이 스카이데일리 보도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정부 조사위 위원장으로서 중립 의무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제척 사유에 해당돼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당사자다.
이런 배경에서 ‘전두환 사격명령설’의 실체적 진실 파악에 난항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진 5·18조사위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전직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이라는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12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조사위 내부 녹취록에 따르면 5·18조사위 관계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한 압수수색을 회의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부결됐다”고 말했다.
내부 관계자의 이 같은 발언이 사실이라면 정부 산하 조사위원회가 전직 대통령의 자택에 대한 강제수사를 회의 안건으로 상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악된다.
전 전 대통령 사저 압수수색 안건이 전원위 회부 안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5·18조사위는 지난달 4일 96차 전원위원회를 개최했다.
조사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당시 ‘제23-77호 의결’ 사항으로 ㅇㅇㅇㅇ영장 청구의뢰(안)이 상정됐으며 결론이 나지 않은 채 계류 중인 것으로 표기됐다. 이 표기가 전 전 대통령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의뢰안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조사위는 회의록을 비공개로 분류하고 공개하지 않는다.
군·안보단체에선 임의제출도 아닌 강제수사를 동원하겠다는 발상은 조사위의 선입견과 편견이 상당부분 작용했기 때문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다.
임의제출은 대상자가 승낙할 경우 자료를 건네받아 입수하는 절차다. 승낙하지 않으면 강제로 가져갈 수 없다. 반면 압수수색은 승낙이 없어도 영장을 제시하고 강제로 자료를 가져오는 법적 행위다.
따라서 전직 대통령이자 유족에 대한 예우를 갖춰 임의제출을 시도하지 않고 강제수사로 자료를 압수하려 했다는 것은 ‘전두환이 사격명령을 내렸다’는 조사위의 예단과 선입견이 강하게 자리잡았기 때문이라는 비난이 예비역 군·안보단체 안팎에서 나온다.
앞서 송 위원장은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5·18조사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포(사격) 명령에 관한 국회의원 질의에 ‘하나회 출신 진압군’의 연관성에 대해 추정 발언했다가 국방상임위원장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송 위원장은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서 질의를 받고 “전두환의 주도성·중심성에 대한 증언을 확보했다”며 “광주에 진압군으로 투입됐던 군부대가 전부 하나회 출신인데 하나회 출신들과의 별도의 지휘·지시·보고 체계를 확보하고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씨로 (발포명령자로) 특정해도 무리가 없겠습니까”라는 기 의원 질문에 송 위원장은 “열심히 최종적으로 증언과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방향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기호 위원장은 “예비사단이 투입된 것이지 하나회라서 투입된 게 아니고 군인 출신으로서 제가 봤을 때 그렇게 엮어질 수는 없다”며 “어느 부대가 충정부대로 지명돼 움직인 것이지 하나회라서 움직인 건 아니다. 그렇게 전개하면 군인들이 이상하다고 본다”고 거듭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예, 위원장의 지적에 동의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또한 이날 국감에서 문재인정부 시절 자유한국당 추천 몫으로 5·18조사위에 참여한 이종협 상임위원은 “(송선태) 위원장이 말하는 부분이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아직 견해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보고서를 채택할 때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합의가 이뤄지거나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 보고서에 소수의견도) 기술해달라”는 국회 국방상임위원장 요청에 “예”라고 답하기도 했다.
장관급 위원장이 이끄는 정부 산하 조사위원회가 전직 대통령의 사저에 대한 강제수사 대책을 정식 회의안건으로 토의한 것은 전례 없는 일로 알려졌다.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 사본을 봉하마을 사저로 무단 반출했다는 의혹이 일자 검찰은 법원에서 발부된 영장을 들고 대통령기록관으로 가 관련 전산 자료를 압수했다. 노 전 대통령은 기록물을 자진 반납했고 봉하마을 사저에 대한 압수수색도 없었다.
이 밖에도 2005년·2012년·2016년·2017년·2019년 등엔 검찰과 특별검사(특검)가 임의제출 또는 영장을 발부받더라도 청와대 경내가 아닌 곳 등에서 청와대 협조 아래 제한적으로 자료를 건네고 협조한 적은 있지만 압수수색의 출발이 정부 산하 조사위원회의 영장청구 의뢰 때문은 아니었다.
한 5·18연구가는 “사격명령권자이자 별 네개 장군인 이희성 계엄사령관을 제쳐두고 별 세개 삼성장군인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사살명령을 내렸다는 건 군대의 체계를 아는 이들에겐 말도 안되는 터무니없는 낭설이지만 유독 5·18조사위만큼은 이 문제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온 게 사실”이라며 “5·18조사위의 움직임은 북한이 국군을 가장해 총을 쏘고 계엄군에게 덮어씌운 사실이 드러나면 정부 폭력에 항거했다는 민주화운동으로서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 보신주의적 행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체 없는 ‘전두환 사살명령’을 고집하려고 하다간 100년이 지나도 5·18의 진실은 규명될 수 없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정작 미국 정보당국은 1980년 5·18은 북한이 사전 계획하고 주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예비역 군·안보단체는 북한이 개입한 것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이 확인한 5·18 사태의 대한민국 헌법 전문 수록에 반대하고, 문재인정부가 만든 5·18조사위의 반헌법적 역사 왜곡과 국민 기만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하기 위한 항의 집회를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5·18조사위가 입주한 건물 앞에서 개최했다.
이들 군·안보단체는 문재인정부에서 출범한 이후 4년의 활동기간에 북한의 5·18 개입을 부정할 목적으로 각종 증언과 증거를 축소·은폐해 온 5·18 조사위의 행태를 강하게 성토하고, 가짜 1번 광수 김군을 내세우고 전두환 사령관의 사살명령을 허위 증언으로 꾸며내는 등 잇달아 쏟아지는 북한 개입 증언과 증거들을 고의로 조작해 온 데 대해 강력하게 책임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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