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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식처 못 찾는 비운의 전두환… ‘봉황·무궁화’ 없는 유골함 포착
올해도 연희동 자택서 2주기 행사
파주 사유지 안장 추진했으나 진통
“5共 의미 재평가… 명예회복 꿈틀”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27 00:05:00
 
▲ 전두환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모행사 당일인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봉황과 무궁화 문양이 없는 전 전 대통령의 유골함이 놓여 있다. 내란죄로 전직 대통령의 예우가 박탈돼 국립묘지에 안장되지 못한 고인의 유골함은 경기 파주 사유지에 안장될 예정이었으나 계약상 문제로 이전이 불발됐다. 5공 인사들은 “재평가와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스카이데일리
 
“문득 내 가슴속에 평생을 지녀온 염원과 작은 소망이 남아 있음을 느낀다. 저 반민족적·반역사적·반문명적 집단인 김일성 왕조가 무너지고 조국이 통일되는 감격을 맞이하는 일이다. 그날이 가까이 왔음을 느낀다.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을 이룬 빛나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 그 전에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땅이 바라다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기어이 통일의 그날을 맞고 싶다.”(전두환 회고록 3권 643쪽)
 
▲ 23일 2죽기를 맞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안치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1988년 2월 정계를 떠난 전두환 전 대통령(11·12대)은 서거 당시까지 30년 넘는 시절을 재판과 수감·석방·백담사·재산몰수 등 모질고 거센 풍파에 맞서면서도 지조를 잃지 않았다고 측근들은 기억한다. 그의 단 하나의 소망은 생전 회고록에서 드러냈듯 유해를 전방에 묻어달라는 것. 그럼에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는 유골함 속 한 줌의 재로 남아 연희동 자택에서 2주기를 맞았다. 유가족은 생전 회고록에 남긴 유언대로 전 전 대통령의 유해를 휴전선이 보이는 경기도 파주시 장산리에 안장하길 원했지만 야권 일부 정치인 등의 반발로 깊은 시름만 더하게 됐다. 타계 후에도 묘소조차 자리 잡지 못한 비극의 서사는 이 순간에도 진행형이다. 
 
갈 곳을 찾지 못한 유골이 2년째 안치돼 있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는 전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빈소로 사용되는 접견실에는 전 전 대통령의 취임사가 쓰인 서예 병풍 앞으로 영정 사진이 놓였으며 정계 주요 인사가 보낸 흰색 호접란 근조 화분이 원형으로 자리 잡아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있었다. 이날 추모행사에는 5공화국 정부 주요 인사와 군 출신 후배들 그리고 일반 시민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들은 고인의 영정에 헌화하고 조문했으며 이순자 여사와 장남 전재국 씨는 조문객을 일일이 맞이해 위로의 말을 주고받았다. 전 전 대통령의 ‘오른팔’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5공 설계자’ 허화평 전 청와대 정무1수석비서관·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 등 5공 고위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기자 출신 앵커맨 1호 봉두완 전 동양방송(TBC) 앵커와 김용갑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모습도 보였다. 
 
▲ 23일 오전 한 시민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영정과 유골에 헌화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아직 묻히지 못한 전 전 대통령의 유골함이 눈길을 끌었다. 국가보훈부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흰색 유골함에 금색 봉황 휘장과 무궁화 문양을 넣도록 권했지만 유골함은 정중앙에 무궁화 문양만 그려진 채 측면 서재에 놓여 있었다. 
 
2021년 11월27일 고인의 시신은 발인이 끝난 뒤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져 화장됐고 유족은 자택에서 초우제를 지냈다. 국가보훈부는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 등의 실형을 받아 국립묘지법상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파주시 탄현면 통일 동산 사업구역 안 임진강변의 동화(同和)경모공원에 안장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날 허 전 수석비서관 등은 추모식과 별도로 유가족과 모임을 하고 장지에 유골함을 안치하는 방안을 의논했다. 가계약 기한인 상황에서 장지 매입 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아 2주기 당일인데도 아직 안장이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빈소를 찾은 정모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 초상화 앞에서 한참 자리를 지켰다. 한때 좌경사상에 천착했고 서적을 탐독했다는 그는 “역사의 과오는 당시의 상황과 현상이 현재의 해석으로 재현되는 것인데 전 전 대통령의 시대를 현재의 모습으로 각색하는 것 자체가 왜곡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사태와 12.12 사태 모두가 전 전 대통령을 ‘악’과 ‘적’으로 돌려야만 집권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운동권 세력의 농간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명백한 ‘팩트’로서 전두환에 다가설 때 누구도 그를 재단하거나 역사적 악마로 몰아갈 수 없을 것이고 현재 안치되지 못한 유골함 또한 역사적 투쟁의 방식”이라고 촌평한 뒤 “아직은 1대99의 싸움으로 보이더라도 이 같은 논란으로 또다시 그들의 왜곡과 부조리가 드러나는 것이므로 현명하게 진실에 다가서는 전략으로 전 전 대통령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두환 악마화는 집권이익 노린 운동권 세력 농간” 
 
빈소 찾은 시민들 “국가·민족 위한 일념 하나로 살아오신 분” 
“죽어서 묻힐 한 줌의 땅조차 막는 건 도의상으로도 잘못” 
전군연합 “종북좌파에 폄훼된 구국 대통령 재평가 시급” 
“명백한 팩트론 누구도 재단하거나 악마로 내몰 수 없어”  
   
▲ 전두환 전 대통령 유골함(왼쪽)과 노무현 전 대통령 유골함. 전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해 대한민국 수장을 상징해 온 봉황과 나라꽃인 무궁화를 유골함에 넣지 못했다. ©스카이데일리
  
오전 일찍 빈소를 찾은 시민 이모씨는 “전두환이 죽어야 득세가 가능한 무리가 있었고 그 진실을 침묵하고 부정하면 할수록 그들의 세력이 커졌다”며 “전 전 대통령은 이들의 멸시와 조롱을 육군사관학교 생도의 신조인 ‘명예와 신의를 지키며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생명을 바친다’는 일념 하나로 이겨내신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죽음 이후에도 좌파와 거짓 무리, 그리고 이승도 저승도 가지 못한 채 분단 체제하에 외부와 내부의 적과 우직하게 싸우고 있는 전 전 대통령과 유족에 대해 우리 국민도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 출신 관계자도 “전 전 대통령은 제3세계 군 출신 통치자들과 달리 스스로 단임을 결심했으며 자진 후퇴했다”며 “3저 호황으로 성장·물가·국제수지를 잡고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 유치라는 쾌거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 ‘국민 학살자’ ‘역사의 퇴행’ 등으로 비난을 받는 데 자산을 몰수하겠다며 이 여사가 사는 자택까지 공매도 처분을 해 땅바닥에 내치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 죽어서 묻힐 한 줌의 땅은 갖게 되게 마련이고 유족의 주거권이 침해받은 경우는 없었는데도 (자택 공매도는) 정략적 이해관계를 떠나 인간으로서 도의의 문제로도 한참 잘못됐다”고 통탄했다. 
 
애초 유해는 생전 유언에 따라 휴전선과 가까운 경기 파주 문산읍 장산리에 안장될 예정이었다. 군 주둔지가 아닌 민간 사유지로 멀리서 개성 등 북한 땅이 보이는 곳이다. 이곳을 지역구로 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파주를 역사적 죄인의 무덤으로 만들지 말라”며 “대한민국 광주를 피로 물들인 사람,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7년 후퇴시킨 사람, 그러면서 죽을 때까지 역사 앞에 광주 앞에 사과 한마디 없었던 사람”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 이순자 여사가 23일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방문객과 대화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반면 ‘제5공화국의 역사적 의미’를 재평가해 명예 회복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 최진덕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전 전 대통령은 광주사태 당시 명령계통에 있지 않았고 전권을 다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억측에 불과하다”며 “12.12는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수사하며 (대통령 시해 가담자 정승화 참모총장 체포를 위해) 불가피했던 조치였고 만약 하지 않았다면 업무태만이 됐을 것”이라고 정확하게 해석했다. 이어 “12.12 이후에도 최규하 대통령을 도와 시국 안정과 국가안보에 진력했을 뿐 대통령이 된다는 생각이 없었다”며 “광주사태가 나자 최 대통령이 감당이 안 돼 전두환 장군에게 후임을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광주학살의 주범은 전두환’이라는 신화로 남한 주사파의 창세기가 되었는데 박정 의원은 그 신화를 지키고 있는 것이고 전두환 유골의 안장을 막으면 큰 공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서울 광화문 네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육사총구국동지회, 전국구국동지연합회(전군연합) 주최로 500여 명의 예비역 군 고위 관계자와 장교 등이 모여 ‘전두환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구국 추모제’를 열었다. 지난해 서울 덕수궁 정문 앞에 간이 추모 분향소를 열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규모를 키운 모습이었다.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은 추도사에서 “전두환 대통령은 당시 계엄군의 지휘계통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직책에 있었음에도 일부 정치인에 의해 계엄군 지휘자로 엮여 온갖 비난과 수모를 당했다”고 사실관계를 짚은 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13개 예비역 장교 단체들이 모인 전군연합의 이석희 회장도 본지 인터뷰에서 “오늘 전두환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이해 아직도 유골이 자택에 보관되고 있다는 현실에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운을 뗀 뒤  “박정희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후 적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하고 안보와 경제를 튼튼하게 다졌으며 평화적인 정권 이양의 전통을 이끌어 준 전두환 구국 대통령의 위대한 업적을 상기해 본다”며 “전두환 대통령의 빛나는 업적은 종북좌파에 의해 폄훼돼 있어 우리가 나서서 재평가하고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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