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엔 중진 ‘맞불’… 여야 총선 빅매치 탐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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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출마 선언 서울 동작을 대항마에 추미애 차출설
안산 안민석 텃밭 유승민 출격 저울질… 성사 땐 흥행 대박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01 19:05:38

▲ 더불어민주당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대항마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서울 동작을에 출격 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연합뉴스

여야가 상대 중진 지역구로의 ‘대항마 차출’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대진표 확정 시 중량급 인사들이 빅 매치를 벌이게 돼 총선 흥행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1일 정치권에 의하면 4선의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서울 동작을에서 5선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포함된 선호도 조사가 최근 진행됐다. 이에 나 전 원내대표를 잡기 위해 민주당에선 추 전 장관 차출을 고려 중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동작을은 한강벨트 중 민주당 우위 지역으로 꼽혀왔다. 동작을 현역인 이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52.16%를 득표해 나 전 원내대표(45.04%)를 꺾었다. 여성 법조인 출신 정치신인이라는 점과 문재인정부의 높은 지지율 덕이 컸다.

그러나 근래 기류가 조금씩 뒤바뀌고 있다. 2022년 8회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당시 동작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은 58.11%(송영길 민주당 후보 40.13%)였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이 자체 작성한 총선 판세 분석 보고서에서 동작을은 국민의힘 경합우세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에 민주당이 이 의원보다 더 힘 있는 추 전 장관을 나 전 원내대표 대항마로 생각 중이라는 게 정치권 관측이다. 다만 현역의원 지역구의 경우 경선이 원칙이기에 추 전 장관 전략공천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일단 환영 분위기다.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이분(추 전 장관)이 대선주자 만들어주는 분, ‘킹메이커’다. 부산 수영에 와주시면 안 되냐”고 비틀어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강하게 대립하며 그의 인기를 올려줘 대통령까지 되게 했다는 해석에 기반한 발언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한강벨트 중도층·무당층 중에 (여야 중 누구를 택할지) 망설이는 분들이 지금 많지 않느냐”며 “(이분들은) ‘아니 아무리 그래도 추미애를 또 내나’ 하면서 오히려 민주당 심판 쪽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오산에선 현역인 5선의 안민석 민주당 의원과 4선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간 대결 여부가 주목된다. 유 전 의원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러브콜에도 국민의힘 잔류를 선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운 후 탄핵에 적극 가세한 인물이라 보수 진영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있었으나 중도층·수도권·청년층에겐 유 전 의원의 소구력이 인정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전 의원이 8회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경선에 출마한 경험을 들어 그가 경기 현안에 익숙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유 전 의원의 오산 출마를) 검토한 적 없다”고 일단 부인한 상태다. 유 전 의원 역시 오산 출마설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 전 의원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장 전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 본인이 ‘내가 어디든 국민의힘을 위해 불살라보겠다’ 먼저 이렇게 나오면 당 지도부 입장에서나 마음이 닫힌 당원들 입장에서 ‘(유 전 의원이) 좀 달라지는 건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전 의원의 경우 “(유 전 의원의 오산 출마는) 되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멋진 모습을 보여 정치인으로서 자산을 쌓는 기회가 되면 당도 좋고 본인도 좋고 나라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