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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꺼내들었다. 상장기업 이사회가 중심이 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매년 자율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기업엔 표창 수여·세정지원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어느 기업이 우수한지 판단할 수 있는 방안도 내놓았다. 우수기업 중심으로 밸류업 관련 지수·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투자지표를 기업별로 공시한다.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에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 여부를 반영할 방침이다.
26일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은 이 같은 내용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일본 도쿄거래소의 사례를 참고하되 우리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실효성 확보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보완하고 참여 인센티브와 지원체계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작년 3월 말 도쿄거래소의 ‘기업가치 제고 권고’ 발표 후 23일까지 약 11개월간 39.4% 올랐다.
운영방안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코스피·코스닥 전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현황을 평가·분석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공시·이행하면서 투자자와 소통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상장기업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각 기업에 적합한 계획을 수립해 공시·이행하는 것이 가이드라인의 기본원칙이다.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에 결정권을 부여하고 이사회가 실질적인 기업 경영 관리의 최고 결정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한다는 내용을 가이드라인에 넣었다.
기업들은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재하면 된다. 내용은 크게 ‘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이다. 자본비용·지배구조 등을 다각적으로 파악해 기업가치가 적정 수준인지 스스로 평가하고 자본효율성 등을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 목표수준·도달시점 등을 설정한다.
그 다음 구체적 경영전략·방안과 추진일정을 수립·설명하고 계획 이행·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평가와 주주·외부투자자와의 소통·피드백 결과를 공개하도록 한다.
공시는 연 1회 상장기업 홈페이지나 거래소를 통해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2년차부터는 전년도 계획·이행 평가를 넣어야 하고 영문 공시도 적극 권고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는 경우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여부와 투자자 소통 노력을 추가로 기재하면 된다.
프로그램은 5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열어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후 올 하반기 계획을 수립한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공시하게 된다.
‘채찍’ 말고 ‘당근’도 제시한다. 기업가치를 제고한 기업에 다양한 세제지원 방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목표설정의 적절성·계획수립의 충실도·이행 및 주주와의 소통 노력 등을 종합평가해 매년 5월 ‘기업 밸류업 표창’을 수여한다. 표창이 실질적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 세정지원 및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우대 등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5종 세정지원에는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를 포함해 R&D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대·법인세 공제 및 감면 컨설팅 우대·부가 및 법인세 경정청구 우대·가업승계 컨설팅을 포함한다.
아울러 공시 현황 및 영문 공시 여부를 점검해 투자자에게 안내하고 매년 5월 밸류업 지원방안 참여·이행 현황을 종합해 실제 투자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여부를 분석한 백서를 발간한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업가치 제고 반영키로
투자자들이 투자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나왔다. 주주환원을 통해 기업가치 성장이 예상되는 상장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만든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PBR·주가수익비율(PER)·자기자본이익률(ROE)·배당성향·배당수익률 등 주요 투자지표를 종합 고려해 종목을 구성한다. 기업가치 우수 기업을 중심으로 하되 계량·비계량 항목에 대한 종합평가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도 편입할 방침이다.
지수를 개발한다는 것은 해당 지수를 기반으로 한 ETF와 펀드 등 금융상품이 출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당국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벤치마크 지수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후 자산운용사·기관투자자·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3분기에 지수를 개발하고 4분기에 ETF를 출시한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투자판단에 활용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에도 이를 반영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타인의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행동지침이다.
기관의 주주권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주주가치 보호 등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투자대상 회사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대로 수립·시행하고 시장과 소통하는지 점검해 미흡할 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각 기업의 주요 투자지표를 비교·제공해 투자자의 투자판단도 지원한다.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기업이 대상이다.
거래소 홈페이지에 분기별로 현행 PBR·PER·ROE(6·9·12월 말)를 공표하고 연간 1회 배당성향·배당수익률(5월 초)을 공표한다. 공표는 시장별(코스피·코스닥) 및 업종별(23개)로 주요 투자지표별 순위와 개별 상장기업별 현행·최근 5년간 투자지표를 제공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거래소 시스템을 개발해 6월부터 이를 개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5월 중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 등을 통해 가이드라인 세부내용에 대한 기업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상반기 중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 추진한다. 이달엔 전담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6월 홈페이지를 구축해 하반기부터 기업들이 공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경영 관행·문화로 정착되도록 기업 대상으로 안내를 강화하겠다”며 “또한 지속적으로 제도보완을 가쳐 긴 호흡을 가지고 중장기과제로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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