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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에 봄이 오니 대지를 딛고 사는 사람의 마음에도 봄이 온다. 마음에 핀 봄은 작가의 펜과 붓끝을 타고 한국문학에서 어떻게 표현됐을까.
5일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한국문학관에 따르면 양 기관은 ‘문학의 봄·봄’ 전시회를 개최한다. 12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봄을 주제로 한 한국문학과 영상·실물 자료 45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 시대에 따라 변한 봄의 의미를 살펴본다. 봄을 맞이하고 즐기는 기쁨·생명에 대한 예찬과 경외·간절한 염원까지 봄을 투영한 다양한 주제를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어화 우리 벗님네야 화전놀이 가자스라’에서는 조선시대 봄을 소재로한 작품을 소개한다. 조선 가사문학의 효시인 정극인의 ‘상춘곡’과 조선 여인의 굴곡진 삶을 풀어놓은 ‘덴동어미화전가’를 전한다. 김홍도의 ‘황묘농첩’과 안중식의 ‘도원행주도’ 같은 고서화도 감상할 수 있다.
2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근대가 식민지의 비애와 함께 시작되었음을 일깨운다. 이상화·한용운·윤동주·심훈 등의 시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육사의 초판본 ‘육사시집’ 그리고 묵란도(난초를 그린 묵화) ‘의의가패’·친필 엽서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3부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내움새’는 인생의 봄날에 춘향과 이몽룡을 소재로 한 판소리부터 신소설·시·영화를 소개한다. 판소리 ‘춘향전’을 소설로 꾸민 신소설 ‘도상옥중화’(1951)와 ‘추천사’(1956·서정주) 초판본을 볼 수 있으며 1961년 1월 열흘 간격으로 개봉된 영화 ‘성춘향’(신상옥 감독·최은희 주연)과 ‘춘향전’(홍성기 감독·김지미 주연)을 감상할 수 있다.
4부 ‘봄은 고양이로다’에선 근대적 감성으로 봄을 노래한 시와 수필이 소개된다.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로다’가 실린 잡지 금성 3호(1926)와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이 게재된 영랑시집(1935)·피천득의 ‘봄’(1959)이 실린 금아시문선 실물을 만난다. 이 외에 봄을 소재로 한 그림·음반·낭송시·인터랙티브 아트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한숙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교류홍보팀장 직무대리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한국문학관이 공동으로 색다르게 봄을 경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문학의 봄·봄 전시와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봄을 바라보고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 대해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꽃·나무 위주의 일반적 봄 특별전과 달리 작가의 붓과 펜 끝에 기록된 봄을 따라가고자 했다”며 “두 기관이 소장한 고문헌이나 희귀자료를 전시해 감상의 기쁨을 배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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