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지분 압박 커지는데… 과기부·외교부는 기존 입장 반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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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공개할 수 없다”
과기부 수 차례 문의해도 통화할 수 없다는 대답만 반복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9 11:19:39

▲ 이종호 과기부 장관이 8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부처에 문의해 봤지만 네이버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기존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9일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외교부는 이번 라인야후 지분 매각과 관련해 네이버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홍보실과 통화한 결과 관련 부서에 문의하라는 대답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8일과 9일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음에도 지금은 통화할 수 없다는 응답만이 돌아왔다.

8일 라인야후에 따르면 일본정부가 행정지도로 지시한 ‘자본 관계 재검토’는 소프트뱅크가 지분의 과반을 가지는 것이 대전제라고 밝혔다. 기업의 지분 구조에 대해 일본 정부가 직접적인 개입을 하는 것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라인은 일본 인구의 77%가 사용하는 국민메신저 라인의 운영사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한 A홀딩스가 라인야후 지분의 65.3%를 보유하고 있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같이 소유하는 형태다.

네이버는 웹툰·핀테크 등의 일본 진출 과정에서 라인과의 연계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 왔다. 여기에 라인이 대만과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메신저 앱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동남아시아 사업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A홀딩스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면 일본 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또한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과기부는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8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외교적 문제가 있다면 관계 부처와 적극 소통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8일 라인야후에 따르면 라인야후 이사회 구성원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신중호 라인야후 CPO가 이사회에서 물러났으며 네이버와의 위탁 관계 또한 순차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신중호 CPO의 퇴진과 관련해서는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 비중을 높여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알고 있다”며 “이사회가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됐다고 하나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대표이사는 쭉 라인야후에서 근무해 온 인물인 만큼 이사회에서 네이버가 퇴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이사회 개편과 관련해 네이버 측의 주장이 맞다고 해도 라인야후가 네이버와의 기술적 협력을 종료하면서 네이버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호 장관이 라인야후 사태 해결 의지를 강조한 직후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과기부와 외교부의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기부와 외교부가 추가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구체적인 조치 또한 공개하지 않으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