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여파로 우리나라 노동 가능 인력이 해마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정부와 정치권에선 ‘정년 연장’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300인 이상 대기업 255개사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중고령 인력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60세 이상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29.4%에 불과했다. 정규직으로 계속 고용하는 비중도 10.2%에 그쳤다.
앞서 3월 한국고용정보원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에서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을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최대 89만4000명을 더 고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취업자가 줄어드는 업종이 뚜렷해지고 저출산·고령화가 노동 공급에 끼치는 영향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 수 감소 현상은 제조업에서 가장 심각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2024년 4월 고용행정 통계로 보는 노동시장 동향’에서도 20대는 20개월째, 40대는 6개월째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줄고 있다.
29세 이하 청년 가입자 순감소는 지난해 10월부터 3만2000명→ 3만1000명→ 4만2000명→ 4만7000명→ 6만3000명→ 7만7000명으로 규모가 늘다가 지난달에는 8만6000명 감소로 그 폭이 더 확대됐다. 40대도 지난해 11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감소를 시작해 반년째 꾸준히 줄어들고 감소 폭 또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자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관련 대책을 발굴하겠다고 나섰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노동력 감소에 대응해 중장년 등 잠재 인력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추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공급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하겠다”고 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환경 개선 등 주요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말만 무성할 뿐 정부와 정치권에선 정년 연장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내놓질 못하고 있다.
더욱이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1991년 제정돼 현재까지 수차례 개정을 거쳐왔지만, 명시된 사항들을 지키지 않는 사업주에 대한 제재나 강제성이 부족하단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초고령화를 맞고 있는 일본의 경우 정년 연장에 대해 민간에서부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8일 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는 정년퇴직하는 근로자를 70세까지 재고용하는 제도를 공식적으로 도입했다. 일본의 법적 정년이 60세인 것을 고려하면 정년 이후에도 10년은 더 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정부는 우선 공무원부터 정년 연장을 시행해 민간까지 확대한다는 복안이지만 아직 공식 발표나 법적인 뒷받침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정년 연장 등 주요 노동문제를 2월 출범한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다루기로 했지만 첫 본회의 이후 두 달 넘게 공전 상태다.
정년 연장과 관련해 7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60세로 돼 있는 정년을 65세까지로 연장해야 되는 시대가 아닌가”라며 “60세부터 65세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임금을 다소 줄이더라도 원하는 사람은 65세까지 정년을 연장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