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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풍경 낯선 여행] “구름도 일곱 빛깔” 와인으로 일어서 국악으로 대박 내는 레인보우 영동
수제 와인의 고장… 34개의 와이너리 보유
박연의 고향… 2025영동세계국악엑스포 유치
영동=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31 12:43:11
 
▲ 레인보우 영동은 구름도 일곱빛깔이다. 자라벌 금강둑 전경. 영동군
 
충청북도 영동군은 전라도·경상도와 인접해 있어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매력이 가득한 곳이다. 영동의 브랜드 슬로건 역시 오색 매력을 강조한 ‘레인보우 영동’이다.
 
영동은 내륙에 자리한 탓에 일교차가 크다. 덕분에 국내 제일가는 과일 산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나무는 일교차가 클수록 낮 동안 합성된 당분이 밤 사이 잘 보존되어 열매에 단맛이 축적된다. 영동에서는 포도·복숭아·감·자두·사과 등 일곱 빛깔 과일이 생산된다.
 
듣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도시 영동은 당 떨어지기 쉬운 여름날 최고의 여행지라 할 만하다.
 
달콤한 곳을 찾아라 
▲ 컨츄리와인의 와인 숙성 시설. 임유이 기자
 
▲ 김덕현 컨츄리와인 대표의 와인 강의. 임유이 기자
 
영동에서는 풍부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 그리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을 바탕으로 뛰어난 향과 맛의 포도가 생산된다. 좋은 포도가 좋은 와인을 만드는 법. 현재 영동에는 34개의 와이너리를 통해 4000가구가 와인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생산량만 연간 4만1000t에 달한다.
 
‘영동 포도’ 하면 주곡리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북태평양의 섬나라 미크로네시아에 징용 갔던 김문환 씨가 그곳에서 만난 스페인 포로들에게 와인 빚는 법을 배우고 돌아와 처음 포도나무를 심기 시작한 곳이다. 
 
그가 심은 포도나무는 이웃에 분양하기를 거듭해 현재 마을의 80%가 포도 농사를 짓는 포도마을이 됐고 김문환 씨 가문은 2010년 ‘컨츄리와인’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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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자이자 현 김덕현 컨츄리와인 대표는 와인의 차별화를 목적으로 내추럴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기계나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침전방식으로 생산하는 100% 수제 와인이다. 병입 단계에서도 산화방지제인 이산화황(So2) 대신 저온처리법을 쓰고 있다. 
 
현재 컨츄리와인은 ASI 국제 소믈리에총회 등에서 공식 만찬용 와인으로 선정되는 등 품질을 인정받고 있으며 시중에도 유기농식품 매장인 한살림을 통해 유통된다. 
 
8월 말에서 9월 초, 포도 수확기에 컨츄리와인을 방문하면 포도 따기와 와인 만들기 체험에 도전할 수 있다. 평소에는 와이너리 투어를 통해 시음 행사를 진행하며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현재 컨츄리와인은 컨츄리산머루드라이 등 4가지 와인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중이다.
 
시원한 곳을 찾아라
 
▲ 영동와인터널의 와인관 입구도 레인보우로 치장됐다. 임유이 기자
 
▲ 터널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된 일제강점기 토굴. 임유이 기자
 
▲ 수천 병의 와인과 거대한 오크통이 저장되어 있는 와인저장고. 임유이 기자
 
영동군 레인보우 힐링관광지 내에 왕복 420m의 영동 와인터널이 있다. 다른 지역의 와인터널이 폐터널이나 폐광산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이곳은 산기슭을 깎아 내고 건물을 지은 후 흙으로 매립해 완성했다.
 
터널 공사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일제가 우리 국민을 강제 동원하여 손으로 판 토굴이 발견된 것은 의외의 소득이다. 일제는 이 굴을 탄약 저장고 등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안전상의 이유로 출입은 어렵지만 밖에서 관람하는 것은 가능하다.
 
영동와인터널은 포도밭여행·와인문화관·세계 와인관·영화 속 와인·거울의 방·환상 터널 등 10개의 테마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천 병의 와인과 거대한 오크통이 저장되어 있는 와인저장고가 큰 볼거리를 형성한다. 
 
다양한 조형물과 착시 그림을 이용한 포토존은 특별한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밖에 와인 시음·판매장과 레스토랑·문화 공연장 등의 시설과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한여름에도 18~22℃로 유지되는 터널 내부 온도는 6~9월 피서지로 제격이다.
 
▲ 금강변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강선대. 영동군
 
양산면 금강 상류 우뚝 솟은 바위 위에는 6각 정자 ‘강선대’가 있어 유유히 흐르는 물길을 굽어보며 물멍하기 좋다. 신선이 내려와서 놀았다는 전설이 있을 만큼 주변 경관이 아름다우며 세차게 흐르던 강물이 절벽에 부딪혀 내는 소리는 가만히 앉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정자 내부에는 조선시대 시인 이안눌과 임제의 시가 걸려 있다. 이안눌(1571~1637)은 조선 후기 충청도 순찰사를 지낸 문신으로 당시에 뛰어나 이태백에 비유되곤 했다. 그가 남긴 4379수나 되는 시는 지역과 관련된 내용이 많아서 사회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임제(1549~1587)는 ‘수성지’ ‘원생몽유록’ ‘남명소승’과 같은 한문 소설을 지은 문인으로 ‘임백호집’을 남겼다,
 
시원한 곳 하면 뭐니뭐니해도 계곡과 폭포다. 물한계곡은 소백산 준령인 민주지산·삼도봉·석기봉 등 쟁쟁한 영동의 명산에 둘러싸인 계곡으로 물이 차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한천마을 상류에서부터 시작해 20km가량 물줄기가 이어지며 일대를 새파랗게 얼려 놓는다.
 
또한 이곳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생태관광지로 잘 보존된 원시림을 터전으로 많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1급수에만 산다는 산천어와 도롱뇽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꼽히는 황룡사 용소 일대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찾아온 군민과 관광객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또한 물한계곡은 옥소폭포·의용골폭포·음주암폭포 등 맑은 소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폭포가 많은 것이 자랑이다.
 
물한계곡은 영동군청을 기점으로 약 30km 거리에 있으며 상촌면 민주지산로를 지나 물한계곡로에 접어들면 만날 수 있다.
 
▲ 물이 차기로 유명한 물한계곡. 영동군
 
▲ 시원하게 내리 꽂히는 옥계폭포. 임유이 기자
 
심천면 옥계폭포는 약 20m에 이르는 긴 물줄기가 절벽을 타고 쏟아져 내리며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다. 난계 박연 선생이 즐겨 찾았다고 하여 박연폭포라 불린다. 그 외에 시인 묵객들이 무시로 드나들며 폭포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글을 남겼다.
 
옥계폭포는 영동군 심천면 옥계리로 진입한 후 천모산 골짜기 오솔길을 따라 약 1km 걸어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흥겨운 곳을 찾아라
 
▲ 매년 10월 열리는 영동난게국악축제. 영동군
 
영동은 조선 전기의 문신 난계 박연(1378~1458)이 태어난 곳으로 국악의 고장으로 이름높다. 고구려의 왕산악·신라의 우륵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꼽히는 박연을 기리는 의미에서 매년 10월 국악 축제를 열고 있다.
 
영동난계국악축제는 다양한 국악기를 만들어 보고 직접 연주도 해볼 수 있는 반세기 역사의 국악 축제다. 지난해까지 와인 축제와 동시에 개최되었으나 올해부터 각기 독립해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악엑스포 ‘2025영동세계국악엑스포’가 영동군 군민운동장 레인보우힐링관광지 일원에서 개최된다. 9월12일에서 10월11일까지 한 달 일정으로 개최되는 이 행사는 약 30개국 97만 명의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다. 외국인 방문객 수만 10만 명 넘게 잡고 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국악 자원과 세계 각국의 전통음악을 한자리에 집결시킴으로써 국악의 공간적 경계를 허물고 엑스포 행사장에서 느낀 감동을 일상으로 연결, 국악 향유의 저변을 확장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지니고 있다.
 
▲ 매년 8월 영동을 무대로 펼쳐지는 영동포도축제에서 방문객들이 포도 밟기 체험을 하고 있다. 영동군
 
포도의 주산지답게 영동군에서는 매년 5·8월이면 포도 관련 축제가 펼쳐진다. 5월에는 영동의 명품 와인을 직접 맛보고 즐기는 ‘대한민국와인축제’가 열린다. 지난해까지 난계국악축제와 병행해 열렸으나 올해부터 영동군민의 날(5월26일)에 맞춰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와인시음 행사의 경우 3000원짜리 와인잔 하나만 구매하면 34개 와이너리의 와인을 맛볼 수 있어 방문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매년 8월 말이 되면 영동포도축제가 개최된다. 판매하는 포도를 먹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수확한 포도로 와인과 포도즙을 만들어 보는 축제로 진행한다. 포도 밟기와 같은 이색 체험도 준비돼 있다. 올해는 8월29일부터 9월1일까지 열린다.
 
힐링 장소를 찾아라
 
▲ 빛과 바람 그리고 물과 돌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레인보우힐링센터. 임유이 기자
 
▲ 옥상정원은 쏟아져 들어오는 빛 속에서 영동의 자연을 감상하며 편안하게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임유이 기자
 
건강휴양 복합관광지를 표방하는 레인보우힐링센터는 친환경 건축물을 바탕으로 심신의 건강을 도모하는 곳이다. 빛과 바람 그리고 물과 돌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인구감소에 직면해 있는 지역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해 특별히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됐다.
 
건물 가장 아래층인 B2에 자리한 어린이힐링뮤지엄은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으로 힐링센터를 아래서부터 단단히 떠받치고 있다. 거대한 피자도우를 형상화한 거인피자 놀이터와 복숭아색 공이 가득한 볼풀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자극한다,
 
힐링센터의 중정을 품어 안은 B1층은 하늘에서부터 쏟아져 내려오는 자연광 아래서 여유롭게 독서삼매경에 빠져 들 수 있으며 힐링풋스파존에서는 족욕과 돌멍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로비에서 한층 더 올라간 1층에는 멈춤과 쉬어감을 테마로 다양한 온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편백·참숯·일라이트로 꾸며진 찜질방과 뜨근한 일라이트 평상의 경우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대단하다.
 
2층 명상의 연못은 쏟아져 들어오는 빛 속에서 영동의 자연을 감상하며 편안하게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레인보우힐링센터에서는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매주 주말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성인 프로그램은 차명상·걷기명상·와인명상·족욕명상·바람명상으로 운영되며 어린이는 집중력을 강화하고 느끼는 능력을 기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동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자전거 간이역 탐방열차(에코레일)’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코레일은 객차 4칸·카페 객차 1칸·자전거 거치용 열차 1칸으로 구성된 에코레일 운영을 시작했다.
 
▲ 1934년 일제의 근대 간이역 표준설계에 따라 지어진 심천역. 국가유산청
 
서울역·대전역에서 충북 영동군 추풍령역까지 열차로 이동한 뒤 여기서부터 자전거를 이용해 인근 간이역인 황간역·각계역·심천역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영동 심천역은 2006년 등록문화재 제297호로 지정된 곳이다. 1934년 일제의 근대 간이역 표준설계에 따라 지어진 심천역은 6·25전쟁 통에도 원형이 잘 보존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출입문 처마 위에 박공지붕을 얹은 모습이 2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단층 건물이다.
 
간이역치곤 규모가 크고 맞이방 삼면에 큰 창이 나 있어 실내에 있으면 쾌적한 느낌이 든다. 심천이라는 지명은 땅이 기름지고, 물이 맑고 깊어 지프내(깊은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다.
 
아울러 8월에는 전통시장과 연계해 경북 예천 용궁역·문경 점촌역과 충북 영동 추풍령역을 경유하는 424석 6칸 규모 ‘간이역 순환열차(팔도장터관광열차)’도 운행하게 된다.
 
최근 국내 지자체 간에는 보라·빨강·노랑 등 컬러를 강조한 색깔 마케팅이 유행이다. 그러나 충북 영동은 이 모든 색을 아우르는 레인보우로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되 서로 어우러지는 융합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올여름엔 우리나라 중앙에 자리한 영동에서 마음의 중심을 잡는 그런 여름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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