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부채납 시설 설계부터 품질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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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량 통합 관리… ‘설계 VE·설계 심의’ 의무화
민관 합동 ‘공사품질점검단’ 운영해 현장 점검
국토부에 시공평가 가능토록 제도 개선 건의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2 11:27:10

▲ 서울시가 2일 ‘기부채납 시설 건설 품질 확보 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

서울시가 민간 개발사업의 기부채납 시설에 대한 안전과 건설 품질 확보를 위해 설계·시공 단계부터 관리에 나선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부채납 시설은 공공시설에 준하는 관리를 의무화해 설계·시공 과정상 품질·안전관리·하자에 따른 갈등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서울시는 2일 기부채납 시설 건설 품질 확보 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부실 공사 제로 서울’을 위해 내놓은 ‘서울형 건설혁신 대책’의 후속 조치다.

기부채납 시설은 민간 개발사업 시 해당 법령·기준·지침 등에 따라 설치해야 하는 기반 시설과 용도지역 변경·용적률 완화 등을 받기 위해 민간이 설치해 제공하는 시설을 말한다.

과거에는 도로·공원·단순 건축물 등 단일 시설 위주로 설치됐으나 최근에는 대규모 사업이 늘고 한정된 토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마루지(랜드마크)형 건축물 설치 및 입체·복합화 등으로 다양해졌다.

그간 준공 후 공공이 관리해야 하는 기부채납 시설에서 입체·복합화되는 구조물은 기술적 검토·공사 시행의 적정성·안전성 확보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에도 법적 기술 검토 절차가 없어 건설 품질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에 반해 공공에서 발주하는 100억 원 이상 규모의 공사는 설계단계부터 설계 VE(Value Engineering)·설계 심의 등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건설 품질을 관리받는다.

이에 서울시는 기부채납 시설의 설계부터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 관리를 통해 부실시공을 방지하고 인수인계 때 하자 등에 따른 갈등 발생을 사전에 차단해 고품질 시설을 확보하고자 한다.

또 기부채납 시설 인허가에 대한 기관 간 협의 행정지원 병행 등으로 민간과 공공 모두 윈-윈(Win-Win) 하는 것이 목표다 .

서울시는 그간 관리상 나타난 문제점을 토대로 기부채납 시설에 대한 △통합 관리 △설계 및 시공 단계 건설 품질 확보 △민간 개발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 등을 세부 대책으로 선정했다.

우선 현재 건축물 및 현금 기부채납 건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기부채납 수요·통합 관리시스템’을 개선해 입체·복합·다양화하는 도로·공원 등을 포함한 모든 기부채납 시설의 현황과 목록을 통합 관리한다.

특히 기술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구조적 검토 등이 필요한 총공사비 50억 원 이상의 교량 및 복개 구조물은 시설 결정 전 사전 기술 검토(건설기술심의위 자문)를 통해 계획단계부터 관리한다.

또 기부채납 시설 중 총공사비 100억 원 이상 건축공사와 총공사비 50억 원 이상 교량 및 복개 구조물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은 공공 발주 공사에 준하는 설계 VE·설계 심의 등 건설기술심의 절차 이행을 의무화한다.

이에 서울시는 각종 개발사업 초기 단계부터 조합 등 사업제안자와 민간 기부채납 시설에 대한 건설기술심의 절차 이행 및 심의결과 반영 등을 충분히 협의할 예정이며 협약서·사업 결정 고시문 등에 해당 내용을 명시해 실행력을 담보할 계획이다.

상징성·기념성·예술성 등 창의적 디자인이 필요한 교량 및 복개 구조물의 경우 설계 공모를 추진해 우수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고, 공모 절차 중 기술위원회는 건설기술심의위 자문을 통해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설계심의 이행관리·외부 전문가 기동점검 및 공사품질점검단 운영 등 현장 점검을 통해 건설 품질을 확보한다. 설계심의 이행관리 및 외부 전문가 기동점검은 서울시 기술심사담당관이 주관하고 공사품질점검단은 사업제안자와 서울시가 합동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시공사 및 건설사업관리 용역사의 책임성 강화를 위해 민간 기부채납 시설 공사에 대해서도 ‘건설엔지니어링 및 시공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나타날 수 있는 민간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부채납 시설의 심의 내용 사전 확인 등을 통해 설계 VE·설계 심의 연계 추진을 검토하고 같은 기간 심의를 신청한 타 사업보다 우선 심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인허가 지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계획 입안 단계부터 유관 기관과 인허가기관의 의견을 사전에 확인하고 향후 인허가 진행 시 기관 간 협의 등 행정적 지원을 병행한다.

임춘근 서울시 건설기술정책관은 “이번 방안 시행을 통해 기부채납 시설의 건설 품질 내실화는 물론 인수인계 시 하자 등에 따른 갈등 발생 사전 차단 등으로 민간과 서울시의 협력·상생 동력까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며 “새로운 조직이 출범된 만큼 앞으로 서울시 공공·민간 건설사업 전반에 대한 적극적인 품질 관리와 함께 선도적 건설기술 정책을 발굴·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