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제 대형 수송기를 공중조기경보기로 개조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공중조기경보기는 상공에서 감시 레이더로 적의 항공기와 선박을 탐지하고 움직임을 분석해 지휘부와 전투기에 전달하는 ‘하늘의 눈’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번 개조는 북한이 열악한 공중 정찰·감시 자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안보 전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평양 순안공항에 있는 러시아제 일류신(IL)-76 수송기를 이달 초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를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북한은 1990년대에 IL-76 기종 세 대를 도입해 고려항공 소속 화물기로 운영하면서 군사적으로도 활용해 왔다. 지난해에는 이 중 한 대를 순안공항 내 울타리가 쳐진 별도 구역으로 이동시켰고 기체 주위에는 가림막을 치고 위에 덮개까지 씌웠다. 그러다 IISS가 8일 공개한 위성 이미지에서 이 덮개가 없어지고 지지대 형상 물체가 드러난 것이다.
IISS 소속 조지프 뎀프시 연구원은 촬영 이미지에 담긴 IL-76 수송기의 동체 윗면 주 날개 바로 뒤에 2개의 수직 물체가 식별됐으며, 이는 레이더돔을 장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울타리 안에 약 130제곱미터 크기의 새로운 대형 텐트 구조물이 보이는데, 이 텐트 안에 항공기에 장착할 레이더 돔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개조가 완료되면 북한은 처음으로 공중조기경보기를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뎀프시 연구원은 북한이 공중조기경보기에 사용할 적절한 레이더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실제로 운용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과 자원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이다.
통상 공중조기경보기를 운용하려면 공중조기경보기용 장거리 레이더시스템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뎀프시 연구원은 현재 북한의 지상 기반 레이더 시스템은 공중 감시 역할에 부적합하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이 최근 부쩍 가까워진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공중조기경보기를 운용하려면 다른 전투기들과의 연계 시스템이 필요하다. 전투가 벌어질 경우 공중조기경보기가 상공에서 적 전투기의 움직임을 포착해 데이터 링크(Data Link)를 통해 자국 전투기에 이를 알려준다.
하지만 뎀프시 연구원은 “북한이 공중조기경보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아군 전투기에 전달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기준으로 최신형인 미그-29 전투기조차 과연 이런 데이터 링크 기능을 갖췄을지 의문이란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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