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불법 계약과 회계 부정, 방만한 조합 운영 등 각종 불법행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점검을 벌인 47개 조합에서 700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으며, 이 가운데 수사의뢰된 중대 위반은 129건에 달했다.
6일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정비사업 합동점검 결과 및 위반행위 조치 실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점검을 마친 47개 정비사업 조합에서 총 700건의 법령위반이 적발됐다. 사업장 한 곳당 평균 15건의 위반사항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사법기관에 넘겨진 중대 비위(수사의뢰)는 2022년 30건에서 2025년 55건으로 83.3% 증가했다. 4년간 누적 수사의뢰 건수는 129건으로 전체 적발 건수의 18.4%를 차지했다. 이밖에 시정명령 116건, 행정지도 411건, 환수권고 14건, 과태료 등 기타 조치 30건이 내려졌다.
분야별로는 조합행정 관련 위반이 225건(3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예산·회계 209건(30%), 용역계약 176건(25%), 정보공개 90건(13%) 순이었다.
구체적으로 서울 은평구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는 5000만 원을 초과하는 계약을 일반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수사의뢰됐다. 서울 성동구의 한 재건축 구역에서는 총회 의결 없이 예산 범위를 초과해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적발됐다.
무등록 업체에 시공사 선정 및 총회 서면의결서 징수 업무를 맡긴 사례도 있었다. 조합원에게 부담을 주는 계약을 총회 의결 없이 체결하거나, 개인의 형사사건 변호사 비용을 조합 자금으로 대납한 사례도 적발됐다. 조합장·임원 해임 총회를 방어하기 위해 조합 자금으로 홍보요원을 고용하고 인건비를 지급한 사례도 있었다.
총회 속기록과 녹음자료, 계약서 등 법정 필수 서류의 공개를 지연하거나 은폐한 사례도 다수 포함됐다.
유상범 의원은 "정비 사업 현장의 불법과 부조리는 사업 지연은 물론 고스란히 조합원의 분담금 폭탄으로 이어진다"며 "정비사업 비리 근절을 위한 상시 감시 체계 구축과 강력한 단속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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