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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는 가족과의 소통을 담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 공모전을 진행했다. 공모 대상은 자녀들이 부모의 인생이야기를 정리하는 간단한 자서전이었다. 위원회는 자서전 쓰기를 통해 부모자식간 벽을 허물고 세대공감을 이루고자 했다. 총 204건의 작품이 접수돼, 전문가 심사를 거쳐 26건(28명)의 우수작을 선정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위원회가 선정한 ‘내가 쓰는 아빠 엄마 이야기’우수작을 매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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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민대통합위원회]
그녀를 아십니까?
눈에 띄는 외모요? 금수저 집안이요?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지만, 솔솔 풍겨 나오는 따뜻한 마음과 정으로 이목을 끌고, 지나가다 우연히 들른 저녁 시간 투박한 수저 하나 더 올려 함께 소박한 저녁 식사 한끼 하기에 좋은.. 우리 집 그녀, 저희 어머니랍니다. 그녀의 삶 속으로 저와 함께 잠시 들어가 보시겠어요?
그녀의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는 늘 북적대는 딸 넷의 딸부잣집 셋째 딸로 태어나셨어요. 넉넉한 집안 환경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싸우는 소리 한번 바깥에 들리지 않을 정도 자매들과의 우애가 좋아 딱히 놀잇감이 없는 그 시절 어머니의 어머니, 그러니까 할머니의 재봉틀 소리를 음악 삼아 떠들썩 재미있는 풍요를 만끽하며 유년 시절을 보내셨어요. 해외 파견 건설 업무를 하셨던 무뚝뚝하지만, 정이 깊은 할아버지와 딸들이 더 넓은 세상에 도전할 수 있도록 늘 따뜻한 칭찬과 기도를 해 주셨던 할머니 밑에서 행복하게자라셨다고 합니다. 아이가 넷이라 나눌 수 있는 게 넉넉하지 않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딸 넷이 함께 자랐기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도 많이 힘들지 않게 견뎌 낼 수있으셨답니다. 그러고 보면 정말 아이는 많을수록 좋은 게 맞나 봅니다. 저는 남동생하나뿐인데 말이지요. 이 기회에 엄마를 좀 졸라 볼까요?^^
그녀의 학창 시절
학창 시절 어머니는 정말 작으셨다고 해요. 비바람 부는 날이면 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려 날아갈까 봐 할머니께서 한 손으로 우산을 받치고 한 손은 어머니를 업고 학교에 데려다주셨을 정도라고 해요. 하지만 비록 몸집은 작아도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성격이셔서 아이들 사이에서 해결사 노릇을 주로 하셨대요. 성격이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해서인지 어머니 친구들은 어머니께 고민 얘기를 들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서 늘 친구들의 다툼에서 중재자 역할을 도맡아 하셨다고도 해요. 아마도 따뜻한 정을 지닌 어머니는 상대방을 편하게 해 주는 힘을 가지고 계셨나 봅니다. 지금 저는 중학교 2학년인데요,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사소한 오해와 삐침이 너무 많아 힘들 때가 종종 있어요. 학창시절 그 모습 그대로인 어머니를 해결사로 모셔 오고 싶은 마음이 드는걸요.
그녀의 일과 청춘 시절
▲ [사진=국민대통합위원회]
두 번째 회사 역시 출판사였는데 첫 번째 회사보다는 조금 규모가 큰 회사였고 연봉도 높았다고 해요. 그곳에서는 초등논술팀에 근무하였는데, 종로학원, 종로엠스쿨, 아인스 학원이라는 프랜차이즈 교재와 온라인 서비스 관련 일을 하셨대요. 한 권의 문제집이 만들어지기까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 개발을 위한 시장조사 업무와 긴 기획회의, 그리고 이어지는 실무. 정말이지, 책 몇 권 만들었더니 일 년이 후딱 지나가 버렸을 정도로 열심히 일하셨대요. 그렇게 두 번째 회사 <이루넷>에서의 7년여라는 시간을 마감하고 좀 더 다양한 책을 만들어 보고자 세 번째 출판사 <디딤돌>로 회사를 옮기셨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역시 초등국어팀에 근무하며 국어 관련 참고서 만드는 일과 ‘교과서 일등 어휘’라는 책을 만들었고, 초등 학습 관련 사이트에 필요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업무도 맡으시는 등 정말 다양한 일을 많이 해 보셨대요. 역시 회사에서도 인재를 알아보나 봅니다. 일도 일이지만 2년 연속 최우수 사원 상까지 받으셨다고 하니 동료들 간의 관계는 두말하면 잔소리이겠지요?
그녀의 퇴사 이후 시절
회사에 다니면서도 어머니께서는 늘 공부를 하셨대요. 무언가를 배우고 자격증을 따는 일이 무척 설렜다고 하세요. 지식은 정말 채워도 채워도, 아니 채울수록 욕심이 생기는 이상한 힘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회사에 다니시면서 벅스북 독서지도사 과정을 수료했고,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셨대요. 그리고 국립한글박물관 교육 강사로 위촉장까지 받으셨어요. 어머니께서는 격식을 차린 글을 쓰는 것보다 그냥 일상에 대한 끄적거림을 좋아하여 요즘에도 라디오에 가끔 사연을 보내는 것이 취미이신데요, 그러다가 운이 좋아 사연이 소개되어 스팀청소기, 음식물 처리기, 여행권 등을 선물로 받은 적도 많으세요. 라디오를 통해 어머니 이름이 소개될 때면 뿌듯한 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하시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답니다.
일하시는 것을 좋아하는데 태어난 후 백일이 지나자마자 시골로 보내진 제 동생을 데려와야 해서 아쉽게도 회사를 그만두게 되셨어요. 일 년여 넘는 시간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정을 내리시던 날 어머니께서는 많이 우셨다고 해요. 일이 무척 하고 싶은데 육아를 맡아 줄 사람이 없으니 본인이 모두 떠맡으셔야 했으니까요. 아, 저도 나중에 이런 고민을 할 날이 오겠지요? 아직은 먼 때이지만 고민을 하셨을 어머니를 떠올려 보니어린아일 때는 몰랐던 감정이 울컥 올라오네요. 우여곡절 끝에 퇴사하셨지만, 출판일을 재택으로 하시면서 경력단절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시고 살림에도 보탬이 되고 계신다면서 좋아하십니다. 비록 일터는 아니지만, 집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그녀, 정말 멋진 프로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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