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줄이는 흥국생명, 고용감축 우려감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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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개→80개 지점효율화 전략 추진…일부 직원 계약 해지 가능성↑

하보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5-12 17:10:37

▲ 사진은 흥국생명 본사 ⓒ스카이데일리

흥국생명이 지점을 대폭 통·폐합할 예정인 가운데 직원들 사이에서 인력 재배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흥국생명은 12일 저금리·저성장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지점효율화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생산성은 낮지만 고정비가 많이 들어가는 오프라인 영업지점들을 인근 거점 지점으로 통합·대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전속채널 140개 지점을 80개로 축소·재편할 예정이다.

또 현재 대형금융플라자 22개를 수도권 및 광역시 중심 10개로 재편한다. 다만, 모바일·PC 등을 이용하는 고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소형 CS지원 창구를 7개에서 15개로 확대해 온라인 고객 관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여력비율(RBC)이 금융감독원 권고 수준인 150%를 밑도는 등 경영악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다. 금감원에서는 각 보험사에 RBC 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지난해 말 RBC 비율은 145.4%로 150%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에 지난 8일 KB국민은행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 중 가입금액이 5000만원을 넘는 흥국생명의 고액 보험 상품에 대해 판매 제한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점을 대폭 축소하게 되면 폐점 직원들은 재배치될 방침이라 직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점을 대폭 축소하면 그만큼 인력도 감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영업지점 통·폐합을 단행했던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하 메리츠화재)은 지점 축소와 함께 직원 수를 대폭 줄인 바 있다. 메리츠화재는 당시 전국 영업지점 가운데 119개를 통·폐합해 총 221개였던 본부 지점을 102개로 대폭 줄였다.

당시 메리츠화재는 “폐점되는 지점 인력은 통합지점으로 이동시키고 임의적인 구조조정을 최대한 지양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희망퇴직 및 권고사직 등을 단행해 눈총을 받았다. 당시 메리츠화재는 약 300명의 직원을 감축시켰다.

보험사들의 지점효율화 전략이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흥국생명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통·폐합 지점 직원들은 적재적소에 재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다만, 지점장들은 정규직이 아닌 사업가형 지점장(계약직)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계약 해지 수순을 밟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지점장) 인력은 부족한 본사 인력으로 충당할 계획이며 지점장 외 정규직원들은 영업 지원부서 및 기타 부서들로 재배치할 방침이다”며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금융 IT혁신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변화를 감행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지점효율화를 통해 마련되는 재원은 전속채널 강화를 위해 재투자된다. ‘설계사가 행복해지는 회사’를 테마로 설계사들의 소득향상을 위해 수수료체계를 개선할 예정이다. 설계사 육성을 위한 전문 육성매니저도 충원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온라인보험 채널은 강화할 계획이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2월부터 PC, 모바일 등을 통해 24시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보험을 공식 오픈했다. 특히 모바일에서는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가입설계 및 청약이 가능하다.

하보연 기자 beh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