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도 현장 방송도 저에게는 여러 가지 상황의 한 부분이에요. 방송 중 여러 가지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데 그때마다 순발력을 발휘해 방송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고 그런 제 모습이 뿌듯하기도 하죠.”
방송인이란 TV에 나와서 말을 하며 대중을 이끌어가는 직업이다. 이들은 사람들을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고 감동을 주기도 한다. 2018년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이 성인남녀 1143명을 대상으로 ‘현실을 고려한 목표 직업 vs 꿈의 직업’에 대해 조사한 결과 꿈의 직업 7위와 8위에 1인 크리에이터와 연예인이 올랐다.
연예인과 크리에이터는 직장인이 아니다. 대중과 소통하는 방송인이라는 범주에 속하는 이 직업들은 오디션이라는 관문을 거쳐 방송계에 입문하는 직업이다. 많은 사람이 매력 있는 직업으로 생각하는 방송인 겸 멀티엔터테이너를 스카이데일리가 만났다. 그 주인공은 MBC ‘생방송 오늘아침’ 등에서 리포터로 활약하고 있는 방송인 박 권 씨(41)이다. 그는 MC·리포터·스포츠평론가·강사 등 다양한 직업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말하는 직업이 좋아 ‘맨 땅에 헤딩’ 31살 청년… 멀티엔터테이너로
MC를 주로 하고 있는 박 권 씨의 직업은 사실 다양하다. 가수·유튜버·MC·캐스터·스포츠평론가·유머 강사·인터뷰 선생 등 갖고 있는 직업만 10여 가지에 이른다. 31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처음 방송일에 뛰어들기 전 그는 당시 새롭게 뜨고 있던 유튜브와 팟캐스트의 세계에 먼저 발을 들여놓았다. 결과적으로 유튜브 방송이 그에게는 지상파 방송으로 들어가기 위해 ‘맨 땅에 헤딩’으로 시작한 일이 됐다.
“그 전에는 유통회사에 있었어요. 술·담배도 안 하고 취미도 없이 지내던 생활이 재미없었어요. 하지만 제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알았어요. 말하는 직업을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에 뒤늦게 제도권 방송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목소리도 걸걸하고 인맥도 없어서 한계가 보였죠. 그래서 정말 야인이 할 수 있는 방송을 했어요. 지상파나 케이블방송에 들어가기 위해 행사 진행도 했고 또 팟캐스트를 시작했어요. 제가 거의 1세대 팟캐스터인 셈이죠. 6년 전부터는 유튜브도 시작했구요. 사실 방송사에서 기회를 잡기 어렵다 보니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편한 매체가 팟캐스트와 유튜브였던 거죠. 그렇게 내공을 쌓다 보니까 제도권 방송에서도 연락이 오고 방송을 꾸준히 하게 됐네요.”
박 씨가 지상파 방송에 고정적으로 나오게 된 것은 SBS 아나운서의 도움을 많이 받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여수 첫 현장 생중계 방송에서 진행을 맡게 됐는데 당시 실수 없이 진행하는 모습을 눈여겨 본 어느 아나운서 덕분에 5년 동안 고정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기차를 타고 여수로 내려가는데 왠지 핑크빛이 나를 기다리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여기서 잘하면 좋은 일이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수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하루 먼저 내려가서 밤바다를 보면서 ‘아, 내가 내일 정말 생방송을 진짜 잘해야겠다. 잘하면 이 여수 밤바다같이 아름다운 내 인생이 펼쳐지겠구나’ 그렇게 생각했죠. 다음날 새벽 생방송에서 ‘현장에 나와 있는 박 권 리포터 나와주세요’ 하고 메인스튜디오에서 말을 하면 제가 특산품을 소개하는 코너였는데 멋지게 해냈죠.”
박 씨는 그동안 다른 매체를 통해 방송을 했던 내공을 토대로 다행히 실수하지 않고 자신이 맡은 코너를 만족스럽게 진행했다. 그 덕분에 SBS 모닝와이드의 리포터를 5년 동안 고정으로 맡게 됐다. 그는 그것이 ‘굉장히 큰 행운’이었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가 갈고 닦은 실력이 발휘된 것일 터이다. 그는 늦은 나이에 방송에 뛰어들어 성공하게 된 자신의 장점을 상황에 대처하는 발빠른 순발력이라고 꼽았다.
“저는 회사에 다니다가 뛰어들었잖아요. 방송직을 목표로 준비하는 다른 분들처럼 아카데미 등에 다니면서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었고 다 어깨너머로 보고 배웠어요. 남다른 게 있다면 순발력이 뛰어난 편이죠. 어떤 상황에서든 적절한 언어로 즉각 대응하는 능력이랄까요. 아마 제가 어렸을 때도 무척 개구쟁이여서 ‘까불이’라고 불렸는데 그런 성격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았어요. 나이 먹으면서 ‘점잖게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어 나서는 게 좀 덜해졌지만 열정은 그대로죠. 어렸을 때부터 까불고 나섰던 게 지금 이 방송일을 하는 데 도움된 것은 사실이에요.”
그는 최근에 소셜 재능기부 사이트인 덕업닷컴 모임을 통해 사람들에게 유머감각을 전해주는 등 자신의 재능을 남에게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카데미에서 자신이 터득한 리포팅 방법을 후배들에게 가르치기도 했다.
“저는 아카데미를 다니지 않았고 저 스스로 경험을 통해 터득한 요령이 있어요. 그건 제가 야인처럼 자연인처럼 익혔던 방법들이고 저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들이죠. 제가 가르쳤던 후배들이 방송계에 진출했을 때 제일 보람을 느껴요. ‘선배님 저 어디어디 들어갔어요’ ‘요즘 방송하고 있어요’ 이런 소식을 전해줄 때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하죠. 그 말 한 마디에 행복해져요.”
박 씨는 방송 등의 활동 이외에 취미 활동으로 오토바이 동호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는 보이지 않았던 세상의 이면을 오토바이를 타면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차를 타고 다닐 때는 못 봤던 세상의 좁은 골목들이 스쿠터를 타고 다니면서 보이더라구요. 제가 용산 사는데 용산에 이렇게 좁은 골목 안에 예쁜 커피숍들이 숨어있는지 꿈에도 몰랐어요. 정말 많이 있더라구요. 신기했어요. 예전의 혜민 스님의 책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은 적이 있는데, 스쿠터를 타니까 작은 세상이 보였어요.”
방송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함… 무엇이든 미치면 성공할 수 있어
박 씨는 1세대 유튜버기도 하다. 라디오 방송인 팟캐스트가 처음 시작될 때 빠르게 적응했고 6년 전부터는 유튜브도 시작했다. 전문방송인과 일반인의 영역이 유튜브라는 매체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대중매체를 활용하는 방송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겸손함’이라고 말한다.
“방송에서 필요한 자질은 말하는 능력, 외모, 목소리, 이런 것들인데 그런 것은 이미 좋은 선생님들이 다 가르쳐주세요. 하지만 저는 방송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겸손이라고 생각해요. 저와 같이 하던 사람들 중에 제일 잘된 친구들이 몇 명 있는데, 그 중에는 겸손을 유지하는 친구들이 있고 변한 친구들도 있어요. 변한 친구들을 보면 제가 안타깝죠. 유명 연예인들만 봐도 겸손하면 오래 간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는 방송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 주변에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다시 한 번 ‘겸손’을 강조했다. 또 한 가지, 방송일에서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열정이라고 박 씨는 밝혔다. 어떤 방송을 맡게 되든 자신의 일에 미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컨대 시청자들이 올리는 댓글을 꼼꼼히 읽어보면서 피드백을 하는 것도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방송직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정말 미쳐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스포츠 기자들을 모델로 삼으라고 말하죠. 그분들은 정말 많은 경기를 보잖아요. 경기를 직접 보거나 시간이 안 돼 다 보지는 못해도 전체 흐름을 다 파악하고요. 전체를 보고 말하는 사람과 하이라이트만 보고 경기 결과를 말하는 사람은 천지 차이죠. 많은 경기를 보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시청자가 원하는 제대로 된 방송을 할 수 있어요. 평소에 준비를 하면서 실력을 쌓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열린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저도 그렇게 했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던 거죠.”
[유환인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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