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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관리소홀로 동양사태가 야기됐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무위원회 위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동양의 무성의한 태도와 금융감독원의 부실감독 실태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금감원은 동양 CP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음에도 부실감독으로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며 금융감독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15일 검찰은 동양그룹의 사기성 회사채·CP 발행 및 법정관리 신청 의혹과 관련해 동양·동양증권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등 경영진 3~4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법원의 자택 압수수색 영장 발부는 오너가의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확인됐기 때문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기업회생이 확정돼도 채권자들의 원금 회수율은 20% 수준에 그쳐 1조원이 넘는 투자금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정무위 국감에서 오너 일가의 재산 빼돌리기 의혹 등 도덕적 해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현재현 회장에게 부인 이혜경 부회장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 동양증권 계좌에서 현금 6억원을 인출했느냐고 질문하자 현 회장은 “그렇다”고 답하며 사실을 시인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무위원회 국감 현장에 나온 동양사태를 방치한 금융당국의 관리소홀 실태와 오너들의 도덕적 해이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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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동양사태’와 관련해 최수현 금감원장에 집중 추궁했다. 금감원이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를 적발하고도 재발방지조치 미흡 등 감독소홀로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18일 오후 서울 금융감독원 대회의실에서 국회 정무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위),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아래). ⓒ스카이데일리
동양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수면위로 드러나며 “예견된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9% 개인투자자들… 투자금 회수 어려워
‘동양그룹사태’는 지속적인 건설경기 침체와 금융위기로 인해 부실기업이 거액의 CP(기업어음)를 발행해오다 개인투자자 4만9000여명에게 피해를 입힌 사건으로 기록되게 됐다.
CP 관련 금융사고는 과거 LIG, 웅진 그룹에서도 발생했다.
금융위기 이후 자금난에 허덕이는 부실기업들은 까다로운 대출조건과 발행절차가 있는 은행대출 및 회사채 발행을 선호하지 않고 담보 없이 발행사의 신용만을 따지는 CP 발행에 주력했다.
동양그룹은 CP 유통을 통해 단기유동자금을 마련한 뒤 만기가 되면 다시 CP를 발행해 이른바 ‘돌려막기’를 해오다 결국 5개 계열사(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 자료: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실 ⓒ스카이데일리
법정관리 신청은 금융위원회가 올해 4월 부실계열사의 회사채·CP를 팔지 못하도록 한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 시행일(10월24일)이 다가오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법원은 동양그룹 5개 계열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를 결정했다.
기업이 법정관리 신청시 재산보전처분도 함께 신청되고 이로 인해 채권자들의 채권 행사 권리는 제약될 수밖에 없다.
2013년 9월말 기준 동양증권이 판매한 계열사 CP·회사채 발행잔액은 1.7조원, 투자자수는 약 5만명으로 알려졌다. 이중 99.3%가 개인투자자다.
법정관리 전문가는 “대부분 계열사가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자산을 다 팔아도 빚을 갚기 어렵다”며 “기업회생이 확정돼도 채권자들의 원금 회수율은 20%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허술한 금융당국 ‘동양 사태 방치’ 지적
최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들은 동양증권의 무성의한 태도와 무책임한 금융감독원의 감독 실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동양증권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MOU(양해각서) 미이행 사유서를 공개하며 “금융당국도 동양 CP돌려막기의 공범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 자료: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실 ⓒ스카이데일리
양 기관이 맺은 ‘투자자 보호 노력 강화’ 관련 조항에는 ▲투자위험을 고객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 ▲계열회사들의 재무상태가 매우 부실해 해당 CP의 신용평가등급이 투자부적격등급이라는 사실을 설명 ▲영업조직이나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차별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CP 판매를 독려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MOU 내용은 마치 동양사태를 예견이라도 한 듯 투자자 보호를 위해 동양증권이 지켜야 할 조치를 상세하게 적고 있다”며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동양증권이 금감원에 제출한 MOU 미이행 사유서다”고 밝혔다
동양증권은 미이행 이유를 “차환발행 부담이 큰 상황이어서 선제적으로 CP를 발행해서 차환발행 부담을 줄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결국 CP 돌려막기 하느라 감축을 못했다는 뜻이다”며 “이는 금융당국도 동양 CP 돌려막기의 공범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고 밝혔다.
▲ 자료: 민주당 강기정 의원실 ⓒ스카이데일리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금융감독원 2011년 종합검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동양증권이 회사채 및 CP 등 투자상품을 판매시 불완전판매를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동양증권은 투자 권유시 ▲ 금융투자상품의 내용 및 투자에 따르는 위험 등에 관해 설명한 내용을 이해했다는 확인을 확실히 하지 않았고 ▲ 신탁재산으로 신탁업자의 계열회사가 발행한 증권을 계좌별 수탁고의 10%를 초과해 소유할 경우 필요한 서면 동의서 등을 받지 않아도 해당 직원을 20일간 징계하지 않았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이런 수법으로 동양증권은 투자를 유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양그룹이 발행한 CP와 회사채 대부분은 펀드를 운용하는 동양자산운용보다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하는 동양증권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팔렸다.
‘특정금전신탁’이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예탁 받아 특정 주식이나 CP, 회사채 등을 매입해 일정 기간 후 이익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동양증권이 PB센터와 지점을 통해 투자자에게 권유하고 투자자가 서명하면 특정금전신탁에 편입해야 한다.
판매직원에게 면죄부 주며 판매독려
동양증권은 20일간 징계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직원들에게 사실상 서면동의서를 받지 않은 채 판매토록 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2011년, 2012년 종합검사에서 확인한 위반 계약건수는 2만3391건, 계약금액은 무려 1조784억원에 이르렀다.
강기정 의원은 “동양증권이 계열사의 회사채·CP를 판매하면서 20일간 징계를 미뤄 판매를 독려한 것은 사실상 불완전 판매를 조장한 것이다”며 “금융감독원은 판매 당시의 불완전 판매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동양계열사들이 법정관리 신청직전 CP와 회사채 총 5523억원이 집중적으로 판매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에 따르면 지난 7~9월간 CP 4132억원, 회사채 1391억원이 판매돼 불완전판매의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박대동 의원이 감독당국의 직무소홀을 지적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은 “금감원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동양증권에 대한 세번의 종합·부문검사에서 CP관련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불완전판매를 적발하고도 재발방지조치 미흡 등 감독소홀로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동양계열사들의 법정관리 신청(9월30일) 직전인 7~9월 동안 CP 4132억원, 회사채 1391억원 총 5523억원 가량이 집중적으로 판매돼 불완전판매의 가능성이 다른 시기보다 매우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오너 일가 ‘모럴 해저드 ’ 논란
이번 국감에서 오너 일가의 부도덕한 경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현재현 회장에게 부인 이혜경 부회장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 동양증권 계좌에서 현금 6억원을 인출했느냐고 질문하자 현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동양파이낸셜대부와 디와이머니 등 2개 대부업체 순환출자를 통해 동양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며 “이런 부도덕한 경영이 4만명 이상의 금융 피해자를 양산했다”고 질책했다.
▲ 동양그룹을 2개 대부업체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환 의원은 “동양파이낸셜대부와 티와이머니 등 2개 대부업체 순환출자를 통해 동양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그렇게 만든 대부업체를 사금고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스카이데일리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과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이 정부에 투자피해액 보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동양채권 대책위원회는 “현재현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부실한 재무구조를 숨기고 채권발행을 강행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자 대국민 사기”라며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 동양그룹의 과도한 채권발행, 동양증권의 사기성 불완전판매 사실을 적발하고도 이를 방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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