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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사설
‘땅 투기 공직자’ 취득 재산 몰수·추징해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소위 ‘소급 적용 어렵다’
부패방지법 적용해 ‘추징 가능’ 반론도
‘태산명동서일필’ 격…“與圈 한심” 비판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25 00:02:02
 
사태 초기부터 요란스럽게 쏟아졌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재발방지 대책이 소리만 요란한 채 끝날 공산이 커졌다. 공직자의 땅 투기 수익을 추징 환수해야 한다는 원성은 높은데 현실은 아니다.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을 계기로 공직자가 부동산 개발 정보를 사적으로 유용해 얻은 투기 이익을 몰수·추징하는 법 개정이 추진 중인 가운데, 정작 이 사태의 당사자인 LH 직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가 법안 심사 과정에서 소급 적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격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는 땅 투기 공직자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심사가 진행됐다. 법안은 땅 투기를 한 공직자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 혹은 그 이익의 3~5배에 달하는 벌금을 물리고, 취득한 재산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뼈대다.
이와 관련 ‘친일재산귀속특별법’에 착안해 이번 사건을 유발한 LH 직원들에게 소급 적용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개진됐으나, 당시 처벌하는 법이 없는 상황에서 자연법으로 봐도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의 범죄가 아니라면 소급 적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따라 LH 직원 등의 범죄 혐의가 수사를 통해 입증돼도 이들이 매입한 토지는 몰수할 수 없게 됐다. 3기 신도시 사업이 그대로 추진되면 이들은 몇 배 뛴 토지 보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상당수 변호사들은 LH 직원들이 업무상 비밀을 통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사실이 확인되면, 부패방지법을 적용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함께 ‘재물·재산상의 이익 몰수·추징’이 가능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LH 직원들에게는 부패방지법과 공공주택특별법, LH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가 이번 사안을 너무 안이하게 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한심한 건 여권의 대응이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LH 사건 초기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불법 투기이익을 반드시 환수하겠다”고 장담했다. 정부가 약속한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 불법 이익 환수에 대한 진정성은 강력한 수사와 단호한 처벌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 다수당인 여당이 좌고우면 말고 속히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국회는 현재 공직자 투기 방지를 위한 ‘LH 5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해충돌방지법, 공공주택특별법,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공직자윤리법, 부동산거래법 등이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와 국회의원이 지위를 남용한 사적 이익 추구를 방지하도록 하는 법안이며, 공공주택특별법은 업무 관련성이 없어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종사자와 해당 정보를 부정하게 얻어 활용한 외부인 등도 법적제재 대상에 포함토록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은 업무상 비밀을 통해 얻은 부당이익의 3~5배를 벌금으로 환수하고 해당 부동산을 몰수하는 법안이며, 공직자윤리법은 관련 부처와 기관의 부동산 취득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신뢰를 잃은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일반 국민이다.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고, 신뢰를 재구축하기 위해선 공직자 불법 투기 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정치권도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게 아니라, 공직자가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원천 금지하는 이해충돌방지법과 공직자윤리법 등 재발 방지책을 하루빨리 입법화해야 한다. 위법을 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법정형의 과감한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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