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조정대상지역 해제… 기대감 반짝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지난달 16일 제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와 제61차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통해 ‘조정대상지역 조정안’을 발표했다. 주택가격 등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규제지역 조정안이다. 심의 결과 경기 지역 안성·평택·동두천·양주·파주의 5곳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됨에 따라 기존 주택담보대출(LTV)이 9억원 이하는 50%·9억원 초과 30%에서 비규제지역과 같은 70%로 상향 조정된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또한 조정대상지역은 50%에 불과하지만 이번에 규제가 해제되면서 기존의 60%로 상향 조정된다.
이 밖에도 중도금 대출 발급요건 강화와 주택매매 시 실거주 목적 제외 LTV 금지 등의 제한이 해제되며 사업자 대출 관련 규제들이 해제된다. 또 주택 분양권 전매제한(소유권이전등기일까지 최대 3년)과 민영주택 가점제 적용 비율(85㎡ 이하 75%·85㎡ 초과 30%)·주택 취득 시 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 신고 의무 등 조정대상지역으로 규제받고 있는 사항 등이 전면 해제된다.
특히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역 가운데 양주와 파주는 2기 신도시 중 서울과 지리적으로 거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강북 지역에 뚜렷한 산업단지가 생기지 않고 있어 비교적 사람들의 관심이 적은 지역으로 분류됐었다.
반면, 평택의 경우 산업단지가 분포돼 있어 양주·파주와는 다르게 편리한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교 대상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번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양주와 파주 주택 시장이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분양 물량 많지만, 부동산 침체로 포기 늘어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인포에 따르면 연말까지 파주에서는 3154가구·양주는 570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평택은 5792가구로 최다 분양 예정이다. 조정지역해제에 따라 위의 지역이 주목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낮아진 청약 문턱이다.
규제지역은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만 1순위 청약이 가능하지만, 비규제지역(규제 해제 발표 후 분양 공고한 단지 포함)은 주택 소유 여부에 관계 없이 다주택자도 1순위로 청약 가능하기 때문이다. 12개월 이상 청약통장에 가입하고, 지역·면적별로 예치금만 충족된다면 1순위 청약 자격이 주어진다.
이에 따라 조정대상지역 해제 당시 침체된 파주와 양주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일부 나왔지만, 정작 실제 현지 시장 반응은 조정대상지역 해제 이후로도 큰 변화가 없다.
9월 LH가 지난해 사전청약했던 단지들을 기준으로 본청약을 실시한 결과 ‘파주운정A23블록(당첨자 835가구)’과 ‘양주회천A24블록(612가구)’에 각각 50가구와 145가구의 본청약 포기 물량이 발생했다.
이 같은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부동산 침체기로 집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현재 분양가로 입주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집값이 하락함에 따라 해당 지역에 매물이 물릴 수도 있다는 인식이 큰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조정대상지역 해제에 따라 청약 관련 이점이 늘어났지만, 눈앞의 장점보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의 상태가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양주 옥정신도시… 낮은 전세가로 투자자도 꺼려
부동산 전문 플랫폼 리치고에 따르면 양주 옥정신도시 대방 노블랜드 2차 아파트 전용면적 109㎡ 호실의 매매가격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7억7000만 원에서 5억원으로 2억7000만 원(35.06%) 하락했다. 신축 단지임에도 현재의 부동산 침체를 피하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된 후 약간의 집값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다르게 집값이 오히려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주 옥정신도시 인근 공인중개사 K씨는 “양주는 내년 상반기까지 입주 물량이 너무 많아 당장의 조정대상지역 해제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양주 지역의 전세가도 너무 낮아 투자자들 또한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외부의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역이용해서 집을 내놓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리치고에 따르면 양주 옥정신도시 대방 노블랜드 2차 아파트 109㎡ 호실의 전세가는 16일 기준 2억7000만 원으로 지난해 동월 약 5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매매가격에 비해 큰 폭(46%)으로 하락했다.
파주 운정신도시… 지리적으로 불리해 인프라 부족
리치고에 따른 파주 운정신도시 한라 비발디 센트럴파크 전용면적 132㎡ 호실은 현재 최저 호가가 5억7000만 원으로 지난해 동월(6억7000만 원) 대비 1억 원(14.93%)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매매가격이 올라 올해 1월 7억 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의 가격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또한 하락세를 보이긴 마찬가지다. 동일 면적 기준 지난해 동월 4억8000만 원에서 5억5000만 원까지 상승했던 전세가격은 오름폭을 반납하고, 현재 3억7000만 원을 기록 중이다. 매매값에 비해 전셋값의 하락폭이 22.92% 더 큰 셈이다.
파주 운정신도시 인근 공인중개사 C씨는 “파주는 현실적으로 살리기 어려운 도시”라며 운을 뗐다.
그는 “파주는 지리적으로 북쪽 끝자락에 있어 추가적인 생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파주처럼 이미 한계가 보이는 곳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지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멀고 생활 인프라가 부족해 젊은 층의 입주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조용하게 생활하고 싶은 노년층의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른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된 곳과 비교했을 때 양주나 파주는 신축 단지라는 점 외에는 큰 장점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며 “평택의 산업단지처럼 ‘직주근접’이 되어야 그나마 사람들의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직주근접 평택… 같은 2기 신도시인데 차이 보여, 향후 전망은?
이에 반해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된 다른 지역 가운데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의 경우 집값의 변화가 적거나 오히려 오른 단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치고에 따르면 고덕 신안인스빌시그니처는 전용면적 105㎡ 기준 최저 호가는 6억8000만 원으로 지난해 동월 8억8000만 원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가격이 하락했지만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발표된 이후 매매 그래프가 약간의 상승세를 보이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면적의 전세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 2억9000만 원에 비해 1000만 원 하락한 2억8000만 원으로 큰 변화는 없는 데다, 오히려 한 달여 전인 9월 첫 주 2억5000만 원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 지역 시세가 양주·파주 등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요인으로는 직주근접이 용이한 점이 꼽힌다. 양주와 파주의 공인중개사들은 “평택은 산업단지 기준 고덕신도시가 자차로 20분 내외가 소모되는 반면, 파주와 양주는 강남역 기준 최소 1시간 30분”이라며 “직장과 거리가 멀어 입주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양주와 파주처럼 눈에 띄는 장점이 없는 도시는 2기 신도시라고 하더라도 계속 시장이 침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박 위원은 “지금은 금리가 너무 높아 투자 등급도 떨어질뿐더러 애초에 높은 가격으로 형성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조정지역이 해제됐다고 해서 차별성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자체가 안정화된 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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