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럭셔리 자동차 제조업체 롤스로이스가 지난해 6021대를 판매해 118년 브랜드 역사상 연간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9일(현지시간) 최근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위기에도 초부유층을 중심으로 주문이 폭주하면서 롤스로이스 신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비스포크(맞춤생산) 프로그램도 역대 최고 주문량을 기록했고, 롤스로이스의 신차를 구매하는데 평균 50만 유로(약 6억6400만 원)가 지불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모터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롤스로이스는 이를 견뎌냈다고 밝혔다. 고객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실현해내고, 선제적인 고급화 전략 등으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도 성장을 이룩한 2022년을 ‘중대한 해’라고 표현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성장했지만 매출 상승을 견인한 곳은 주로 미국과 중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의 고객들은 맞춤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특히 높았으며 차량 인테리어·장식 등 개인 맞춤화를 위해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는 특성을 보였다.
중동에서 고급 비스포크 모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두바이에 초대 고객 전용 ‘프라이빗 오피스’를 열었다. 영국 웨스트서섹스주 굿우드에 본사를 둔 롤스로이스가 타 지역에 사무실을 개소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롤스로이스는 ‘맞춤형의 정점’으로 꼽히는 대형 컨버터블 차량 보트테일을 공개했다. 차량 내부에는 빌트인 샴페인 냉장고가 설치돼 있고, 피크닉 테이블, 스위스 럭셔리 시계제조사 보베(Bovet)가 제작한 시계 등 고급 장식품들로 가득하다. 공장에서 출고되는 모든 차량은 주문 제작되며 맞춤형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오트보쉬는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고객의 취향과 요구사항을 경청하며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이것이 롤스로이스 고유의 특별함과 희소성을 유지하면서도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롤스로이스는 고객 접점에서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연구하며 여기서 얻은 정보와 통찰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구상한다고 밝혔다. 한때 롤스로이스는 ‘나이 든 개인 운전사가 모는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있었으나, 이러한 노력이 쌓이면서 지난해 롤스로이스 구매자 평균 연령은 43세로 대폭 낮아졌다.
더불어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 등 신기술 분야에서 부를 축적한 20~30대가 나타난 것도 구매자층의 나이를 낮추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의 분신’으로 묘사되는 블랙배지(Black Badge) 제품군도 젊은 소비자층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32만 파운드(약 4억8200만 원)의 인기 모델인 고스트(Ghost)를 포함한 블랙배지는 라인은 검은색 마감처리와 커스터마이징한 차량으로 젊은 구매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블랙배지는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롤스로이스모터카는 롤스로이스 차량 소유주들을 위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스퍼(Whispers)’ 앱을 출시해 브랜드에 대한 바이럴을 적극적으로 형성시키는 전략도 펼쳤다.
중국은 최대 럭셔리 시장 중 하나였지만 지난해에도 계속된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으로 매출에 다소 타격을 입었다. 2022년 중국 본토와 홍콩 등 중화권 시장에서 매출은 감소했다. 롤스로이스는 “중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역풍이 작용했지만 타 국가 시장에서 판매가 증가해 전체 매출은 성공적으로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롤스로이스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롤스로이스는 대량 생산 업체가 아니며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차 사전 주문이 2023년까지 거의 확보 됐다고 밝혔다. 롤스로이스 최초 순수 전기차인 스펙터(Spectre)의 선주문도 예상보다 많으며 올해 4분기부터 고객에게 배송될 예정이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영국 굿우드 공장에서만 15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고, 이에 굿우드 지역의 총 직원 수는 250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트보쉬는 “전기차 스펙터 뿐만 아니라 전 제품군에서 강한 수요를 갖고 있다”며 지난해 역대 판매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 사업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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