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당 돈봉투 연루 의원 21명 실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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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원 이상 수수자 추리기로
李 녹취록 속속 사실로 확인
“강래구 책상 밑으로 돈봉투 줘”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21 17:50:00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캠프의 자금관리 총책으로 지목된 전직 보좌관 박용수(가운데) 씨가 7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돈봉투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 씨 재판에서 검찰이 송 전 대표 지지 의원 21명의 실명을 공개하는 한편 이들 중 300만 원짜리 돈 봉투를 받은 의원들을 추려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전날 법정에서 김남국·김병욱·김승남·김승원·김영호·김회재·민병덕·박성준·박영순·박정·백혜련·안호영·윤관석·윤재갑·이성만·이용빈·임종성·전용기·한준호·허종식·황운하 등 21명의 실명을 공개했고 실제 수령자를 솎아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건은 송 전 대표가 당선됐던 2021년 5월2일 전당대회 당시 강래구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장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민주당 내 복수 의원에게 불법 정치 자금을 건네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하면서 관련 통화 내역을 확보했고 이를 토대로 관계자 압수수색에 나섰다. ‘판도라의 상자’로 불리는 해당 녹취록은 수사와 재판을 통해 속속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은 돈봉투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윤 의원은 2021년 당 대표 경선 때 송 전 의원의 당선을 위해 총 6000만 원의 돈봉투를 동료 의원들에게 나눠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총장 녹취록에 따르면 돈 봉투를 받았다는 의원들만 20명에 달한다.

이 의원은 경선캠프 운영비 등으로 이 전 부총장 등에게 1100여만 원을 줬다고 한다. 검찰의 혐의 내용은 구체적인 증거까지 제시됐으나 두 의원은 범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현재 사건 주요 관계자인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마무리가 돼 가고 있다. 주요 관계자에 대한 증인신문에선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돈봉투 살포가 준비된 사실이 대부분 인정됐다.

검찰은 2021년 4월28일 돈봉투 10개가 1차로 살포됐으며 다음날 나머지 10개가 2차로 교부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 지지 의원 모임이 매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열렸으며 이 모임에서 의원들에게 돈봉투가 살포된 것으로 보고 수사망을 좁혀왔다.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씨에게 해당 의원들이 회의에 참석했냐고 검찰이 물으니 박씨는 “기억으로는 그런 것 같다”면서도 일부 의원에 대해서는 “본 기억이 없거나 가물가물하다”고 답했다. 그는 “윤 의원이 돈봉투를 살포한 장면도 못 봤다”면서 “당시는 급박한 상황이어서 자금 흐름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진 않았다”고도 했다.

한편 송 전 대표 측이 3일 소집을 요구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불발되면서 송 전 대표를 향하는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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