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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본격 시행되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은 고령자와 장애인의 건강한 삶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이 제도는 지자체를 ‘돌봄 컨트롤타워’로 삼아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인프라와 재정, 인력 부족이 큰 걸림돌로 지적되면서 사실상 보험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보험연구원(KIRI)의 송윤아 연구위원은 15일 발표한 KIRI 리포트 포커스(돌봄통합지원법 시행과 보험회사의 역할)에서 이 법 시행이 가져올 사회적 과제와 함께 보험회사가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을 제시했다.
리포트는 공적 서비스만으로는 재택 고령자의 돌봄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장기요양보험의 재가급여는 방문요양·방문목욕·방문간호 등에 한정돼 있고, 설령 범위가 넓어져도 재정적 한계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퇴원 후 재활 공백, 농산어촌의 서비스 부족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가족이 결국 무급 노동과 경제활동 단절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장기요양실태조사에서는 이용자의 70% 이상이 급여 시간 외 일상생활 수행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특히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비급여 재가서비스 수요는 폭넓다. 가사 지원, 외출 동행, 장시간 돌봄, 병원 동행, 퇴원 후 생활지원, 야간 응급 대응, 단기 집중 재활운동, 생활관리, 안부 확인, 배달식 제공, 생활편의 서비스, 주거 경미 수선, 약료·복약 관리, 치매·말기 돌봄특화서비스 등은 현행 장기요양보험의 재가급여 범위를 벗어나거나 한도를 초과하는 영역이다. 이러한 서비스 공백은 고령자와 가족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역 간 격차도 문제다. 대도시는 공급자 밀도와 대체 가능성이 높아 공백을 흡수할 수 있지만, 농산어촌은 독점적 공급 구조와 인력난으로 ‘돌봄 사막’이 형성될 위험이 크다. 소규모 지자체는 전문 인력과 데이터 인프라 부족으로 법적 권리가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거주 지역에 따라 돌봄 접근성과 품질이 달라지는 이른바 ‘우편번호 로터리’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리포트는 이러한 현실적 문제를 극복할 대안으로 보험의 역할을 제안했다. 보험사가 비급여 재가서비스 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을 통해 가계의 지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돌봄이 필요한 고령층이나 장애인에게 가사·동행·식사 등을 제공하는 ‘재가요양 패키지’, 퇴원 직후 집중 지원을 담보하는 ‘퇴원·재가 전환 패키지’, 24시간 모니터링 기기와 연계한 ‘디지털 안심 패키지’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 차원의 복지형 보험도 같은 맥락이다. 일·돌봄 병행 근로자에게 야간 지원, 상담 서비스, 동행 서비스 등을 정액 또는 현물 형태로 제공하고, 예방적·조기 개입을 유도해 재입원이나 응급실 방문을 줄이며, 성과에 따라 보험료 할인이나 포인트를 연계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보험사는 공급자로서도 기능할 수 있다. 일부 보험사는 노인복지주택이나 요양시설 운영 경험이 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재가서비스 사업을 하면 실질적인 지역 돌봄 플랫폼이 될 수 있다. 특히 통합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공공 인프라가 미흡한 상황이므로 만약 보험사가 다양한 민간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면, 공백 완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리포트는 “보험사는 돌봄통합지원법을 지원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 정책목표를 높일 수 있다”면서 “재가요양 비용부담을 경감하고 가족의 일·돌봄 양립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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