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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좋지 못한 실적을 거두며 위기론이 나오던 삼성전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무죄 확정 이후 희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분위기가 크게 반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7월 17일 대법원 3부는 부당 합병·부정 회계 의혹으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이재용 회장이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및 회계 부정 행위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관여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10년 만에 법적 리스크를 벗은 것이다.
그동안 삼성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이재용 회장이 잦은 재판 출석 등으로 경영에 집중하지 못해 의사결정이 늦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재용 회장이 보유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이러한 가운데 이재용 회장이 법적 리스크를 벗은 삼성전자의 행보가 주목받았다.
테슬라·애플 계약 체결… 아픈 손가락이 희망으로
이재용 회장은 대법원 판결 확정 약 1주일 전인 7월9일부터 13일까지 미국 아이다호에서 열리는 선밸리 휴양지에서 열리는 ‘앨런&코 미디어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전 세계 IT 거물들이 열리는 행사인 만큼 이재용 회장이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재용 회장의 성과를 확인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7월28일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상 기업과 약 22조7647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계약상대방의 영업비밀 보호 요청 등을 이유로 어떤 기업인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X(구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특히 머스크 CEO는 “삼성과의 파트너십 논의를 위해 회장과 화상 회의를 했다”고 이재용 회장을 언급했다.
또한 8월7일에는 애플이 차세대 칩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구체적인 계약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상당한 규모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산업은 매년 수조 원 대의 적자를 기록하는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 왔다. 여기에 170억 달러(약 23조 원)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의 낮은 가동률 또한 문제가 됐다.
그러나 이재용 회장이 법적 리스크를 벗은 지 한 달도 되기 전에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의 계약을 연달아 체결하며 ‘이재용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젠슨 황 CEO 포옹에 HBM 기대감 상승
이재용 회장이 8월25일 열린 한미 비즈니스 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과 포옹한 것 또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최대 키워드로 떠오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주요 고객사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게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위를 뺏긴 원인으로도 HBM이 꼽힌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최신 칩에 사용되는 HBM을 납품하며 엔비디아의 최중요 협력사로 떠올랐지만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HBM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할 수 있다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구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8월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3만~5만 개 수준의 HBM3E를 납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인 HBM4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달 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납품한 HBM4 샘플이 초기 시제품 시험과 품질 시험을 통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젠슨 황 CEO와 이재용 회장의 포옹하는 장면은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협력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엔비디아향 3E 12단 최종 인증 결과는 3분기 말 또는 4분기 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양사 간 협력이 강화되는 분위기이므로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 최종 인증 결과가 나올 HBM4의 성공 여부가 또다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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