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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 행사 참석 일정을 담은 기록영화를 귀환 하루 만에 전격 공개했다. 조선중앙TV는 6일 정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전쟁승리 80돌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 2025년 9월 2∼4일”이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50분간 방영했다.
7일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전용 열차로 평양을 출발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3일 중국 전승 80주년 열병식 참석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일정을 차례로 소개했다. 특히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대화하는 장면을 반복해 보여주며 김 위원장이 국제무대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인정받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푸틴 대통령과는 열병식 직후 손을 맞잡고 크게 웃는 모습, 회담장으로 이동하며 같은 차량에 동승한 내부 장면 등이 공개됐다. 조선중앙TV는 “푸틴 대통령이 북한군 파병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며 김정은 동지에게 사의를 표했다”고 전하며 북러 간 ‘혈맹 이미지’를 부각했다.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확대·단독 회담과 만찬까지 중국 측이 극진한 의전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만찬 후 시 주석은 손을 흔들었지만 김 위원장은 허리를 숙여 답례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영상은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이 지나자 베이징 도심 창안제가 텅 비는 장면을 보여주며 중국의 철저한 경호를 강조했다. 또 차이치 중국 공산당 서기처 서기와 왕이 외교부장이 환영·환송에 나서는 모습도 담았다. 북한 매체는 “시 주석이 세부 일정까지 챙기며 특별한 조치를 취했다”고 전하며 ‘특급 의전’을 부각했다.
이번 기록영화에는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베이징역 도착 직후 김 위원장 뒤를 따르거나 북한대사관에서 박수를 치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이는 기존 관영 매체가 공개한 ‘도착·귀환’ 장면 외에 외교 현장 동행을 보여준 첫 사례다. 부녀가 같은 차량에서 내리는 장면도 담겨 김주애가 정상 외교 동행의 상징적 존재로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승절 행사에는 26개국 정상급 인사가 참석했지만 북한 매체는 한국 대표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톈안먼 망루에 올라 이동하는 장면은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방영됐다.
이번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의 방중 성과를 신속히 내외에 과시하려는 선전 성격이 짙다. 귀환 하루 만에 방송된 것도 북한이 북·중·러 정상 밀착을 ‘전략적 성과’로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이번 중국 전승절 열병식이 북한 위상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상급 외빈 20여 명 가운데 김정은은 푸틴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한 대우를 받았다. 시 주석 좌측에서 함께 입장했고 망루에서도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이는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전승절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두 번째 외빈 대우를 받았지만, 김정은은 시 주석 바로 옆에서 친밀감을 과시함으로써 다자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정 부소장은 “김정은은 10월 당 창건 80주년과 내년 당대회를 앞두고 민생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경제 지원을 얻어내려는 목적이 있다.
동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을 염두에 두고 북중 관계 회복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며 “무엇보다 신무기와 전략무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김정은은 이번 열병식에서 중국의 첨단 무기들을 직접 확인한 만큼, 북중 협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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