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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대기오염 공해국 오명 파문
“한국 살곳 아니다”…미세먼지 세계최악 충격
“한국 살곳 아니다”…미세먼지 세계최악 충격
숨이 턱턱 막히는 1급 발암물질 만연…원인 알고보니 중국 아닌 ‘경유차’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5-17 13:00:04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1/20~1/30 크기의 대기 중 먼지를 일컫는 말이다. 통상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 공장·자동차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당초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주는 미세먼지는 ‘중국 때문’이라는 것이 상식으로 통용됐다. 주로 봄철에 발생하는 황사는 고비사막 등 내륙지방의 모래와 먼지가 상승기류를 만나 편서풍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현상을 일컫는다. 자연히 우리나라는 황사가 도달하는 첫 번째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 동부해안에 밀집한 공장지대의 중금속 섞인 매연과 함께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 상식처럼 인식됐다. 하지만 속속 반론이 제기됐다. 자연현상인 황사의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잦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중국의 미세먼지 발생이 없는 날에도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같은 영향권의 한반도 내에서도 북한과 우리나라가 미세먼지 빈도 및 양 등에서 차이를 보이자 미세먼지의 원인이 우리 내부에 있다는 것으로 여론이 모아지고 있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지난 1987년부터 제시해왔다. 지난 2013년에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이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최근 우리나라의 공기수준이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이번 발표와 함께 미세먼지의 원인과 대책방안 등에 대해 진단해봤다.

 ▲ 우리나라의 ‘공기 질’ 수준이 세계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국 180개국 중 173위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초미세먼지의 경우 174위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새 급증한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경유차의 증가’를 지목한다. 사진은 미세먼지에 싸인 서울역 전경(사진 위)과 도로를 달리는 경유차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미국 예일대학교와 컬럼비아대학교 공동연구진은 지난 16일 2016년 ‘환경성과지수(EPI)’를 발표했다. 이는 격년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되는 것으로 각국의 환경·기후변화·보건·농업·어업·해양 등 20여개 항목을 활용해 평가하는 지표다.
 
우리나라는 전체 조사대상국 180개국 중 종합순위 80위를 기록했다. 이는 중남미 및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슷한 수치다. 또 최근 두 차례 실시된 조사(2012·2014년)에서 43위를 유지했던 것보다 큰 폭으로 순위 하락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낙폭의 배경으로는 대기오염이 손꼽힌다. 조사부분 중 ‘공기 질(Air Quality)’의 경우 100점 만점에 45.51점, 173위를 기록했다. 사실상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초미세먼지 노출정도에서 33.46점을 기록해 174위를 기록했다. 환경위험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Health Impacts)’은 65.93점으로 103위를 기록했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1급 발암물질의 또 다른 예로는 석면·벤젠 등이 있다. WHO는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미세먼지로 인해 약 700만 명의 인구가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도시에서 채취된 미세머지의 주요 구성성분은 황산염·질산염 등이다. 미세먼지가 체내에 흡수될 경우 1차적으로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눈에는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각막염을, 코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기관지에서는 기관지염·폐기종·천식 등을, 폐에서는 폐포 손상을 유발한다.
 
자연히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수준이 세계 최하위권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위기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대폭 증가했다. 특히 미세먼지의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흡수가 더욱 쉬워진다는 등의 관련보도가 줄을 잇자 일각에서는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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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예일·컬럼비아대 연구팀 ⓒ스카이데일리
 
외국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오일쇼크 후 정부차원 경유 지원 계속돼
 
환경부는 지난달 발간한 ‘미세먼지, 도대체 뭘까’란 제목의 자료를 통해 산불·쓰레기 불법 소각, 자동차 등 배기가스, 도로·빈집, 공장, 건설현장 등이 미세먼지의 ‘1차 발생원’이라 소개하고 있다.
 
이 1차원인 속에 포함된 각종 유해물질들이 화학반응 등을 거쳐 미세먼지를 생성한다는 것인데, 이는 최근 급격히 악화된 대기오염의 원인을 설명하기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불법소각은 과거에 비해 감소했으며 대다수 원인들이 십년 이상 전부터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기 분류됐기 때문이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유차’가 급격한 미세먼지 발생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매연저감장치가 제대로 장착되지 않은 오래된 경유차들이 주범이라는 것이다.
 
경유차는 휘발유보다 값이 싸고 연비가 좋다는 점 때문에 인기 있는 차종이다. 주로 화물차의 연료로 경유가 사용되며 ‘레저열풍’과 함께 국내에 RV(6인승 이상의 레저용 차량)가 인기를 얻으면서 보급률이 더욱 높아졌다.
 
지난 2012년 도로에서 매출된 미세먼지 1만1932톤 중 69%는 화물차에서 발생했으며 22% RV, 5%는 승합차 등에서 나왔다. 이들 3대 차종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것이다. 이들 외에도 버스(3%), 특수차 및 기타차량(1%) 등이 뒤를 이었다.
 
경유차의 또 다른 인기 원인으로는 휘발유보다 값 싼 가격에 기인한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오늘(17일)의 유가’에 따르면 휘발유와 경유는 리터당 각각 1385.54원, 1151.79원을 기록했다. 연비를 제외하더라도 리터당 233.75원의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같은 날 LPG는 리터당 730.88원을 기록했다.  
 
 ▲ 자료: 환경부 ⓒ스카이데일리

경유가 휘발유보다 싼 것은 국제시장과 동떨어진 모습이다. 경유는 휘발유보다 비싼 연료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된 평균 경유가격(107.5달러/배럴)은 휘발유(102.4달러/배럴)보다 높았다.
 
우리나라에서 경유가 싼 이유는 1973년 1차 오일쇼크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창 기간산업이 태동하던 시절 물류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경유에 휘발유보다 적은 세금을 부과했고 이것이 오늘 날까지 이어진 것이다.
 
정부 “친환경차 늘리면 공해문제 해결될 것”…“버스연료 교체, 별보이던 것 잊었나”
 
정부는 경유차 등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 감소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차 등)의 비중을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의 약 10%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차종에 대한 인프라와 혜택도 늘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배기가스 감축 방인이다.
 
전문가들은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다. 불과 5년도 채 남지 않은 과정에서 경유차의 증가세를 꺾기엔 정부의 방안이 그야말로 ‘이상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학계 관계자는 “경유차로 인해 발생한 문제 해결법은 국민들이 경유차 대신 타 차종을 선택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버스를 예로 들었다. 천연가스 버스가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도시에서도 별이 보일만큼 대기 환경이 개선됐듯 일반 차량에 대한 연료 변화를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 자료: 국토교통부 ⓒ스카이데일리

천연가스 버스 도입으로 인해 대기가 개선되자 정부는 지난 2005년 경유 승용차 도입을 가능하게 했다. 이후 경유차는 급격히 증가했다. RV차량이 인기를 끌었으며 수입 경유차의 소비도 급증했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등록 현황을 보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휘발유차의 경우 919만대에서 971만대로 78만대 증가하는 동안 경유 차량은 671만대에서 862만대로 크게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간 LPG차량은 245만대에서 228만대로 17만대 감소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친환경차의 비율을 늘려 공해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값이 싼 경유차를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또 더 큰 오염의 주범인 화물차의 경우 친환경차의 대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경유가격을 글로벌 시장가격과 같이 휘발유보다 비싸게 올리고 LPG차량 구매 조건 등을 완화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며 “이 경우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이들에 대한 별도의 지원이 전 국민적 건강악화로 드는 의료부담비보다 적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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