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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군대에 자식 보낸 부모 떨게 한 지뢰 사고
김장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09-27 12:48:18
 
▲ 김장운 경기북부 본부장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를 앞둔 시점, 전방 접경지역인 파주시 육군 제25사단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전해진 폭음은 온 국민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었다. 
 
최전선에서 국가의 부름을 다하던 수색대 대대장과 부사관이 작전 수행 중 미상 폭발물(지뢰) 폭발로 발목에 중상을 입는 참담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군에 귀한 자식을 맡기고 밤낮으로 노심초사하는 대한민국 수많은 부모의 가슴은 또다시 까맣게 타들어 갔다.
 
젊은 장병과 지휘관의 뼈아픈 희생과 부상은 그 자체로 비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접하며 국민과 군 가족이 더욱 큰 충격과 배신감을 느끼는 지점은 사고 이후 합동참모본부(합참)를 비롯한 군 수뇌부가 보여준 태도에 있다.
 
자국 군인이 최전방 작전 중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음에도 합참의 초기 설명과 정세 판단은 갈팡질팡 모호함의 연속이었다. 사고의 정확한 경위, 적의 도발 개연성, 폭발물의 종류와 매설 주체에 대한 명쾌한 분석과 대처 대신 마치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의 조사 절차에 끌려 다니는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주권국가의 영토와 장병을 지키는 군사령탑으로서 마땅히 취해야 할 당당하고 신속한 책임 의식은 실종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해외순방 국면과 맞물린 지휘 보고 체계의 허점이다. 최고지도자가 외교 현장에 나가 있는 기간일수록 군은 24시간 물샐틈없는 경계태세를 가동해 그 어떤 안보 공백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자주국가 군대의 기본 책무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나타난 일련의 대응은 대통령의 부재를 틈탄 기강 해이,늑장 보고, 사후약방문식 땜질 처리가 아니냐는 눈총을 피하기 어렵다.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규명하고 즉각적이고 단호한 안보 태세를 국민 앞에 천명하기보다 순방 중 혹여 문제가 커질까 눈치만 보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군 스스로 자초한 꼴이다.
 
이러한 모호함과 무기력은 전방에서 복무 중인 장병의 사기를 꺾고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는다. 최전방 수색로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불의의 사고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군대에 어느 부모가 안심하고 자식의 목숨을 맡길 수 있겠는가.
 
국회 국방위원회 역시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즉각 본연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접경지역 작전 환경의 안전성과 군 보고 및 지휘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명명백백히 파헤치고 엄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쟁에 매몰돼 진상 규명을 흐리거나 군의 은폐·축소 의혹을 방치한다면 국방위 또한 국민의 불안을 부추긴 공범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평화와 안보는 결코 말잔치나 요행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현장에서 피 흘린 장병의 헌신이 헛되지 않으려면 합참과 군 수뇌부는 통렬히 반성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군 통수권자의 순방기간 일수록 군의 기강과 자주국방 역량은 더욱 단단하게 서 있어야 한다. 부모들이 두 발 뻗고 자식을 기다릴 수 있는 군대, 그것이 대한민국 군이 지금 당장해야 할 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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