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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한전 가정용 전기요금 폭리 논란
폭염보다 에어컨 공포…누진제 폭탄 최고 40배
40년 정책 전세계 유례없는 누진율…무늬만 전력거래 ‘독과점 13조 이익’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8-03 12:05:12
지난 1일 기상청은 지난달 평균기온이 ‘25.4도’라고 발표했다. 열대야의 기준이 되는 온도가 25도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극심한 무더위가 한반도를 찾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 통계자료를 봐도 여실히 알 수 있다. 지난달 평균기온은 역대 7월 평균보다 0.9도 높은 수치다. 또한 1973년부터 44년간 측정된 7월 온도 중 11번째로 높은 기온이었다.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4.0일이었다. 이 역시 평년보다 1.7일 많은 수치다. 서울의 경우 7월 중 1/3인 열흘간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야말로 불지옥과 같은 한 달을 우리 국민이 보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열돔현상’을 지목한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을 멈추지 않아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반도 상공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달도 상당한 폭염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가정에서 에어컨을 켜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선풍기만으로 감당 못 할 더위가 계속되면서 주말이면 가족들과 영화관·몰 등으로 짧은 피서를 보내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원인은 가정용 전기에 부과되는 ‘누진제’ 때문으로 지적된다. 최고등급의 누진율을 적용하면 최대 11.7배의 가격차가 발생하기도 한다. “바깥은 폭염, 집 안은 (전기세)폭탄”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자연히 국민적 불만도 점차 극에 달한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폭염보다 더 열 받게 한다’는 전기요금 누진제를 진단해봤다.

 ▲ 국내 전기요금 체계에 대한 개편 요구가 나오고 있다. 현행 누진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강한 불만 때문이다. 한국의 전기요금 누진제는 선진국들 대다수가 채택하고 있지 않거나 채택하더라도 우리보다 현저히 적은 누진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1단계에서 6단계 간 가격차이가 매우 크다. 사진은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 ⓒ스카이데일리

가정용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누진제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체계는 6단계에 걸쳐 차등 적용된다. 사용량이 많을수록 비싼 요금이 적용되는 것이다.
 
흔히 ‘누진세’로 인식되는 것 역시 잘못된 것이다. 전기요금은 세금이 아니다. 사용량에 맞춰 요금을 내는 것으로 ‘누진제’가 올바른 표현이다. 해당 요금을 부과하는 주체는 공기업 한국전력공사(한전)다.
 
한전은 6개 완전자회사를 통해 전력을 구매한다. 그리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곳이다. 사실상 유통 업무를 맡고 있는 셈이다. 누진제에 대한 불만이 한전을 향하는 까닭이다. 누진제가 도입된 것은 지난 1974년 오일쇼크 때다. 전기사용량을 아끼기 위한 정책으로 출발한 누진제가 40년 넘게 유지돼 온 셈이다.
 
일각에서는 생활환경이 바뀌었음에도 한전이 누진제를 고수하며 부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를 두고 한전이 부당이익을 취한 것이라며 법원에 소를 낸 상태다. 또한 하나의 국가에 한 곳의 전기회사가 독점하고 있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1·6단계 가격차 ‘기본요금’ 1만1960원, ‘Kw 당 요금’ 619.4원…“최대 40배 넘어”
 
 ▲ ⓒ스카이데일리

OECD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산업이나 농업 등을 포함한 전체 전력소비량 4위다. 하지만 가정용 소비량은 26위다. 이 같이 큰 격차를 보이는 까닭의 원인 중 하나로 가정에 부과되는 요금이 과도한 것이 꼽히고 있다. 이는 가정용 전기요금에만 부과되는 누진제로 인해 소비자들이 전기를 절약하는데 따른 원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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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체계를 보면 총 6단계로 이뤄져 있음을 알 수 있다. 1단계는 월 사용량 100kw 이하를 의미한다. 1단계에 적용되는 기본요금은 390원, 전기가격도 Kw당 57.9원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 기본요금의 경우 다른 회원국들에 비해 40% 안팎의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누진제를 적용한 전기요금은 오히려 선진국을 웃돈다. 57.9원이었던 Kw당 가격은 2~6단계를 거치며 각각 120.2원, 179.4원, 267.8원, 398.7원, 677.3원 증가한다. 기본요금 역시 마찬가지로 각각 870원, 1530원, 3680원, 6970원, 1만2350원 비싸지는 구조다.
 
Kw당 가격만 따졌을 때 최대 11.7배의 누진율이 발생한다. 하지만 가정에서 평소보다 10배를 더 썼다고 가정할 경우 기본료 등을 포함한 누진율이 10배가 아닌 최대 40배가 늘어가는 구조다. 사실상 쓸수록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스카이데일리

해외의 사례를 보면 우리의 누진율이 얼마나 비현실적 가격이 적용됐는가를 견줄 수 있다. 대만의 경우 총 5단계의 누진율이 적용된다. Kw당 가격을 비교할 때 1단계와 5단계의 차이는 2.4배에 불과하다. 일본은 3단계의 누진율이 적용되며 1.4배의 가격차를 보인다.
 
이마저도 누진율을 적용하는 일부 국가에 한정된 이야기다. 독일·프랑스 등 주요 국가는 누진율을 적용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1.1배의 누진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업체의 요금체계일 뿐이다.
 
미국은 주별로 수십여 개의 전기공급사가 있다. 53개 주를 감안하면 수천 개의 공급사가 있는 셈이다. 업체들은 각기 다른 요금제를 선전하며 모객활동을 펼친다. 이들 중 일부 업체가 1.1배의 누진제를 적용한다.
 
이들은 통상적으로 600~100Kw를 넘을 경우 적용하며 전력사용이 많은 여름철에 국한해 적용한다. 사시사철 500Kw를 넘으면 최고 누진율을 적용하는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며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체계와 ‘글로벌 스탠다드’ 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1.3조 영업이익에 13.4조 순이익…전문가 “전기 판매 과독점 깨야”
 
해외의 경우 다수의 전기공급사들이 존재한다. 쉽게 말해 다양한 핸드폰 요금제를 무기로 모객에 나서는 통신사들과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다양한 요금을 선전하며 자신들에게 전기를 공급받으라고 영업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가격경쟁은 자연스럽게 유발된다.
 
이들은 전기를 생산하는 이가 아닌 전기를 유통하는 회사들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로부터 전기를 구매해 이를 다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진이 주된 매출원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 역시 전기 공급사와 전기 생산자가 다르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와 전기를 소비자들에 독점 공급하는 한전이 전력거래소를 통해 거래 하는 구조다. 하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주된 발전소들이 한전의 100% 자회사라는 점에서 한전이 국내 전기 생산과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한전은 공기업이다. 동시에 거대 기업집단이다. 지난 4월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순위에서 3위를 기록했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에 뒤를 이은 것으로 계열사 수는 27개였다. 지난해까지 2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조사에서 한 단계 내려 왔다.
 
공정위가 집계한 한전의 자산총액은 208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196조3000억원에 비해 12조원 상승했다. 기업집단 전체 매출액은 94조7400억원이었으며 순이익은 14조6530억원을 기록했다.
 
한전의 최대주주는 한국산업은행(32.9%)이다. 이 밖에도 대한민국정부(18.2%)와 국민연금공단(6.9%)도 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계 금융자본인 씨티은행도 5.64%의 지분을 확보해 5% 이상 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는 평이다.
 
한국전력 주식은 지난 2일 종가기준 주당 6만2800원을 기록했다. 전날 대비 1600원 상승해 2.61%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시가총액은 40조3153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이어갔으며 외국인투자자 비율도 33.01%를 나타냈다.
 
외국계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주식으로 촉망받는 데에는 공기업이라는 타이틀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국이 대주주로 있고 독점적 시장지배로 인해 꾸준한 매출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서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동시에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을 위해야 할 공기업이 폭염 속 요금폭탄을 걱정시켜 에어컨 작동을 망설이게 할 만큼 국민을 위한 가격정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서다.
 
지난해 한전은 58조9577억원의 매출액과 11조3467억원의 영업이익 그리고 13조41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일부 자산매각 등이 반영된 수치라지만 앞선 두 해에 비해 크게 오른 모습이다. 누진제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국민 입장에서는 “자기 잇속만 챙기려는 공기업”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누진제폐지 및 가격안정화를 위해 독점적 전기 공급 사업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국과 같이 두 곳 이상의 전기 공급사업자를 확보해 이들 간 가격경쟁을 유도하면 자연스럽게 구시대적 누진제가 폐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누진세로 인한 한전의 부당이익 반환청구 소송 측 관계자는 “한 국가에 한 곳의 전기회사 뿐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국민의 이익을 보장하고 합리적인 전기가격을 위해 ‘한전 민영화 후 신규업체 설립’ 혹은 ‘한전 분할 후 양대 전기공급 체제구축’ 등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정부도 이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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