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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캠퍼스 이전현장(中-서울대|시흥시)
유아독존 서울대생, 학수고대 서민눈물 안보이나
배곧신도시 ‘마지막 퍼즐’ 학생들 암초…입주민·완판분양 수만세대 ‘불안불안’
정성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1-07 00:05:17
 ▲ 지난해부터 오는 2019년까지 5년간 2만6000세대가 입주 또는 입주 예정인 배곧신도시 내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예정부지가 황무지로 방치되고 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캠퍼스 이전이 서울대 학생들 반대로 안갯속에 빠지며 수만세대의 입주민 및 입주예정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캠퍼스 부지 뒤쪽에는 아파트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고강훈 편집위원|정성문·유은주·길해성 기자] 서울대학교가 시흥캠퍼스 이전을 놓고 학내 진통을 겪고 있는 사이 시흥캠퍼스 예정 부지 인근 아파트 투자자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캠퍼스 부지와 접한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이하·한라비발디)’ 입주 예정자들은 인근 아파트에 비해 프리미엄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한라비발디는 내년 8월부터 6700세대가 입주할 예정으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배곧신도시 센터프라자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한라비발디가 배곧신도시 내 분양 예정인 아파트들 보다 프리미엄이 적게 붙은 건 맞다”며 “신도시 내 아파트들의 프리미엄은 5000만원 선인데 반해 한라비발디만 2000만원 선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매물은 조금 있지만 양도소득세를 제외하면 아파트를 팔아도 실제로 남는 게 없기 때문에 거래는 거의 안 되고 있는 형편이다”며 “그럼에도 최고 학부인 서울대가 언젠가는 들어 올 것이라고 믿는 입주 예정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인근의 다른 부동산 관계자 역시 비슷한 말을 반복했다. H 부동산 관계자는 이어 “한라비발디는 투자의 성격이 짙은 아파트”라며 “일반 샐러리맨이 3억원 안팎으로 할 수 있었던 투자가 바로 한라비발디캠퍼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파트는 내년 입주 예정인데, 서울대 캠퍼스는 아직 공사에 들어가지도 못해 입주 예정자들만 속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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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부지 논란으로 프리미엄이 저조한 한라비발디와 달리 배곧신도시 다른 아파트들의 프리미엄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부분 프리미엄이 5000만원 가까이 붙었다고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았다.
 
이 같은 프리미엄 차이는 정왕IC에서 가까운 곳은 공사 진행이 빠른 이유도 있다. 하지만 서울대 시흥캠퍼스 이전이 확정되지 않은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20만평에 달하는 캠퍼스 예정 부지가 휑하니 빈터로 남아있게 될 우려감마저 높아지고 있다.
 
한라비발디에 입주하면 북쪽으로는 서해 바다가 보이지만 아파트 앞쪽으로 황무지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불확실성으로 인해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적게 붙은 상황이다.
 
배곧신도시에서 만난 한 주민은 “배곧이라는 지명 자체가 배움곳이라는 순 우리말이다”며 “신도시 내 초·중·고등학교가 다 있기 때문에 서울대만 들어온다면 금상첨화다”고 얘기했다.
 
배곧신도시와 인접한 정왕동 신도시는 조성된지 20년을 넘기면서 노후화가 점점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배곧신도시로 많이 이동을 했다. 배곧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현재 정왕동 보다 1억원 가까이 더 나간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배곧신도시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한라비발디는 그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배곧신도시 상가 분양을 하고 있는 시행사의 한 팀장은 “서울대가 안 들어오면 배곧신도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라며 “분양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서울대를 홍보 포인트로 많이 거론하고 있는데, 캠퍼스 부지가 논란이 되고 있어 곤란한 처지가 됐다”며 안타까워 했다.
 
형편이 이러다 보니 지난 8월 11일 배곧신도시 아파트 입주민(한라비발비 외)과 입주예정자 등 수백여명은 배곧신도시 생명공원에서 서울대 시흥캠퍼스 유치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배곧신도시 아파트 입주민과 예정자들 사이에서는 서울대 앞에서 집단시위를 벌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이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한라비발디캠퍼스에는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당초 서울대가 들어서면 아파트 근처에 서울대 사범대 협력형 초·중·고등학교를 설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대 이전 문제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초중고 설립은 없던 일이 돼 버렸다. 한라비발디 입주예정자 카페 모임에는 중·고교 설립을 위해 교육청에 민원 전화를 걸자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주 예정자는 “이 모든 문제가 서울대 학생들이 반대하면서 생긴 것”이라며 “대학생들 반대만 없으면 누구하나 피해보는 사람은 없을 텐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2006년 시작된 배곧신도시, 마지막 퍼즐 ‘서울대학교’만 남았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서울대 시흥캠퍼스 예정 부지는 배곧도시 개발구역 안에 위치했다. 주소는 경기도 시흥시 서해안로 405일대다. 지난 7월 개통한 강남순환고속도로 덕분에 배곧 신도시는 서울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 서울대학교 본교 캠퍼스에서 자동차로 약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남순환고속도로- 수원광명 고속도로- 제3경인고속화도로를 거쳐 정왕 톨게이트를 지나면 배곧신도시로 진입할 수 있다. 신도시 내부 배곧 3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서울대학로’라고 쓰인 도로 표지판이 나온다.
 
배곧신도시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인천 송도와 마주보고 있는데, 연세대 송도캠퍼스와는 직선 거리로 5km에 불과하다. 인천공항과 KTX 광명역도 자동차로 2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서울대학로를 따라 600m 더 가면 도로 양편으로 서울대 시흥 캠퍼스 예정부지가 보인다. 예정부지 북쪽으로는 서해 바다가 보인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정왕IC 및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과 직선 거리로 각각 1.5Km 거리에 있다. 현재 예정부지는 펜스로 둘러쳐져 있었다. 뒤쪽으로 아파트 신축 공사가 한창인 모습과 대비된다.
 
허허벌판처럼 보이는 캠퍼스 예정부지로 들어가면 황무지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빈 땅 중간에 건설 자재들이 모여 있지만 잡초만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배곧 신도시 한 주민에 따르면 10년 가까이 황무지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배곧신도시는 10년 전인 2006년 시흥시가 한화로부터 토지를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시흥시는 신도시 부지에 대학교 유치를 결정하고 총력전을 폈다. 시흥시는 2007년 서울대 국제화 캠퍼스 부지 공모에 지원해 2009년 최종 선정됐다.
 
당시 서울대 역시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제캠퍼스 조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시흥시와 서울대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2010년 서울대와 시흥시는 시흥국제캠퍼스 및 글로벌 교육·의료 산학클러스터 조성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듬해 양측은 시흥국제캠퍼스 기본협약을 체결하며 사업에 진척을 보였다. 2013년 서울대 시흥캠퍼스 우선협상 대상자로 한라건설이 선정되며 신도시 대학 유치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 서울대학교 캠퍼스 이전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라비발디 공사는 현재 한창 진행 중이다. ‘서울대’라는 이름을 걸고 분양한 한라비발디 6700세대는 올 1월을 기점으로 3차 아파트까지 완판 분양되는 호황을 누렸지만 정작 분양 당첨자들은 조마조마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시흥시는 한라 측에 부지를 판매하고 한라는 시흥캠퍼스 부지에 바로 옆에 670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한라는 아파트 분양으로 벌어들일 이익 가운데 약 4500억원을 현금 또는 현물로 서울대측에 제공하기로 했다.
 
때문에 아파트 이름도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로 정했다. 올 1월까지 한라비발디는 1차 2701가구를 5개월만에, 2차 2695 가구 3개월, 3차 1304가구를 올 1월까지 2개월 만에 각각 분양을 마무리했다. 
 
서울대학교라는 브랜드 가치가 분양 완판을 이끌어냈다. 한라비발디는 분양 때 ‘단일 브랜드로는 최대의 교육특화단지'를 내세우며 단지 한가운데 대규모 스터디 센터와 서울대 위탁운영 어린이집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터디센터는 하버드대 외관을 벤치마킹하며 내부는 오픈형 도서관과 더불어 개별 독서실, 스터디룸으로 구성하며 단지 내 교육 연구시설에는 종로엠스쿨 등 국내 유명학원을 유치한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라비발디는 3.3㎡당 900만원 안팎에 분양해 총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모든 게 물 흐르는 듯 순탄했다. 지난 8월 서울대와 시흥시는 실시협약까지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르면 시흥시는 올 하반기 공사에 착공해 2018년 3월까지 시흥캠퍼스 조성을 끝낸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캠퍼스 부지 66만2009㎡를 제공받을 뿐 아니라 캠퍼스 시설 지원금 명목으로 3000억원을 지원 받기로 했다. 또 개발이익 범위 내에서 1500억원까지 추가 확보가 가능하다.
 
그런데 올 하반기로 예정됐던 시흥캠퍼스 착공은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캠퍼스 이전 반대를 줄기차게 주장해 온 서울대 학생들이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부터 서울대 학생들은 학교 본관을 점거 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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