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문식 부장(정치·사회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상대로 4강 특사 외교에 돌입했다. 북핵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THAAD), 위안부 문제 등 난제를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대외정책의 첫 시험대로 평가된다. 주요 국가들과의 정상회담이 본격화되면서 이같은 상황은 국제무대 위 고차방정식으로 다가온다.
문 대통령은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미국에, 이해찬 전 총리를 중국에, 문희상·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각각 일본과 러시아에 특사로 발탁, 파견하는 전략을 세웠다. 홍 전 회장과 문 의원은 미국과 일본에서 사드와 위안부 문제를 각각 거론하며 외교 행보에 돌입했다. 이들은 미·일을 상대로 쟁점을 거론하며 공론화했다.
문 대통령의 선택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관측된다. 이는 새 정권의 의지를 특사들이 전달하는 방식이다. 먼저 미국의 홍 특사가 제시한 사드 국회 논의는 행정부의 짐을 국회에 나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미국과 중국 간 변화를 꾀할 수 있지만, 결국은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할 전망이다.
일본에서의 위안부 문제 관련 문 특사 발언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문 특사는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역시 다가오는 한일정상회담때까지 문 대통령이 결단해야 할 중차대한 몫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표적인 사안이 바로 사드다. 대통령 선거 당시 사드 배치를 놓고 찬반을 다툰 정당들의 입장에도 일부 변화가 관측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해 사드 비용으로 한화 1조원이 넘는 금액인 10억달러를 한국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여론은 급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새 정부는 사드에 대한 비용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드의 철수를 바라며 화해 몸짓을 보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사이에서 국익에 기초한 합리적 타협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북핵 위협과 관련해 여론이 비용 부담 없는 억지력 확보를 강조하는 상황도 도마에 올릴 필요가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떠맡을 짐으로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내달 말 전에 해법을 놓고 다각도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우선적으로 북핵 위협을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비된다면 사드 배치 불용론도 나올 수 있겠지만, 단기간에 적합한 계획을 세워 운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여기에 더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 편지를 보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극단적 부정을 표한 아베 총리를 상대로 어떤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진단이 필요하다. 또 한일 간 해묵은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새 정부는 아직 확실한 외교·안보라인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새 정부가 이 같은 외교 현안들에 대해 단순히 급하게 대응하기보다 외교·안보라인 보강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새 정부는 한국의 외교 정책 성공을 위해 총론에 기초한 각론 수준까지 포함된 각 사안별 구체적 대응책을 세밀하게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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