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전주 
)
형제의 난 끝에 경영권 분리까지 선언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이들 두 박 회장은 금호그룹 故 박인천 창업주의 3남·4남이다.
형 박삼구 회장이 2009년 워크아웃 후 재무위기의 여파가 10년 째 이어오고 박 회장과 오너가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실적개선을 통해 경영안정화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두 기업은 법적공방 끝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별개의 기업집단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지난달 공정위가 발표한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산규모 11조9000억원 규모로 25위를 차지했다. 전년(19위·15조6000억원)대비 순위와 자산규모 모두 하락했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55위를 기록해 전년대비 1계단 하락했으나 자산규모는 5조7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상승해 내실 있는 성장세를 보였다.
부동산·주식 다 판다…박삼구 일가 둘러싼 구설도 잠재리스크
1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아시나그룹를 위기로 몰아놓은 장본인으로 박삼구 회장이 지목되고 있다. 잘못된 경영판단 하나로 그룹의 10년 위기를 자초했으며 이로 인해 성장의 발목을 잡혔다는 인식이 그룹 내부에서 팽배하다는 게 이유였다.
박 회장은 지난 2008년 대우건설·대한통운 등을 인수하며 그룹의 몸집을 키웠다. 인수 과정부터 차입금 규모가 늘어나는 등 무리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결국 이듬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위기를 맞으며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다. 이에 동생 박찬구 회장이 형 박 회장을 배임혐의로 고소하게 되는 등 형제갈등의 씨앗으로 작용했다.
인수한 두 업체를 되파는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했으나 현재까지 녹록치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박 회장은 사재출연 등을 바탕으로 가까스로 금호산업을 되찾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룹재건의 마지막 관문이라 불리던 금호타이어 인수에서는 자금동원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실패한 바 있다. 아울러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설립된 그룹 지주사격인 금호홀딩스의 지주사 전환 속도도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주력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의 여건마저 나쁘다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에어서울 등과 유관업체들을 아시아나세이버·아시아나에어포트 등 유관업체들을 자회사또는 계열사로 두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해외여행객 증가 및 LCC 수요확대에 따라 실적은 다소 호전된 상황이지만 유동성 면에선 다소 부침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588%다. 줄어드는 추세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1997년 IMF사태 이후 한 기업의 적절한 부채비율은 200%이하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4조원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인 약 2조원의 만기가 연내 도래된다.
재무개선을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준공된 광화문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해당 사옥은 독일계 자산운용사 도이치자산운용에 418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됐다. 양도예정일은 17일이다. 앞서 3월에 CJ대한통운 보유지분 매각도 단행했으나 여전히 2조원의 차입금을 메우는데 역부족인 상황이다.
자금사정에 숨통을 틔워 줄 희망인 에어부산의 연내 상장 과정도 순탄치 않다. 2대 주주인 부산시와 지역주주들의 반대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상장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그룹 내 재무상황과 별개로 박 회장 일가를 둘러싼 갖은 논란도 리스크로 분류된다. 지난 2월 박삼구 회장은 여직원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박 회장이 매달 첫째 주 목요일 본사에 방문 시 여승무원들이 도열해 박수를 치고 승무원들과 악수를 하거나 어깨를 두드렸다는 내용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북한산 등산 때에는 여승무원들에게만 세배 받았다는 등의 내부 폭로가 이어지며 성희롱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박삼구 회장은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내부 게시판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지난해 박 회장의 초등학생 손자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지만 처벌대상에서 제외된 사실이 알려지며 봐주기 의혹이 일기도 했다. 처벌을 받지 않은 초등학생이 박 회장의 장남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의 아들이란 점에서 재벌가 감싸주기란 비난을 면치 못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력한 후계자 박세창 사장은 경영능력 입증의 과제도 남아있다. 지난 2016년 그룹 사장직을 맡으며 금호타이어 인수를 적극 주도했지만 실패한 이후 그룹 안팎에서도 박 사장의 경영자질 입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분리 후 순항 금호석유화학…요직꿰찬 ‘박찬구주니어’ 후계구도
박삼구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내외적으로 곤혹을 겪는 반면 동생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은 계열분리 후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중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1분기 깜짝 실적 기록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금호석유화학은 1분기 영업이익 1658억원, 순이익 137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각각 152%, 96% 오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주력 부문인 페놀유도체 사업의 호조와 BPA(비스페놀A) 사업 성장 힘입어 6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올렸다. 이러한 영업이익 호조세는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장남 박준경 상무는 수지해외영업담당을 맡고 있으며, 장녀 박주형 상무는 구매·자금담당을 맡아 그룹의 금고지기 역할을 하고 있다. 박주형 상무의 경우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에서도 자금담당 임원을 맡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이익잉여금(연결)은 최근 3년 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1조 1457억원이었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1조4030억원으로 상승했다. 2015년 1조792억원이었던 합성수지 매출도 지난해 1조2055억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금호피앤비화학 역시 이익잉여금이 지난 2015년 3191억원에서 지난해 3637억원으로 불었으며, 실적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1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