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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트렌드 변화와 출산률 감소 등으로 성장한계에 직면한 국내 유제품 업체들이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제품의 판로 확대를 위해 유제품을 주원료로 한 디저트 사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국내 유제품 업계를 주도하는 매일유업·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서울우유)·남양유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3사가 운영하는 디저트 카페 브랜드는 폴바셋(매일유업), 밀크홀1937(서울우유), 1964백미당(남양유업) 등이다.
디저트 사업 신호탄 매일유업, 폴바셋 통해 업계 1위 탈환 쾌거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분·우유 시장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주 수요층인 신생아 숫자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국내 신생아 수는 2012년 48.5만명을 기록한 후 2016년까지 연평균 4.1%씩 감소했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는 전년 대비 11.9% 감소한 35.8만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의 수요층 감소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유제품 기업들은 판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찌감치 판로 확대에 나선 매일유업의 경우 주력 제품의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액 순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이에 판로 확대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됐다.
시장분석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우유시장 점유율은 △서울우유 36.9% △남양유업 14.4% △매일유업 12.1% 등이었다. 반면 매출액 기준으로는 매일유업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일유업의 매출액은 1조6037억원에 달했다. 매일유업 성공의 배경에는 운영하는 디저트카페 브랜드 ‘폴바셋’의 성공이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2003년 세계바리스타 챔피언십 수상자인 ‘폴바셋’의 이름을 딴 디저트카페 브랜드 폴바셋은 2009년 9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100호점을 돌파했다. 점포 확장세에 힘입어 운영사인 엠즈씨드 매출액도 크게 껑충 뛰었다. 엠즈씨드는 매일유업의 지주회사인 매일홀딩스의 100% 자회사다.
최근 5년 간 엠즈씨드의 매출액은 △2013년 118억원 △2014년 285억원 △2015년 484억원 △2016년 654억원 △2017년 757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5년 새 무려 6.4배 넘게 오른 셈이다. 폴바셋의 이러한 성장은 기본 커피 메뉴 외에 매일유업 제품을 주원료로 한 ‘밀크 아이스크림’의 인기 덕분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었다. 서대문구 소재 한 폴바셋 매장에서 만난 박정아(여·23) 씨는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한 끝맛이 일품이다”며 “특히 유제품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의 제품을 주원료로 사용한다 하니 더욱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매출순위 1위 내준 서울우유 디저트카페 진출…‘소프트 아이스크림’ 앞세워 시장공략 박차
1937년 창립 이래 줄곧 유제품 업계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던 서울우유는 2016년 매일유업에 1위(매출액 순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 특성 상 사업다각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던 게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결국 지난해가 돼서야 디저트카페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8월 서울우유는 서울 서초구 롯데마트에 밀크홀1937 1호 매장을 선보였다. 해당 브랜드는 1949년 서울우유 정동 사옥에 자리했던 ‘정동 밀크홀’의 콘셉트를 차용했다. 당시 정동 밀크홀에서도 서울우유가 만든 유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밀크홀1937 역시 서울우유 제품을 주원료로 한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주력 제품이다. 사업 초기인 현재 밀크홀1937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었다.
밀크홀1937 매장에서 만난 김가영(31·여·가명) 씨는 아기와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나눠먹고 있었다. 김 씨는 “시중에 판매하는 아이스크림에 비해 좋은 원료를 사용한 것 같아 아이에게도 안심하고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화(50·여·가명) 씨는 “원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좋아해 관심을 갖고 처음 먹어보게 됐다”며 “요새 많이 나오는 우유 아이스크림 중에 가장 덜 느끼하고 담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우유 제품을 사용한다하니 더욱 믿음이 간다”고 덧붙였다.
밀크홀1937 매장에서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면 일회용 숟가락과 함께 제공되는 삽 모양 스푼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대체로 “재미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서울우유 외식경영팀 관계자는 “삽 스푼은 손님 한 분이 5개씩 요구하는 경우가 있을 만큼 인기가 좋다”며 “다른 일회용 숟가락을 함께 제공해 삽 스푼을 쓰지 않고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우유에 따르면 오는 5월 서울 종로구에 밀크홀1937 첫 로드숍 매장을 오픈하고 이후 총 4호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갑질파문 주인공 남양유업, 디저트카페 ‘1964백미당’ 앞세워 분위기 반전 시도
2013년 불거진 갑질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이후 지금까지 그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남양유업 역시 디저트카페 사업 진출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9월 출범한 1964백미당이 그 주인공이다.
‘자연 그대로의 맛을 전달한다’는 콘셉트로 시작한 1964백미당은 론칭 3년 만에 매장 수가 75개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6월에는 홍콩 침사추이 K11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열며 해외 진출까지 시도했다. 이후 정식 입점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4백미당의 대표 제품 역시 남양유업 제품을 주원료로 한 아이스크림이다. 인기 메뉴로는 백미당 우유소프트 아이스크림, 직접 짠 두유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이 꼽힌다.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인 편이다.
서대문구 소재 한 매장에서 만난 권다빈(26·여) 씨는 우유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대해 “1년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워낙 유명해서 처음 먹어보게 됐다”며 “예쁘게 생겨서 사진 찍기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드럽게 생겨서 잘 녹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빨리 녹지 않아 좋다”며 “원래 초코 맛을 좋아하지만 가격 부담 때문에 자주 찾을 수는 없어 가장 유명한 우유 아이스크림을 먹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강채아(여·21·가명) 씨는 두유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대해 “팥빙수를 다 긁어먹고 남은 국물처럼 고소한 맛이 나서 매력있다”며 “알고 있던 두유맛과는 좀 다르고 실제 두유보다 연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남양유업은 앞으로 국·내외 시장에 1964백미당 매장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백미당 관계자는 “하반기 전에 홍콩 2호점 출점할 계획이 있다”며 “국내 출점 계획은 구체적이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하반기 전으로 100호점까지 출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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