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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접경지역 위수지역 확대 논란

국방부의 위험한 선택…“국민 겨눈 北총구 안보이나”

“북한 말바꾸기 하루 이틀 아닌데…만일의 사태 누가 책임지나”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2-25 00: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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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외출·외박 위수지역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개혁 2.0’의 내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국민들 사이에서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의 위수지역 확대는 우리나라의 안보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도 평화 기조를 유지해오다 한순간에 관계가 악화된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국민들의 안전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비역 장교 및 다수의 국민들도 위수지역 확대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철원, 포천 등 접경지역 주민들과 전문가, 전직 군인 등을 만나 위수지역 확대를 둘러싼 현장의 목소리를 취재했다.

▲ 최근 국방부가 장병 외출·외박 위수지역 확대를 추진하면서 접경지 지역민 및 국민들의우려가 높게 일고 있다.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위수지역을 확대하는 것은 안전을 등한시 한 심각한 행태라는 지적이다. 사진은 철원군 내 붙어 있는 위수지역 확대 반대 현수막 ⓒ스카이데일리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국방개혁2.0’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가장 쟁점이 되는 사안은 접경지역 부대 위수지역 확대다. 화천군, 철원군 등 접경지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북한의 비핵화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국방개혁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안일한 처사라는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섣부른 위수지역 확대가 국민은 물론, 국가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위수령 폐지 이어 내년 장병 위수지역 확대 추진…“국민 목숨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
 
‘위수령’은 부대가 한 지역에 계속 주둔하면서 지역의 경비와 군대의 질서 및 군기 감시, 시설물 보호 등을 위해 지난 1950년 3월 대통령령으로 최초 제정됐다. 위수령은 경찰력으로 대응이 불가능한 소요가 발생했을 때 군 병력을 긴급 투입하는 내용을 주 골자로 한다.
 
위수령이 시행되는 동안 육군 장병은 외출·외박 시 부대가 속한 지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외출, 외박 중인 육군 장병들과 직업군인들은 주둔지 인접한 곳에서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국가비상사태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위수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폐지됐다. 지난 정권 대통령 탄핵 당시 위수령을 근거로 군 병력 투입이 검토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이에 국방부는 위수령 폐지령안을 내놨고 지난 9월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처리돼 6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위수령이 폐지된데 이어 국방부 적폐청산위원회가 접경지역의 위수지역 폐지까지 권고하자 국민들은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접경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포감까지 확산되고 있다. 북한 비핵화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위수지역까지 폐지하는 것은 국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김해인 기자] ⓒ스카이데일리
 
반발이 고조되자 국방부는 대중교통으로 2시간 이내 복귀할 수 있는 지역으로 위수지역을 확대하겠다는 절충안을 내놨다. 절충안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 고양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1군단 장병들은 서울, 인천 등으로 외출을 나갈 수 있게 된다. 2군단은 강원도 화천과 철원을 벗어나 춘천까지, 3군단도 강원도 양구·인제·홍천을 벗어나 춘천·양양까지 외출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민들의 우려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비상상황에서 국민들의 안전을 장담하기 어려운 거리라는 반응이다. 직업군인으로 일하다 전역 후 철원군 와수리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는 최인환 씨는 “그간 남북 관계는 좋은 기조를 유지하다가도 한순간에 악화돼 왔다”며 “북한이 지금은 웃고 있지만 언제 배신할 지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위수지역을 대중교통 2시간 이내 지역으로 확대하면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전쟁 발발 시 초기대응이 되지 않으면 지역 접경지 인근 주민들이 가장 먼저 목숨을 잃는다”고 피력했다.
 
시민들도 위수지역 확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긴 마찬가지였다. 포천시민 이수옥(43·여) 씨는 “군인인 남편을 두고 있는 사람인데 그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남북관계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해오는 모습을 수없이 목격했다”며 “불과 몇 년 전 북한이 경기도 연천군에 포격했을 당시 만해도 지역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말했다.
 
섣부른 위수지역 해제는 군대 내 사고와 직결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3군단 한 사단에서 중위로 만기 전역한 이경곤(27·남) 씨는 “복무시절 인사장교로 일하며 위수지역을 이탈한 병사를 많이 봐왔다”며 “위수지역을 이탈한 장병들 중 복귀시간을 지키지 못해 소위 말하는 ‘탈영’처리 돼 징계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국방부 장병 사기 측면 고려 확대 의지 고수에 전문가들 “다른 대안 마련해야”
 
▲ 국방부는 당초 계획했던 위수지역 폐지에서 위수지역 확대로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조차도 긴급상황 발생 시 초기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병사들 사기 진작 차원에서 이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사진은 경기도 포천시 운천리를 서성이는 장병 ⓒ스카이데일리
 
위수지역 폐지 및 확대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도 국방부는 장병들의 사기 등을 고려해 위수지역 확대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도 당초 외박제한 규정을 완전히 폐지하려는 계획과 달리 군부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위수지역 부분 확대라는 절충안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지역 주민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내년 1월에는 결론을 지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방부가 군장병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위수지역을 확대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다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전쟁이 없는 평상시에 병사들의 외출·외박 이동에 제한을 두지 않아 병사들의 인권 및 사기를 증진 시키고자 하는 국방부의 취지는 이해가 간다”면서도 “군대라는 곳은 항상 ‘만에 하나’를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는 조직인 만큼 지금 당장 남북관계가 좋아졌다고 경계를 풀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 교수는 “정 군사들의 사기를 증진 시키고자 한다면 위수지역 해제나 확대처럼 위험부담이 큰 정책변경 보다는 외출일수를 높여주거나 영내에서 병사들의 처우 및 복지를 증진시켜주는 대안책을 세워야한다”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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