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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 돕는 척 중국의 치졸한 강대국 허세

스카이데일리 사설(社說)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6-10 00:02:50

중국은 G2를 자처하며 미국과 경제, 군사, 외교 등에서 공개적으로 대항마 행보를 해 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위세가 허장성세임이 드러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그 상징적 사건이 되고 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전 방위적인 고율의 관세폭탄은 짧은 기간 동안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돼 왔다.
 
미국은 일사분란하게 관세로 중국의 사지를 묶은 뒤 다시 반격을 하지 못하도록 환율로 방어막을 쳤다. 미국은 외형만으로만 본다면 한국판 삼성인 화웨이도 심부를 헤집어 놓았다. 중국은 국가적 자존심이자 돈 줄이 돼 온 국영기업이나 다름없는 화웨이 간판까지 내려야 할 위기에 처했다. 나아가 숙적 대만과도 국시의 근간을 놓고 정체성 대결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미-중 사이에서 어정쩡한 스탠스를 보이면서 갈지(之)자 행보로 마치 정신없는 춤사위를 추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모종의 결단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저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전면전이 무역과 환율 이외에도 기술, 기업, 안보, 외교, 체제, 인권 등의 분야로 확전되면서 장기전 양상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운신의 폭이 좁아진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로 달려가 푸틴 대통령과 긴급 회동하고 전략적 동반자라며 손을 맞잡았지만 그 악수가 얼마나 오래갈지는 미지수다. 소위 글로벌 왕따가 돼 가고 있는 중국에 러시아가 얼마나 대놓고 지원군이 돼줄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할 상황인 탓이다.
 
주지하다시피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에 국민들의 먹거리를 의존해 온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제 코가 석자라고 할 만큼 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중국 못지않게 국제사회의 외톨이 신세로 전락했다. 중-러의 공통점은 신흥 강대국 또는 과거의 초강대국으로 허세를 부리면서 빈국이나 약소국을 돕는 척 하거나 든든한 우방인 듯 거짓 행세를 하고 있는데 있다.
 
중-러는 이처럼 약자를 대상으로 무차별 이권을 챙기는 치졸한 행태를 보여 왔다. 마치 양의 탈을 쓴 늑대의 행보를 해 왔다는 게 국제사회의 여론이기도 하다. 실제로 중-러의 직·간접 지원을 받거나 도움을 받은 국가들은 한결같이 더 가난해 지고 나라가 망할 정도로 잇따라 위험한 지경에 빠져들었다.
 
특히 시진핑의 글로벌 패권욕이자 중국몽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무자비한 횡포는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약소국을 향한 현대판 제국주의적 약탈 사례로 꼽힌다. 인도-태평양을 하나로 묶는 해상로(一路)와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신 실크로드 대상로(一帶)를 중국 중심으로 끌고 가겠다는 야무진 꿈은 말 그대로 꿈만 야무진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그래서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는 대상이 미국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 중국의 적은 전 세계 여론을 등에 업은 미국이라는 점을 분명히 곱씹어야 한다. 이를 간과하거나 애써 모른 체 하는 가운데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은 러시아와 손을 맞잡은 것은 자기무덤을 더 깊게 더 크게 팠을 뿐이다.
 
아울러 중국이 글로벌 외톨이로 전락해 가고 있는 것은 내부의 원인에 있다는 것을 적시하고 싶다. 중국 공산당은 누가 봐도 일당독재 전체주의 체제의 성격을 띤다. 중국의 자유시장도 내막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국영기업이 이끌어 가는 반쪽자리 자본주의다. 이 같은 공산당 독재를 기반으로 한 국영자본주의 성격은 치명적인 내부 모순을 키워 왔다.
 
그 결과 중국 공산당 스스로 자폭장치를 작동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젠 돌이킬 수 없이 광범위하게 퍼진 부정부패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초침소리로 울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조차 공산당의 운명이 다한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새어 나올 정도다. 해외로 빼돌린 고위 간부들의 막대한 자산들을 미국이 들여다보고 있고 언제든 이른바 ‘관리’에 들어갈 수 있는 배경에 중국 공산당의 진짜 위기가 숨어 있다.
 
과거 냉전 시대 미국과 유일 대항마로 호적수가 돼 왔던 구 소련만 봐도 공산당 독재가 일찌감치 막을 내리고 20년이나 지났다. 스탈린의 수백만 피의 대가로 세워진 소련 공산당처럼 중국 공산당도 모택동 문화대혁명 시절 수백만 피의 대가라는 업보를 공히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 피를 먹은 업보는 대부분 전체주의로 이어졌다. 차별이 없는 유토피아 건설이라는 호화찬란한 거짓 깃발을 내건 이들의 살육전은 ‘정적 제거 프로그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늘에 가려진 중국의 인권문제는 그 실증적 연장산성에 있는 사안이다.
  
미국은 중국 정체성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대만을 국가로 거론하고 인권 문제를 잊을 만하면 제기하면서 사실상 공산당 심장부를 향해 화살을 날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자심감이 과연 초강대국이라는 힘만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중국 공산당은 위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일대일로에 참여한 많은 빈국들이 잇단 위기에 내몰린 것은 실로 중국의 자충수다. 무지막지한 고액·고율의 차관과 이자를 갚지 못할 시 무차별적인 인프라 몰수 등의 행위는 어느 모로 보나 G2를 자처하는 대국이 할 행동이 아니다. 전쟁 혈맹이라며 든든한 후견국을 자처하는 북한 지도부도 김정일 유훈이 나올 정도로 속내는 중국을 믿지 못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사드보복이라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하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대국답지 못한 나라로 일찌감치 신뢰를 잃었다. 자신들은 우리의 턱밑 대륙의 동쪽에서 대한민국 곳곳을 정 조준한 가공할 핵미사일 또는 첨단 미사일들을 수백기 이상 배치해 언제 어느 때든 일거에 초토화 시킬 무력을 갖추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최소한 자위적 행사를 오만하게 비판하고 온갖 치졸한 보복을 일삼는 행위를 한 것은 졸부의 근성과 다르지 않았다.
 
중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진심어린 충고를 한다면 중국의 적은 미국이 아니다. 중국은 경제·군사·외교·문화 등 대부분 면에서 미국의 호적수가 되지 못한다. 중국에 융단폭격을 퍼붓는 미국에 전 세계의 나라들이 이심전심 동조하고 있는 것이 진짜 위협적이고 현실적인 적이다.
 
중국굴기, 대국굴기를 외치면서 자신들만의 배를 불리는 행태로 연대를 같이하는 국가가 있을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힘의 논리로 함께 하는 약소국들에게 툭하면 으름장을 놓거나 협박을 넘어 강탈까지 하는 식은 오래가지 못한다. 최근에는 화웨이 사태와 관련해 우리 삼성과 SK 등에 비참한 결과를 운운하며 수준 이하의 협박을 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중국 주도의 금력(金力)을 쥐고자 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사상누각이다.
 
우리 정부는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까지 출범시키면서 중국에 긴밀히 다가가고 있어 우려스럽다. 그 연결의 핵심고리에 북한까지 있다. 북-중-러 경제벨트라는 신북방정책에 국정의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의 행보는 작금의 중국을 보면 위태롭기 그지없다.
 
친중국 오버 행보를 하는 것은 잠재적 위험을 키우는 일이다. 낡고 썩어 무너져 내리기까지 한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공산 이념을 영혼으로 신봉하는 독재체제가 오래 갈 것이라고 보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는 이웃한 중국이 모든 면에서 함께 발전해야 이롭다. 하지만 변할 기미가 거의 없는 중국이다. 이런 중국과 실리적 거리를 둬야 할 뿐만 아니라 중국이 후견하는 척을 하고 있는 북한을 향해서도 동시에 확실한 거리를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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