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금융, 실체 없는 시대 발맞춰 법제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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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27 09:52:02

P2P(peer to peer·개인간거래) 금융시장이 6조원 규모로 성장하며 금융산업의 플랫포마이제이션(Platformization·온라인 기반 플랫폼 의존도가 증대되는 현상) 시대가 앞당겨지고 있다.

고객들은 더 이상 은행을 직접 찾아가 창구에서 은행원을 만나지 않아도 된다. 비대면 온라인 금융 플랫폼이 범용화를 통해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금융사들 역시 앞다퉈 자동화된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드어드바이저를 도입하고 있다. 계좌개설과 대출심사 등의 금융상담도 직접 지점을 방문해 서류를 제출하는 일이 사라지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에 통한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24간 언제든 원하는 장소에서 비대면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해 개인 간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P2P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정확한 법적 테두리가 없어 투자자들의 피해와 부작용 문제도 심각히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P2P 금융시장에 대한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전해철 의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P2P 금융업체를 통한, 누적대출액이 6조 25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2016년 말의 6289억원에서 2년 반 만에 10배 규모로 증가한 것이이다.

2017년 말에는 2조 3400억원, 2018년 말에는 4조 7660억원이었다. 또한 6월 말 기준으로 220개 P2P 금융업체를 통한 대출 잔액은 총 1조 7801억원으로, 연체율은 11.98%이다. P2P 금융 연체율은 2016년 말에 4.84%에서 2017년 말에는 7.51%, 2018년 말은 10.89%로 상승하고 있다.

P2P 금융업체를 통한 거래가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된 금융감독원(금감원) 민원도 증가하고 있디. 2015년 9건에서 2016년에는 34건으로 증가했으며 2017년에는 62건으로 대폭 늘었다. 더욱이 2018년에는 2017년에 비해 30배나 증가한 1867건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79건)에 비해 12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이는 금감원이 민원관리 시스템 상 ‘P2P’ 관련 유형은 따로 관리하지 않아 키워드 검색을 통해 추출한 숫자다. 즉, 금융감독원이 그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에 따라 P2P 금융업체를 통한 금융거래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금감원 민원 창구로 몰려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P2P 금융에 관련된 규정이 마땅치 않기에 민원을 넣어도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정확한 P2P 투자 가이드라인이 정립하고 못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법적 테두리 밖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2017년 P2P금융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대출채권 공시를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율적 규제이기에 한게가 있다. P2P 업계에서도 법적 강제력이 없다 보니 투자금 유용이나 횡령, 부도, 허위공시 등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호소하지만 정확한 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추후 온라인 비대면 금융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소비자들에게 질적인 서비스를 확대하려면 P2P 금융에 대한 적합한 법적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할 것이다. 플랫포마이제이션을 통해 당장 수중에 몇 억원이 입금되거나, 인출돼도 이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

이처럼 실체 없는 금융거래가 이뤄지는 시대에 맞춰 P2P 금융에 대한 제도 마련은 물론, 시대적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야한다. 따라서 P2P 금융법의 법제화를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결하고, 금융당국의 대응 방안 마련을 통해 건강한 금융 생태계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지영 기자 j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