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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코로나 방역책임 전가에 분노한다

기독교를 주범으로 몰아가는 듯…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은 어디에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8-29 11:34:37

“너희가 내게 부르짖으며 내게 와서 기도하면 내가 너희들의 기도를 들을 것이요.”<예레미아 29 : 12>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인간이 가진 감정 중 분노만큼 불편한 것이 또 있을까? 인간관계의 장애물이며 여러 범죄의 원인인 분노, 그래서 많은 종교가 분노를 참거나 없애라고 말한다. 과연 분노는 없애야만 하는 것일까? 아닌 것 같다. 없앨 수도, 없어질 수도 없는 것이 분노다. 다른 감정과 마찬가지로 나를 절제하기 위한 일정량의 분노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보통 화가 나면 내 감정을 건드린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더 큰 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이는 상대방에게 적개심을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분노 해소 방법이 필요하다. 더구나 한 국가의 최고지도자라면 더욱 더 분노를 자제할 수 있어야 하고. 분노 이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필요시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도 검토하겠다”며 “정부가 책임지고 주거의 정의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헛발질이 될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시장 혼란을 일으킨 주범은 다름 아닌 정부다. 정부가 스물세 번에 걸쳐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시장은 혼란스러웠다. 감독기구 설치는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민간요법 수준의 엉터리 약을 복용하라며 시장을 윽박지르는 격이다.
 
그랬던 대통령이 이번에는 한국 교회 지도자들을 만나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를 암시하며 “방역을 방해하는 특정 교회가 국민의 삶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방역을 방해한 일부 교회가) 적어도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지금까지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다” 며 “한국의 방역이 한순간에 위기를 맞고 있고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 한숨 돌리나했더니 국민들의 삶도 무너지고 있다”고 가시 돋친 말을 거침없이 했다.
 
자신에게 칼날을 들이대는 눈엣가시 같은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를 싸잡아 분노를 터트린 것으로 비춰진다. 순간, 정부의 코로나 방역체계의 잘못을 기독교에 떠넘기며 교계의 분열을 바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서기 64년 7월 18일 로마 시에 대화재가 발생했다. 거대한 불길은 로마제국 수도 거의 대부분에서 6일 동안 밤낮으로 걷잡을 수 없이 타올랐다. 이 화재로 거대한 도시의 절반이 잿더미로 변했다. 화재 후 네로는 복구를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법률을 발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네로가 자신의 황금 저택을 지을 대지를 개간하기 위해서 또 로마시보다 더 찬란한 도성을 짓고 싶어서 불을 냈다고 확신했다. 수만 명의 로마시민들은 삶의 터전을 몽땅 잃게 되었다.
 
황제 자신이 화재를 계획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자 네로는 자신의 안전에 위험을 느꼈다. 그는 책임을 전가시킬 희생양이 필요했다. 네로는 기독교인들을 선택했다. 게다가 주로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이 사는 두 지역은 불에 타지 않았기 때문에 네로는 기독교인들이 방화범이라고 뒤집어씌워 잔인한 박해를 시작했다.
 
화재 발생의 모든 책임을 유대교에서 갈라진 기독교인들에게 돌리기 위해 기독교인들을 무차별 학살하였다. 무죄한 그리스도인들에게 가혹한 고문과 핍박을 가해졌고 무고한 피가 흘려졌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로마에 전염병까지 돌아서 수천 명이 죽자 민심은 대부분 황제를 외면했다. 반란이 일어나고 군대와 친위대까지 배반하자 네로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현 정권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마디 더 덧붙인다면 현 정권이 ‘항아리 속에 물건을 움켜쥐고 쩔쩔매는 원숭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항아리 안에 있는 손을 펴면 살 수 있는데 탐욕에 빠져 손을 펴지 못하다보니 사람에게 잡혀 죽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듯 시민들의 개별적인 의사 표시를 넘어 국회의원들과 국무총리, 법무부 장관까지 합세해 판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5일 “잘못된 집회 허가로(방역이) 다 무너졌다”고 말했다. 소규모 교회모임을 성급히 풀고, 임시 공휴일을 지정해 광복절 연휴에 놀러가라고 부추긴 정부의 방역 실패의 책임을 집회를 허가해 준 판사와 교회에 돌리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 이는 명백한 사법부의 독립을 해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심지어는 청와대 게시판에 그 책임을 물어 판사를 해임하라는 청원까지 뜨는 것은 사법부를 행정부 밑에 두고 좌지우지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마음에 들지 않고 내 편이 아니면 실명을 거론해 압박하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짙다. 이 또한 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지금 상황이 과연 판사들이 소신대로 판결을 할 수 있는 분위기인가 묻고 싶다.
 
문 대통령은 “특정 교회에선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오히려 방해를 하면서 지금까지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그 교회 교민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확진자도 거의 300여명에 달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마치 코로나 확산 지원지가 특정교회인 듯 지칭했다.
 
광화문 체류자 4154명 중 38명이 확진자로 밝혀졌다고 한다. 확진율 0.9%. 대조군과 같거나 오히려 낮다. 광화문 집회가 확산의 요인이라면 2주 잠복기를 지나면서 광화문 집회자들의 확진율이 올라가야 하는데, 8·15 집회 직후의 1.0%와 거의 같거나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방역체계를 무너뜨린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하고 또 그의 망언과 행동에 대해서는 교계차원에서 파문까지도 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법부와 교계 교단에서 할 일이지 정부가 나서서 할 일은 아니다. 자칫 종교 탄압으로 비쳐질 수가 있다.
 
대통령의 초대를 받고 청와대를 방문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 회장은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예배)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 크게 놀랐다” 며 “정부가 방역을 앞세워서 교회를 행정명령 하고 교회는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민망할 뿐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가 교회나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문 대통령의 면전에서 “종교가 어떤 이들에게는 취미일지 모르지만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게는 종교의 자유라는 것은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다”고 반박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일부 교회를 겨냥해 연일 강경 발언을 이어간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진보성향의 모 교단은 전광훈 목사를 코로나 확산 주범으로 싸잡아 비난하며 문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자칫 문 정권의 획책(종교탄압)에 말려들어 자신들조차 무너지는 것을 생각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집권 세력은 아직도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조국, 손혜영, 윤미향, 오거돈, 박원순, 추미애의 위선에 지친 국민들을 여전히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문 대통령은 3년 전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며 반대자들까지도 대화를 통해 포용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은 임기 절반이 넘어서도 지켜지지 않았다. 오죽하면 국민들은 “대통령이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대통령은 앵무새인가?” 묻고 있다.
 
이제라도 눈과 귀를 가리는 무능한 간웅들을 쳐내고 직언과 반역(叛逆)을 받아들여 취임 때 국민에게 약속한 선한 초심을 실현하기를 바란다. 상식을 거부하고 민주주의를 질식시키는 진영의 정치, 패거리 정치는 지긋지긋하다.
 
모두가 하나를 위한 ‘에스맨’이 된다는 건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이 어렵게 세운 민주공화국의 위엄이 이렇게 무참히 허물어져서는 안 된다. 시간이 없다. 우리 국민은 지금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초기의 따듯함에 취해 침묵으로 있을 때가 아니다. 독주하는 법무부의 인사대란, 20만명을 넘어선 문 대통령의 폐부를 찌른 쓴 소리 상소문에 대해서도 분명 답을 해야 할 것이다.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에베소서 6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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