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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환경파괴 현장을 가다(中-수질)

페놀 유출사건 30년… 전국 곳곳엔 여전히 ‘생명수 오염’ 망령

13만명 거주지 한복판 흐르는 하천서 악취·오수

하천 유지용수 공급 중단에 우수관 통한 오수 유입

ESG 나 몰라라… 발전소 온배수 ‘뒷짐 진’ 공기업

한원석기자(wshan@skyedialy.com)

기사입력 2021-04-12 00: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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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성복천은 4만9000세대, 13만명이 거주하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인접해 있어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아 왔다. 그런데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와 오수, 거품 등의 현상이 발생하는 등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박선옥 부장|한원석 차장·배태용·한대의·정동현 기자]  1991년 한강, 금강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하천의 하나인 낙동강 유역에서 페놀 유출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대구뿐 아니라 낙동강 하류의 부산 일대 상수원에서까지 페놀이 검출되는 큰 소동이 일었다.
 
해당 사건을 일으킨 기업은 불매운동에 직면해 결국 소비재 산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당시 사건은 빠른 산업화 과정에서 환경문제를 가볍게 여겼던 우리나라의 어두운 일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국민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물은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물질로 인간의 몸의 70%를 구성한다. 사람은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22억명에 이르는 사람들은 깨끗한 식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7억8500만명은 도보로 30분 거리 내에 접근할 수 있는 깨끗한 식수원이 없으며 1억4400만명은 정수처리가 되지 않은 지표수를 그대로 마시는 실정이다.
 
악취·오수로 오염된 지역민들의 휴식공간… “원인은 결국 사람”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맑고 깨끗한 수자원을 보유한 나라다. 수질 정화 작용을 하는 화강암이 전국 곳곳에 분포된 덕분이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석회암이 많은 지질적 요인으로 인해 아무 물이나 함부로 마실 수 없는 것과 대비된다. 전 세계에서 이러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미국, 호주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각 지방에서 선출된 단체장은 주민들을 위한 지역 환경 관리에 보다 더 신경을 쓰게 됐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각 지역별로 하천변 공원이 만들어졌고 주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장소로 자리매김 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성서1교 인근에서 오수가 성복천으로 흘러들어가는 모습, 거품 낀 오수가 성복천의 줄어든 수량으로 인해 흐르지 못하고 고여 있는 모습, 우수관로를 통해 나오는 오수, 성복천 오염물질. [사진=용인환경정의 제공]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일대의 성복천도 그 중 하나다. 인근에 위치한 해발 448m의 형제봉에서 발원하는 성복천은 용인시 성복동과 풍덕천동을 지나 죽전동에서 탄천으로 합류된다. 그동안 용인시는 성복천을 맑은 하천으로 홍보해왔고 2014년에는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아름다운 소하천’으로 지정된 바 있다.
 
그런데 지난달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와 오수, 거품 등의 현상이 목격됐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지역 환경단체인 ‘용인환경정의’ 관계자들이 지난달 22일 현장 실사를 한 결과 오염은 사실로 드러났다. 오수 유입 등으로 인해 수질은 탁해지고 거품이 낀 곳도 있었다. 하천 바닥 곳곳에서는 오염 물질들도 발견됐다. 또한 코를 찌르는 악취도 맡을 수 있었다.
 
용인환경정의에 따르면 성복천이 탄천에 합류하는 지점까지 직접 맞닿아 있는 하천변에는 30개 가까운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있다. 성복동과 풍덕천 1·2동에서 거주하는 주민의 수만 올해 3월말 기준 4만9000세대, 13만명에 이른다. 성복천과 맞닿은 지역에는 초등학교도 두 곳이나 있어 자칫 어린이의 건강에도 영향이 미칠 우려도 적지 않다.
 
조사 결과 성복천 오염은 하수처리업체와 지역난방공사, 지자체 등의 관리 부실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 관계자는 “하수처리장(수지레스피아)에서 하천 유지용수를 공급해주는데 지역난방공사에 연결된 관로에서 지난달 누수가 발생하면서 보수공사를 위해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며 “물이 흐르지 못하니까 오염이나 악취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용인환경정의의 이정현 사무국장은 “개발로 인해 주변이 물을 머금지 못해 하천의 ‘건천화(乾川化)’가 진행되면서 하천이 말라 있는 상황이다”며 “이를 막기 위해 공급되던 하천 유지용수가 공사로 인해 끊기면서 오염이 크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빗물만 흘러 들어와야 하는 우수관(雨水管)을 통해 오수가 유입되는데 유입 지점이 너무 많은 데다 오염 시기도 추정하기 어려워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매년 늘어나는 발전소 온배수… 올라가는 수온에 파괴되는 바다 생태계
 
▲ 충남 당진시에 위치한 동서발전 당진발전본부에서 발전소 온배수가 배출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수질오염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육지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구 표면의 70%, 물 총량의 97.6%를 차지하는 바다 역시 빠르게 오염되고 있다. 과거 해양오염은 비닐 같은 쓰레기나 각종 오폐수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각국의 발전소에서 배출하고 있는 ‘발전소 온배수(thermal effluents)’가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발전소 온배수’란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폐열을 흡수하는 냉각수로 사용한 후 온도가 상승된 상태로 방출되는 배출수를 말한다. 이는 자연적인 바닷물보다 약 7℃ 정도 높아 유엔 해양법 협약은 온배수를 직간접적으로 해양생물에 해롭거나 해양의 쾌적한 이용을 저해시키는 오염물질 중 하나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발전소 온배수 배출량은 늘어나는 추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호 의원이 지난해 10월 한국수력원자력과 5개 발전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로부터 제출받은 ‘발전사 온배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의 발전소 온배수 배출량이 399억2500만t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배출량은 약 1억7000만t으로 2010년의 1억3000만t보다 30% 가량 늘어났다. 발전소 냉각수로 사용되는 물의 사용 전 측정된 온도와 사용 후 배출구로 배출되는 온도 차이는 평균 7.2℃, 최고 14.4℃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전자회사들은 각 발전소가 배출하는 온배수를 온배수 양식장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활용되는 온배수는 저조한 실정이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온배수 배출기준이 빠르게 마련돼야 하며 배출기준에 온도까지 포함시켜 급격한 수온 변화로 인한 생태계 교란을 방지해야 한다”며 “매년 지적되는 온배수 활용은 안전성 검증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수온 상승의 원인인 온배수 배출에 대한 관리를 철저하게 해 에너지 전환 정책의 방향성에 맞게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원석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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