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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환경파괴 현장을 가다(上-산림·간척지)

산·바다 헤집는 국토파괴 만행 뒤엔 부동산·탈원전 정책 실패

글로벌 트렌드 거스른 경제·정치 논리에 잡음 무성

수도권 외곽 곳곳 산림 훼손 타운하우스 개발 만연

SK E&S 태양광발전소 추진에 주민·철새 생존 위협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4-12 0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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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28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변호사들과 환경운동가들이 만든 비정부기구인 ‘스톱 에코사이드(Stop Ecocide)’는 환경파괴를 국제범죄로 규정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환경파괴를 ‘환경살해’라는 개념의 국제범죄이자 전 인류에 대한 범죄로 이해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처벌을 가해야한다는 취지다. ‘스톱 에코사이드’는 올해 6월까지 범죄가 될 수 있는 환경파괴의 기준을 정리해 국제형사재판소가 심판 및 처벌할 수 있는 국제범죄로 만드는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에도 최근 환경파괴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 환경오염에서 비롯된 각종 경제적·사회적 피해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어서다. 선진화 된 국민 인식도 환경오염에 경계감을 더욱 드높이는 요소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는 환경파괴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의 행위는 이미 주변 지역민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야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우리나라의 환경파괴 현장을 찾아 상·중·하 3편에 걸쳐 문제점을 파헤쳐보고 기업과 일반국민에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한다.

▲ 최근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환경을 훼손하며 개발을 일삼는 사례가 존재한다. 경기도 용인시에선 최근 다수의 디벨로퍼가 산지를 깎아 타운하우스로 개발해 산림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청명산 인근 타운하우스 공사현장.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박선옥 부장|한원석 차장·배태용·한대의·정동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환경보호는 단순히 자연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서 미래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투자라는 점이 부각되며 미국을 필두로 세계 각국이 친환경 정책을 강화한 결과다. 세계적 트랜드에 맞춰 우리나라 기업들도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관련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도 여전히 생명과 시류를 거스르는 사례가 존재해 주변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친환경이라는 세계적 트랜드를 외면한 채 당장 눈앞의 작은 이익을 좇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중에는 인류의 허파라 불리는 산림을 마구잡이로 훼손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이들도 포함돼 있다.
 
경기도 용인 곳곳엔 민둥산 천지… 산 깎아 타운하우스 짓는 개발사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서울·수도권 집값이 폭등하면서 서민들이 점차 외곽 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파악한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자)들은 경기도 외곽 지역에 토지 등을 매입해 타운하우스로 건축해 분양에 나서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산림 등이 훼손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기도 용인시 등지에는 최근 몇 년 사이 다수의 타운하우스가 개발되면서 막대한 산림이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청명산 기슭 안팎에는 다수의 타운하우스가 조성 중이다.
 
시행사 N사는 이곳 일대 산을 매입한 이후 R타운하우스를 건축해 분양하고 있다. 현재 1차 21세대를 분양한 상태며 향후 지자체 인·허가 단계를 거쳐 앞으로 2~5차가량 더 지어 분양할 계획이다. N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건축 및 분양을 하는 이유는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서다.
 
▲ 경기도 용인시 청명산 일대에 디밸로퍼들이 타운하우스를 개발하고 있는 이유는 다른 지역에 비해 경사도 개발에 따른 규제가 완화돼 있어서다. 사진은 용인시 기흥구 청명산 공사현장에서 바라본 타운하우스 전경. ⓒ스카이데일리
  
개발 면적이 5000㎡을 넘거나 30가구 이상의 타운하우스일 경우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N시행사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땅을 쪼개서 개발·분양했다. 현재 용인에는 N사와 같이 법의 빈틈을 찾아 타운하우스를 개발해 분양하는 개발사가 수십 군데나 된다. 산을 깎아 개발에 나서는 사례가 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만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집중 호우 등이 발생하면 대형 재난 등이 발생할 우려가 적지 않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강수미 씨(30대·가명)는 “최근 몇 년 사이 하갈동 일대에 부동산 개발사들이 들어와서 산을 깎아서 타운하우스 등을 만들었다”며 “지금 분양한다고 광고를 하고 있는 R타운하우스는 물론이고 그 뒤편에 있는 H아파트도 산을 깎아서 올린 건물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좋은데 인류의 생명 같은 녹지를 없애 가면서 짓는 주택은 반대한다”며 “분양가가 싼 것도 아니고 개발 업체가 폭리를 취하는 식의 주택공급인 만큼 과연 제대로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기흥구민 백정태 씨(30대)는 “요즘 돈에 눈이 먼 부동산 개발사들이 산림을 훼손하고 타운하우스를 만들어서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림을 훼손하고 가격도 비싸면 개발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이조차도 제대로 안 돼 있다. 공사 기간 중에는 막대한 먼지와 공사소음을 발생시켜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비가 오면 산사태가 일어날까 불안에 떨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화살은 용인시로 향하는 모습이다. 시가 당초 개발허가를 해주지 않았다면 이러한 개발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용인시에 있는 다수의 산지에 이러한 타운하우스가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시의 경사도 기준이 다른 지역에 비해 완화돼 있기 때문이다”며 “경사도 기준은 일정 경사도를 넘는 경우 개발을 불허하는 일종의 난개발 방지책이기 때문에 조건이 맞으면 지자체는 인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최근 SK E&S가 전남 영암에서 원전 2기에 맞먹는 규모의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주민들이 환경 파괴 등을 우려하며 사업 추진 반대 의사를 보이자 SK E&S는 사업을 보류한 상태다. 사진은 전남 영암군 미암면 태양광 사업 예정지.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은 주택공급은 좋지만 자연 녹지를 보전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경사도 기준에 손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사도가 높은 산에 집을 지으려면 과도한 절·성토와 옹벽 설치가 이루어진다”며 “이는 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산사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산지 난개발은 경기도 곳곳에 만연하다”며 “자연 경관을 크게 해치고 다른 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기후위기와 지진을 대비한 도시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자본 앞세운 태양광발전사업… 농민·철새 삶의 터전 빼앗길 판
 
문재인정부가 탈원전 사업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의욕을 갖고 장려하는 태양광 산업 역시 우리나라의 산림과 자연을 해치는 또 하나 주범으로 손꼽힌다. 전남 영암군에서도 최근 SK그룹 계열 에너지 기업인 SK E&S가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영암군 등에 따르면 SK E&S가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려는 지역은 연암군 삼호·미암면 일대 간척 농지다. 이곳의 대지 규모는 16㎢(500만평)으로 토지주에는 지역민이 다수 포함돼 있다. SK E&S와 사업파트너인 Sollease E&D(쏠리스이앤디)는 이곳 일대 토지주들과 20년 임대차 계약을 맺고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SK E&S가 건립하려는 태양광발전소의 규모는 2GW규모로, 이는 원전 2기와 맞먹는 발전량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영암군의회, 군민 등은 집단 반발에 나선 상황이다. 간척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것은 자연 생태계를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일자리 터전도 빼앗는 처사라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이 반발이 심화되자 SK E&S는 사업을 잠정보류 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파트너인 쏠리스이앤디는 여전히 사업을 추진 중이다.
 
▲ 사업 예정지는 해마다 철새들이 지나는 자리인 만큼 태양광발전소가 건립될 경우 철새들의 도래지를 빼앗아 생태계를 훼손시킬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K E&S는 사업을 잠정 보류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파트너인 쏠리스이앤디는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영암군 마을 곳곳에 붙어 있는 반대 현수막. ⓒ스카이데일리
 
주민들은 대기업인 SK E&S가 국민 정서를 생각해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사업파트너가 강행 의지를 보인 이상 결국엔 함께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간척지 임대 계약을 추진할 당시 쏠리스이앤디가 막대한 규모의 보상금을 제안한 바 있어 SK E&S가 배후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겉으로는 기업 이미지를 위해 손을 떼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성식 미암면 태양광발전소건립 반대위원회 공동 위원장은 “SK E&S가 태양광 사업을 추진한 이후 사업파트너인 쏠리스이앤디는 임대차 계약을 맺어주면 2억원짜리 스마트팜을 무료로 주겠다느니, 발전기금을 내겠다느니 하면서 토지주들을 현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중 일부는 토지 임대차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이제 와서 SK E&S는 사업을 잠정보류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며 “그런데 사업파트너인 쏠리스이앤디는 여전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사실 SK E&S의 사업 보류 주장을 믿는 주민들은 하나도 없다”고 토로했다.
 
심양심 미암면 태양광발전소건립 반대위원회 공동 위원장은 “사업을 하겠다고 주민들을 현혹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사회 공헌에 책임이 있는 대기업이 돈을 벌겠다고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다”며 “그곳 간척지는 철새들이 해마다 겨울나기를 하는 곳인데 그런 곳을 태양광발전소로 짓는다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마저 망각한 처사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있는 태양광 사업이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병성 환경운동가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더불어 태양광 사업 시행에 대한 규제 등이 완화되면서 최근 태양광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보통 태양광 패널은 산지를 깎거나 저수지, 바다 수면 위에 패널을 깔아 설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는 야생동물의 삶의 터전을 막는 처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태양광 발전지 모듈과 전지의 납과 같은 중금속이 수질과 토양에 스며들 수 있다”며 “산과 바다, 농지에 태양광 발전 사업을 설치하는 것은 국토파괴 범죄나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배태용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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