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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정치보복에 속 타는 민심 (上-인프라)

국익 팽개친 무분별한 역대 정부 성과 지우기에 민심 뿔났다

농업·교통·관광 등 지역경제 효자된 공주보(洑)

설치 땐 환경파괴 핑계, 해체 땐 경제성 딴죽

세계가 인정한 한국원전, 정부만 애물단지 취급

박정은기자(jepark@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4-05 0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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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전체 응답의 32%에 불과했다.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전 연령대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많았다. 부정 평가는 20대(18~29세)의 경우 52%(긍정 25%) △30대 57%(36%) △40대는 47%(43%) △50대 61%(36%) △60대 이상 67%(26%) 등이었다. 응답자들은 부정 평가의 이유로 ‘부동산 정책(40%)’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7%)’ ‘내로남불 등의 불공정 행태(4%)’ 등을 꼽았다. 역대 정부에 비해 자신들의 색깔을 유독 뚜렷하게 앞세웠지만 결국 민심과 동 떨어진 색깔이었음을 방증하는 결과로 분석된다. 여론 안팎에선 과거를 지우기에만 몰두하고 국민은 ‘표를 주는 사람’ 정도로만 치부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주를 이룬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현 정부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 영향을 미친 ‘정치보복으로 인한 국민 피해’ 실태를 상세히 살펴봤다. 관련 내용을 인프라, 부동산, 사회 등 세 편으로 나눠 취재·보도한다.

▲ 공주보 인근 주민들은 현 정부의 공주보 해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사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공산성 성곽에서 바라본 금강의 모습(백제큰다리 밑을 흐르는 금강물이 말라 모래 바닥이 훤히 드러나 보인다). [사진=박정은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문용균 팀장|오주한·오창영·박정은 기자] 4대강 보 해체, 탈(脫)원전 정책 등은 현 정권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사안이다. 과거 정부가 추진한 정책에 대해 현 정부는 ‘국민을 위한 일’이라며 ‘무(無)’로 만드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현 정부의 과거 정부 공적 지우기 작업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정확한 분석을 통해 진행되는 것이 맞는지,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아닌지 등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농업·교통·관광 부문에서 시민 우려 초래하는 공주보 해체 반대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올해 초 금강에 설치된 백제보와 영산강에 설치된 송촌보는 상시개방, 세종보(금강)와 죽산보(영산강)의 완전 해체, 공주보(금강)의 부분 해체 등을 결정했다. 이명박정부 당시 3년에 걸쳐 진행된 4대강 사업에 손을 댄 것이다. 4대강 사업 시작 당시부터 환경 문제를 이유로 이를 반대했던 것과는 달리 해체 이유는 경제성을 들었다.
 
이런 결정에 현지 주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미 수백억원의 혈세를 들여 만든 보를 겨우 수년 만에 해체하는 것 자체가 경제성을 무시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전국에 건설된 보 중 유일하게 상단에 통행이 가능한 다리가 있는 공주보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농업은 물론 교통·관광 분야에서 피해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실제 2019년 7월 13~14일 사이 공주시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수문개방과 관계없이 공주보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변한 사람은 74.8%나 됐다. 공주보 해체를 규탄한다는 최준호 공주보해체반대위원회 홍보위원장은 “국가가 나서서 국민들을 위해 만든 보를 활용도 잘 하고 있는데 해체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해체하는 비용도 많이 드는데 이런 불필요한 일을 고집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 건설 전 매년 장마철마다 홍수로 실종자가 적지 않았다”며 “공주보가 생긴 이후로 심각한 홍수 피해는 한 번도 없었다”며 인명피해 예방에 큰 도움이 됐음을 설파했다. 한평생 농사를 지어왔다는 김윤호 쌍신동 통장(61)은 “보가 물을 가두고 있어야 지하수의 양도 많아진다”면서 “보가 해체돼 없으면 지하수까지 고갈돼 용수 확보가 어려워 농사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토로했다.
 
현재 부분 해체를 앞두고 있는 공주보는 2018년부터 보문을 상시 개방해 물이 담겨 있지 않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김 통장은 “지난해에는 비가 많이 와서 상시 개방인 상태에서도 물 부족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 해에는 가뭄이 찾아 올 수도 있지 않느냐”며 “만약 올해 가뭄이 들면 난리가 난다. 모내기도 제때 못하는 상황이 올 수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보 건설 이전에는 강바닥이 깊지 않아 가뭄이 찾아와도 어떻게든 금강에서 물을 끌어다 쓸 수 있었지만 이제 안 된다”며 “우리가 원하는 건 보를 내버려 두고 제때 문을 닫아 담수(湛水)하고 필요할 때 보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것뿐이다”고 피력했다.
 
▲ 공주시청 앞에서 공주보 해체에 반대하는 공주 시민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공주보해체반대투쟁위원회]
 
공주시민들은 공주보 부분 해체 결정에 영향을 받는 분야는 농업만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공주보가 건설될 당시 공주보의 하단 부분은 보의 기능으로 상단 부분은 다리로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정부는 하단 부분인 보만 해체하고 상단의 다리는 남겨놓을 수 있도록 부분 해체를 추진 중인데 이에 대해 시민들은 안전성이 크게 우려된다고 피력하고 있다.
 
공주시 평목리에 거주하는 윤응진 공주보해체반대위원회 사무국장은 “하단에 보가 지지하고 있는 지금 상태에서도 공도교는 안전진단에서 C라는 낮은 등급을 받았다”면서 “공도교 하부 부분은 일자로 된 콘크리트로 처리를 해뒀는데 아랫부분을 잘라버리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때 가서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다리를 해체해버리면 잘 이용하던 시민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고 주장했다.
 
공주보가 상시 개방되면서 보 개방 전 깊고 찰랑이는 금강을 끼고 우뚝 서 유려한 모습을 뽐내던 유네스코 세계 유산인 공산성도 지금은 모래바닥을 드러내고 실개천처럼 말라버린 금강 위에서 웅장함을 잃어가고 있다. 공산성 근처 금강철교에서 산책을 하던 한 주민은 “상시 개방으로 금강이 말라버린 지 꽤 됐다”며 “강물이 넘실거리는 공산성을 보고 싶다면 장마철이나 백제문화제로 보 문이 닫힐 때 와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9년 전 공주로 귀농해 농사를 지으면서 카페를 겸업하고 있다는 한 카페의 사장 김영선 씨(62·가명)도 “여기 처음 왔을 때는 금강물이 넘실거리는 것이 보기 참 좋았는데 지금은 (상시 개방 여파로) 말라버렸다”며 “가게에 손님이 오시면 보를 해체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뿐이다. 공주시민 중 공주보 해체에 찬성하는 걸 못 봤다. 애써서 지어둔 보를 해체하고, 또 해체한 다음 보완책을 찾기 위해 돈을 쓰다니 그런 쓸데없고 낭비인 일을 대체 왜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설명했다.
 
“무분별한 탈원전에 앞서 지역경제와 국민부담 고려해야”
 
탈원전 역시 현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 중인 정책 중 하나로 지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당시 공약에 탈원전을 포함했으며 2017년 고리 1호기 영구정지 행사에서 탈 원전을 선포했다. 이후 신한울 3,4호기와 대진 1,2호기, 천지 1,2호기의 건설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월성 1호기를 조기폐쇄하며 탈원전 행보를 본격화했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가능성이 희박한 ‘방사능 노출’의 단편적인 면만 보고 장점은 덮어버린 무리한 탈원전 정책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다. 월성 원전이 자리한 지역의 박희순 양남면발전협의회장은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의 해체는 그렇지 않아도 핵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사는 주민들을 더 불안하게 할 뿐이다”며 “발전소, 중저준위핵폐기물, 사용후핵연료, 노후원전 방치 등으로 핵폐기물 종합세트가 될 이 지역에서 살게 될 주민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절대 그렇게 무리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토로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평생 양남면에 거주했다는 오근우 씨(가명)는 “처음 원전이 들어온다고 할 때부터 원전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라에서 꼭 필요하다며 강력하게 주장해 어쩔수 없이 동의했다”면서 “처음 설치할 때 그렇게 고통을 주더니 잊을 만해지니 이젠 또 해체로 고통을 주느냐”고 성토했다. 그는 “4대를 동시다발적으로 해체한다고 해도 15년 동안 우리는 핵폐기물과 방사능 위험에 노출돼 살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까지 원전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기피하는 지역이란 낙인이 찍혀 있었는데 해체 중엔 방문하려는 사람, 살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우리 주민들은 상권은 상권대로 무너지고 집값은 집값대로 무너지고 지원금은 지원금대로 못 받아 생계마저 무너질 판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수의 전문가도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은 환경, 경제, 안보의 3요소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진행돼야 할 탈 원전 정책이 충분한 논의 없이 급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탈원전은 환경, 경제, 안보의 3면을 모두 고려해도 비합리적이다”면서 “정부는 풍력과 태양광으로 대체하고 부족한 부분을 LNG로 채우겠다고 하는데 LNG를 수입해야만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9년도 조사 기준 원자력의 단가는 kWh당 58원, LNG는 kWh당 123원, 태양광은 kWh당 158원이나 됐다”며 “원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12인데 반해 LNG는 490이나 된다는 점에서 환경에도 좋지 않다”며“태양광도 온실가스배출량이 원자력의 4배인 48이나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욱이 우리나라는 1978년부터 원자력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 지금은 아랍에미리트에 4개 원전을 수출할 정도로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게 됐다”며 “향후 세계에서 원자력 수출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원전 사고로 잘 알려진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에 앞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TMI(Three mile island) 원자력발전소에서도 사고가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TMI 원전의 존재를 잘 모르는 이유는 사고 후 피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며 “우리나라는 처음 고리 1호기를 도입할 때 TMI와 같은 가압수형 원자로 설계를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원자로와 기술력을 국산화하는 80년대 자립기를 거쳐 월성, 한빛, 한울 원전을 설계하고 그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욱 안정성을 강화한 한국형표준원자로를 자체 제작했다”며 “또 신형 원자로인 APR-1400을 개발하는 등 세계에서 유일하게 EU와 미국에서 설계인정을 받을 정도로 안정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건설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가 사라지고 기술을 가진 인재가 적어지며 원자력 연구개발이 축소되면 향후 원자력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주체적인 능력 자체가 사라지면서 안전성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정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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