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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대환대출 플랫폼 갈등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두고 핀테크社-금융권 ‘샅바싸움’

금융위 중재안에 어깃장 놓은 핀테크 업계… “대출모집인 수수료보다 낮아”

금융권 “중개수수료 부담 커”울상… 금융위 “금융소비자에 전가 말아야”

김학형기자(h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7-17 0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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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두고 핀테크 업계와 금융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핀테크 업계는 금융위의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한 가운데 금융권은 핀테크의 디지털 금융 장악을 경계하고 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스카이데일리
 
올해 10월 출시를 목표로 금융위원회(금융위)가 추진중인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을 두고 관련 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핀테크(Fin+tech) 업계는 이를 수익성 높은 대출시장의 확대로 보고 반기는 모습이다. 반면 은행권은 주도권과 고객마저 플랫폼에 뺏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지원 인프라다. 한 플랫폼에서 여러 금융기관의 다양한 대출 상품을 비교하고 더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수도 있게 된다. 예컨대 금융결제원이 각 금융기관의 대출 정보 등을 모아 대환대출 인프라(플랫폼)를 구축하면 개별 핀테크사가 현재 운영하는 금리비교 플랫폼에 연결해 갈아타기 기능을 추가하는 게 금융위의 그림이다.
 
핀테크, 금융위 중재안 사실상 모두 거부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3일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핀다, 핀크, 팀윙크 등 핀테크 업계와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해 논의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산업국장, 김종훈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의 주재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부사장,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 등이 비대면 영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핀테크 업계는 대환대출 플랫폼의 수수료 책정을 시장 자율에 맡기고 중개 수수료를 더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에서 개입하는 것보다 은행과 핀테크사 간 개별협상을 통해 시장 논리에 맞는 수수료를 찾겠다는 것이다.
 
한 핀테크사 관계자는 “현재 대출 비교 서비스를 운영하는 핀테크사는 1금융권으로부터 0.2~0.6% 정도의 중개수수료를, 2금융권으로부터 1~2% 수준의 중개수수료를 받는다”며 “시중 은행이 대출모집인에게 적용하는 3% 안팎의 수수료보다 이미 낮다”고 말했다. 대출모집인 역할을 플랫폼이 대신할 테니 수수료가 높지 않다는 논리다.
 
아울러 핀테크 업계는 365일 24시간 서비스 하자는 입장도 그대로 유지해 사실상 금융위가 제안한 중재안을 모두 거부했다.
 
▲ 금융위원회는 금융권과 간담회를 열고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면서 일부 업계에서는 불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관건은 ‘수수료 줄다리기’… ‘기울어진 운동장’ 비판도
 
이에 앞서 금융위는 이달 6일과 12일 각각 1금융권(은행), 2금융권(저축은행·신용카드사·캐피털사 등)과 같은 논의를 진행했다. 그동안 은행들은 핀테크사에 지급해야 할 높은 중개수수료 등을 이유로 금융위 대환대출 플랫폼 계획에 부정적이었다. 대출상품 정보만 제공하고 플랫폼에 중개수수료 내주고 고객마저 뺏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주요 은행들은 독자적인 금리비교 및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지난 6일 금융위와의 간담회 뒤 따로 플랫폼을 구축하긴 어렵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했다. 독자 플랫폼을 포기한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에 맞서는 모양새로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플랫폼 운영 시간은 은행 영업시간에 맞추되 추후 협의를 통해 차츰 늘리고 중개수수료는 좀 더 낮추자는 의견을 개진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온라인 대출비교 서비스를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한시적으로 허용할 때 넋 놓고 바라보다 이 지경에 이르렀다”며 “현재 디지털금융만큼은 정부 방침도 실제 이용률도 핀테크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본다”고 토로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에 관해서는 “금융당국 행보를 좀 더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제2금융권 역시 중개수수료가 불만이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일부 저축은행·카드사 등은 금융위와 화상회의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은행보다 규모도 작은데 수수료 부담은 2금융권이 더 크다는 것이다. 더구나 카드사 대출의 경우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대환 가능성이 높아 중개수수료 부담이 더욱 크다.
 
결국 상호금융권은 이미 불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산 작업 등을 이유로 들었으나 수수료 부담 등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위는 시중은행 대출 금리(약 2~3%) 수준을 고려해 은행이 플랫폼에 지불할 중개수수료를 0.2~0.3% 정도로 예상한다. 만약 핀테크 플랫폼에 지불할 중개수수료를 낮추지 못할 경우 은행권은 그 부담을 금융소비자에게 떠넘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융위 입장에서는 중·저신용자의 대출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중개수수료는 참여 기업들이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용자 관점에서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돼야 할 것이다”라며 “플랫폼이든 은행이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수수료를 높이거나 금융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정부는 '샌드박스'를 통해 여러 규제를 풀어줬다. 다만 기존 산업과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듣는다. 사진은 올 4월 금융위원회가 제작한 정책 홍보 인포그래픽. [사진=금융위원회]
 
핀테크 디지털금융 장악에 금융권 종속 우려도 나와
 
금융권이 수수료 등을 문제 삼고 있지만 그 저변에는 빅테크를 포함한 핀테크 업계의 디지털금융 장악력에 포획될까 두려움도 깔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20~30대 10명 중 9명은 핀테크 플랫폼을 통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20~30대는 간편결제를 위해 96.2%가 핀테크 플랫폼을 사용한다. 중복 가능한 설문조사라서 은행 앱 60.4%, 신용카드 앱 48.6%, 스마트폰 결제서비스(삼성·LG페이 등) 44.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오픈뱅킹 가입자 비율은 핀테크 6, 은행 4로 나은 수준이다. 금융결제원이 최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금융권 오픈뱅킹 가입자 및 이용건수 현황’에 따르면 올 3월말 기준 핀테크 62곳의 오픈뱅킹 가입자는 2345만2471명(중복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 은행 10곳(KB국민·신한·우리·하나·IBK기업·NH농협·SC제일·한국씨티·카카오뱅크·케이뱅크) 가입자 1560만6342명보다 784만6129명이 많은 규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핀테크 업계는 은행 계좌·신용카드 등을 연동한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기반으로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왔다”면서 “예치금 조회 등의 핀테크 서비스를 은행권 오픈뱅킹에서도 가능해지면서 금융소비자를 다시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각 업계·업권의 의견을 지속 청취하고 조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민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TF 구성에 관한 논의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학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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