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中대사의 협박성 주권침해에 침묵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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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野대선주자의 한·미동맹 발언 반발
외교관례상 결례이자 내정간섭·대선 개입
정부는 싱하이밍 외교부로 초치 항의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7-19 00:02:02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발언에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반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신문 기고문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인터뷰 내용을 문제 삼았다. “공고한 한·미동맹의 기본 위에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렇게 다져진 국제적 공조와 협력의 틀 속에서 수평적 대중 관계가 가능하다.” 윤 전 총장이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대미관계의 중요성과 정부의 전략적 명료성을 강조한 것 외, 사드를 “명백히 우리 주권영역”으로 규정하며 중국의 장거리 레이더 배치를 꼬집은 것에 대한 반발이다.

‘가치공동체로서의 한·미관계’에 대한 윤 총장의 이해가 재차 확인된다. 대선주자로서 가장 중요한 관점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숙명상 외교관(觀)이 곧 국가관·경제관이기 때문이다. 외교·안보가 잘 되면 경제는 따라 풀린다. 야권 대선주자로서 온당한 외교관을 피력한 것이다. 이를 부정하는 게 내국인이면 반(反)대한민국, 주변국이면 내정간섭이다. 정부는 응당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해야 한다.

싱 대사는 사드를 “중국 안보이익의 심각한 훼손”으로 지목하면서, 레이더 문제 지적에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 레이더의 위험성은 일부 인터넷 언론이 꾸준히 제기해온 주제다. “한국 친구들에게 들어본 적 없다”는 말은 싱 대사가 친중 인사들만 상대했다는 뜻이리라. 그는 “중국의 중산층 약 5억명”, “향후 10년간 22조달러 규모의 상품수입 계획” 등 중국대세론를 역설하며 “한국 메모리 반도체 약 80%의 중국 수출”까지 언급했다. 반도체는 전략물자라서 우리가 안 팔면 중국이 더 큰일인데 말이다.

싱 대사의 기고문 내용은 외교 관행상 대단한 결례다. 대선 개입 의도마저 엿보인다. 한국 정부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싱 대사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평했다. ‘중국의 조급증’으로 분석하는 중국통 언론인들도 있다. 한편, 싱 대사가 비판한 윤 전 총장 발언을 두고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일부 야권 인사가 말을 보태 눈길을 끈다. 중국의 윤석열 때리기에 가세한 모양새다.

‘한·중관계는 한·미관계의 부속품이 아니다’는 논리에 우리는 이렇게 답해야 한다. 한·미관계는 한·중관계의 변수가 아니다! “한·미동맹이 중국의 이익을 해쳐선 안 된다”는 것은 협박성 주권 침해에 가깝다. 한·미관계는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전 형성된 우리의 국가정체성이며, 동맹은 주권국의 고유 권한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한반도의 국제 지위는 일본에서 이탈한 지역, 심지어 1905년 외교권을 포기했기에 ‘원래 일본 영토’로 취급될 가능성마저 있었다. 비록 한반도 남쪽이나마 자유민주공화국의 성립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세계사의 기적, 인류사적 의미가 담겨 있다. 무력항쟁도 소중하나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에 독립 의지를 적극 호소한 이승만의 외교 노력이 주효했다.

지난주 싱 대사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났을 때의 홍콩 관련 발언도 새삼 복기된다. 영국에게 뺏겼다 되찾은 땅, 반환 후 비로소 홍콩인의 자치·민주가 실현됐다, 민주화시위는 외부세력의 선동에 의한 폭력 등등 중국 정부 입장을 나열했다. 과거를 반(反)제국주의 투쟁으로만 보는 전형적인 민족해방 역사관·세계관이다. 영국의 도래 이전 홍콩은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그 성장과 번영의 과정을 굴욕의 역사로만 보는 한 현재와 미래는 ‘설욕’이어야 하고, 이는 자연히 ‘자유·민주’에 반한다. 싱 대사의 발언과 그에 동조하듯 침묵하는 우리나라 정부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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