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철수 논의’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이 더 많이 부담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한·미 외교·안보가(家)가 떠들썩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하면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의 반대 목소리로 ‘핵무장’ 목소리도 이어진다. 미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은 희박하며 한국의 ‘핵무장’을 미국이 용납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봤다.
1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플래넘 2024’의 특별 세션은 ‘트럼프의 주한미군 철군 주장’을 중심으로 한 ‘미국 대선과 한반도 안보 정세 전망’ 등의 주제로 꾸며졌다. 이 자리에는 폴 월포위츠 스탠포드대학 특별 펠로우·타고 아츠시 와세다대학교 정치대학원 학장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카렌 하우스 하버드대학교 벨퍼 센터 시니어 펠로우가 참여했다.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해당 세션에서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시에 1기 정부와는 다른 온건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이들은 △북한의 핵 무력 비대칭성이 높아진 만큼 미·북 간 ‘핵 동결’ ‘대량군축’ ‘제재 완화’와 같은 ‘빅딜 가능성’은 낮으며△비즈니스맨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때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 이슈에서 한국 부담을 늘리기 위해 한국을 더욱 압박할 수단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카렌 하우스 시니어 펠로우는 “트럼프 제2 기가 도래할 경우, 한·미관계에 대하여 뭘 하든 아주 이기적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문제가 현재진행형이므로 한반도 문제는 후 순위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극단적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계속해서 그는 “한·일 관계 및 한·미·일 관계가 현재는 매우 좋아서 미국으로서 이를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낮게 본 폴 월포위츠 특별 펠로우도 “트럼프가 돌아와도 한반도 주둔 미군은 유지될 것”이라며 “북핵 문제에서 ‘주한미군 철수 리스크’까지 나온 한국은 ‘자체 핵무장 고려’가 이해는 되지만 미국으로서는 매우 곤란하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러시아’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동시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은 한·미·일 삼각 협력에 기반을 둔 방어 시스템이 유지되는 게 좋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동시 핵무장 가능성’을 ‘매우 낮다’고 본 타고 아츠시 학장은 “자체 핵무장에 대한 한·일 간의 여론 조사 결과 일본은 핵무장 여론이 매우 낮고 한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국민 여론의 차이가 극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은 과거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사건 등의 역사 문제로 말미암은 부정적 여론으로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최근 국제정세에서 가속하고 있는 군비경쟁의 흐름에 맞추어 재래식 무기의 군비증강과 국방 예산 증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타고 아츠시 학장은 “기시다 총리는 아마 바이든 대통령이 재(再)집권하기를 바랄 것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 미군’ 뿐만 아니라 ‘주일 미군 철수’ 이슈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경우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에 ‘안보 공백’은 불가피할 것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도 ‘소프트 파워 외교’를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에드윈 퓰너 펠로우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 타이완을 공격할 경우,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미·중 관계를 다루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도 현실적 대만과 중국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영향력을 높이면서도 안보 불안은 최소화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국내 정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레임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본 카렌 하우스 시니어 펠로우는 “보통 미국의 재선 대통령은 성과를 크게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하거나 트럼프 행정부가 2기를 맞아도 사실상 정치적 동력을 새롭게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바이든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 개입으로 인해 여론이 매우 악화한 상황에서 노쇠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 바이든·트럼프 중 한 명의 후보를 반드시 투표해야 하는 것은 현 미국인에게 ‘불행’이지만, 그나마 4년 후 둘 다 사라질 것이라는 게 ‘다행’”이라고 언급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토론에서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 이사장이 ‘미국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이냐고 질문했고 이에 카렌 하우스 시니어 펠로우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있는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평판이 매우 좋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폴 월포위츠는 “미국 대선은 여론조사에서도 항상 박빙이라 예측은 어렵지만 분명한 건 초(超) 경합주 7개 주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해당 경합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차기 미국 대통령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의견을 종합한 윤영관 이사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북한에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제재해제 ‘빅 딜’을 성사할 것을 기대할 수는 있겠다”며 “트럼프는 1기 당시 북한 김정은과 대화를 직접 하며 어느 정도 친분관계를 형성한 유일한 대통령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이 되든 트럼프가 되든 한국에서는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제재와 협상 및 군축 협정 등의 영향을 받을 게 불가피하기 때문에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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