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지정감사인 부당행위 감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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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보수·자료 요구’ 빈번… “부당행위 발생 시 엄중 문책할 것”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0-17 15:43:25

▲ 금융당국이 기업과 지정감사인 사이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계법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정감사 업무 수행에 대한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부당행위 신고 센터는 확대한다. ⓒ스카이데일리

금융당국이 지정감사인의 감사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해 회계법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감사인 지정을 받은 기업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유관기관의 지원정책을 체계화해 적시에 공표한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17일 지정감사인의 지위를 이용한 부당행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부당행위가 발생할 경우 신속·엄중하게 제재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인지정제는 상장사 및 대형 비상장사가 6년 연속 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하면 이후 3년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하는 감사인을 의무 선임하도록 한 제도다. 기업과 감사인의 유착관계를 막고 감사인의 독립성 확보와 외부감사의 공신력을 제고할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다. 지정제 시행 이후 3년이 경과하면서 올해 전체 상장사의 절반 수준이 감사인을 지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감사인 지정 상장사 수는 1253개(51.6%)로 전년(1060개·44.5%)보다 7.1%p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감사인을 지정받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업과 감사인간에 외부감사와 관련한 분쟁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감사인이 근거 없이 시간당 보수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한데다, 감사인의 지위를 이용해 포괄적이고 비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하거나 제3의 외부기관 자료 등을 요구하는 등 회사에 과도한 업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당국은 기업과 감사인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분쟁 발생 시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회계법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지정감사인에 대한 감독강화 방안으로 △지정감사 업무 수행 모범규준 마련 △회계법인에 대한 제재 강화 및 부당행위 신고센터 확대 △전·당기 감사인 의견 조정 활성화 △표준감사시간의 법적 성격 명확화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 1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감사인 지정 상장사 수는 1253개(51.6%)로 전년(1060개, 44.5%)보다 7.1%p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금융위원회]

‘지정감사 업무 수행 모범규준’은 감사인력, 시간, 보수 등 감사계약 관련 사항에 대해 지정감사인과 회사간 협의를 의무화하고 회사 특성을 고려한 감사팀 구성을 의무화했다. 지정감사인이 지위를 남용한 부당한 자료 요구와 제3자 검증 요구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2019년부터 운영해 온 신고센터의 업무 범위를 지정감사서비스와 관련한 애로 전반으로 확대하고 회계법인에 대한 제재절차의 신속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부당행위에 대한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합리적인 사유 없이 조정에 불응하는 지정감사인에 대해서는 우선 감사인 지정을 취소하고 금융감독원(금감원) 등 유관기관 합동으로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지정제외점수 및 징계 등의 제재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전년도 재무제표에 대해 전기 감사인과 당기 감사인의 의견이 다른 경우엔 ‘전·당기 감사인간 의견 조정협의회’를 통해 조율이 가능하다. 올해는 협의회 위원으로 회계기준원과 산업별 전문가(2인)가 추가되고 협의회 운영방법 등이 보다 구체화돼 공표되는 만큼 향후 의견조율이 보다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당국은 예상했다. 또한 표준감사시간과 관련한 명확한 유권해석을 내려 그동안의 오해를 불식하고 가이드라인을 모범규준에도 명문화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과 지정감사인간 외부감사와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이 보다 활발해 질 것이다”라며 “신고센터 확대와 제재강화로 지정감사인의 부당행위가 예방되고 부당행위 발생시 기업들이 보다 손쉽게 유관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