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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이재명, 지금은 자숙할 때… 더 이상 국민 우롱 말아야

‘방탄출마’ 의혹 … 대선 패배 성찰해야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5-14 14:30:13

▲ 안호원 칼럼니스트‧목사‧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주임교수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이와 같이 헛되이 내게로 되돌아오지 아니하고 나의 기뻐하는 뜻을 이루며 내가 보낸 일에 형통함이니라.” <이사야 55 : 11>
 
6‧1 지방선거에 서울시장으로 출마하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한 ‘계양을’ 지역에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전 민주당 대선후보)이 출마를 한다. 계양은 2000년 16대 총선 이래 20년 넘게 민주당이 의석을 싹쓸이 해온 지역구이기도 하다.
 
‘이재명 조기 등판론’은 이 고문의 사법 리스크와 맞물리면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검경 수사를 막기 위해 민주당 텃밭 ‘계양을’에서 손쉽게 금배지를 달고 방탄조끼를 입은 후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되어 이중‧삼중 방탄 막을 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고문 열성 지지자들은 “3‧9 대선 패배의 진짜 책임자는 문재인 정권과 친문세력이다. 그들이 부동산값 폭등을 비롯, 실정을 거듭한 탓에 이번 대선에서 대패할 뻔했는데 그나마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잘 싸워 0.7%p 차이로 (득표율 격차를) 줄일 수 있었다. 패배의 진짜 책임자들인 친문들이 송영길의 서울시장 출마와 이재명 보궐선거 출마를 반대하는 건 자신들의 잘못을 이재명과 송영길에게 뒤집어씌우고 자신들이 이제껏 누려온 권력을 계속 쥐고 가겠다는 욕심의 발로”라고 문패(친문) 탓으로 돌렸다. 친문들에게는 궤변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친명패들에겐 무조건 진리다.
 
서로 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민주당에서는 벌써 분당(分黨) 괴담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다. 심지어는 문패들이 이재명의 당권 도전을 막으면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고문이 이끄는 ‘이재명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소문도 자자하다. 이제 제1야당 신세가 된 민주당에 전국적 스타라고는 이 고문뿐인 것 같다. 더구나 이 고문을 따르는 의원이 수십 명에 달해 분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0일은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행사가 있던 날이다. 이제는 청와대를 떠난 문 전 대통령의 흔적이 떠오른다. 퇴임 직전 문 전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단을 포함 여러 언론인을 만나 소회를 밝히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그 중 “최고 수준의 대담”(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라고 자화자찬한 손석희 JTBC 전 앵커와의 대화에서 문 전 대통령의 속마음이 읽혀졌다. 
 
비판 하나하나에 반론을 제기한 문 전 대통령. 변명하기에 급급했지만, 정작 자신이 강조했던 ‘통합’에 대해선 답이 궁색하다. 어물쩡 넘어가려고 한다. “편 가르기 정치를 넘지 못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인정해야 되겠지만…”이라며 슬쩍 넘겼다. 
 
시간까지 미루면서 열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의결 공포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은 차기 집권당을 무참히 짓밟는 것이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균형점을 찾기 위한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검찰총장, 경찰청장의 오랜 숙의를 헛것으로 만들어버렸다.
 
퇴임을 일주일 앞두고 문 전 대통령이 3일 주재한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건 ‘검수완박’ 법안뿐만이 아니다. 검수완박 이슈에 묻히긴 했지만, 이날 ‘무궁화대훈장 영예수여안’도 의결했다. 수혜자는 대통령과 배우자다. 본인과 배우자가 받을 훈장을 스스로 재가했으니 말 그대로 셀프 수여 훈장이다.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청와대는 “상훈법을 따랐을 뿐”이라며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상훈법 제10조에는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서 대통령에게 수여 한다”고 돼 있다. 대통령 배우자, 전‧현직 우방 원수 및 그 배우자도 수여 가능 대상에 포함된다. 이 상훈법은 이승만 정권 때 제정된 것이다. 그런데 건국절 논란까지 야기하며 이승만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해온 문 정권이 상훈법 관행은 금과옥조처럼 따르겠다고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다.
 
사실 두 세트에 1억3600만원을 호가하는 무궁화대훈장을 업적을 따지지 않고 대통령과 배우자에게 무조건 수여하는 시대착오적인 관행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공적이 있어야 서훈이 있다’는 상훈법 원칙과도 어긋난다. 다른 나라도 대통령에게 최고 훈장을 수여하지만 무조건 다 주진 않는다. 현직일 땐 받지도 못한다. 
 
미국 전직 대통령 45명 중 미국 최고 권위의 자유훈장을 받은 사람은 단 7명이다. 일본 국왕이 수여하는 최고 훈장을 받은 전직 총리는 3명뿐이다. 이참에 우리도 퇴임 후 공과를 평가한 뒤 다음 정권에서 훈장을 수여하는 새로운 관행을 세우는 게 옳다. 굳이 세금으로 몇 천만 원짜리 훈장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올림픽 금메달은 순금이 아니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아 가격은 어마하다. 훈장도 마찬가지다. 도금을 했어도 상품가치가 있다.
 
스스로가 부끄러운 줄을 알고 당연히 훈장을 거절했어야 했는데, 본인이 재가했다. 지금 국민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것을 문 전 대통령이 알기나 할까. 본인은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데, 국민은 자꾸 기억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분노케 하니 어쩐다. 과연 그의 희망대로 양산에서 잊힌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탁현민 전 비서관이 정말 사람을 물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문 전 대통령 머리를 가득 채웠던 통합은 왜 자취를 감추었을까. 
 
이전 인터뷰를 가만히 뜯어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억한 분노의 감정이 느껴진다. 우선 윤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을 비난하는 모습부터 그런 생각이 든다. 떠난 분에게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필자의 마음에는 문 전 대통령이 상당히 불안해 하는 것 같았다.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습니다.” 5년 전 문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한 취임사다. 
 
이제 와선 공약 무산을 “잘한 결정”이라고 변명을 한다. “굳이 이전하면 비용이 들기 마련이고 행정 혼란도 초래될 수밖에 없다”는데 정작 청와대 홈페이지에서는 장기간 국정과제로 남아 있었다. ‘신 포도라 못 먹을 것이다’면서 포도나무를 떠나는 여우를 연상시킨다.
 
퇴임을 하기까지 문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미안함을 보이지 않았다.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대해 “전혀 잘못됐다”면서도 “고용은 크게 늘었고, 경제는 훨씬 성장했다”고 강조한다. 또 인사와 관련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새롭게 불거진 문제가 있다 해서 청와대 검증의 실패라고 말할 수 없다”는 말이나 “우리 인사청문회는 도덕성 검증에만 매몰되어 이른바 망신주기 청문회가 되는 거다”라는 말로 합리화 시키려고 한다. 
 
퇴임 대통령으로서 이례적인 45%의 지지율은 통합으로 나서는 길에 견인차가 될 수 있다. 자꾸 자기 합리화로 남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의 열성 지지자에게 메시지를 부단히 전달해 문자메시지‧댓글 테러를 줄여나가도록 하는 것도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치는 국회의원들이 하는데, 그 의원들을 극성 팬들이 좌지우지하면서 흔들어 놓고 있다. 그러니 국회를 해산하자는 말도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프리미엄에 훨씬 더 큰 덕을 봤다. 문 전 대통령의 40%대 콘크리트 지지율, 국회‧사법부‧선관위, 언론 환경도 유리했다. 게다가 정부가 코로나19를 명분으로 선거 직전 통 크게 쏜 재난지원금도 역대급 단비였다.
 
이재명 지지자들은 문재인을 탓하기에 앞서 고마워해야 마땅하다. 그런 조건에서도 이재명은 패했다. 지금 이재명에게 필요한 것은 섣부른 보궐선거 선거 출마로 금배지를 달고 여의도에 입성하는 게 아니다. 대선 패배의 진짜 이유와 원인이 뭔지 성찰하며 자숙의 시간을 갖고 국민들에게 의혹을 풀어주는 것이 더 급선무가 아닐까.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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