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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의료 공약 이행 상황 (上-난임)
난임부부 ‘20만 시대’… 尹, 약속 안 지키나 못 지키나
‘아이 갖고 싶어도 못 가져’ 기혼 15%, 난임 환자 23만 시대
‘소득제한·횟수제한’에 발목 잡힌 난임 지원 ‘현실성 없다’ 비판↑
文정부, 시술비 지원 사업 지자체에 이양… 공약 이행 걸림돌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13 00:07:11
지난 대선에서 나온 의료 관련 공약의 이행 가능성이 점차 희미해지는 모습이다. 난임과 탈모 치료의 지원 확대가 대표적이다. 중앙 정부에 권한이 없거나 논의가 지지부진해, 점차 축소 또는 폐기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임기 1년을 채 지나지 않아 온전히 평가하긴 이르지만, 많은 관심을 받으며 당선에 일정 역할을 한 공약인 만큼 지켜지길 바라는 국민적 열망이 높다. [편집자 주]

▲ 난임시술 지원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만큼  소득과 나이에 따라 지원금이 차등 지원되는 현재의 한계점을 극복할 공약 실현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특별취재팀=김학형 팀장|윤승준·장혜원·장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난임부부 지원10대 공약 중 하나로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나라를 공약했다. 하지만 윤 정부 출범 이후에도 난임 시술 비용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뿐만 아니라 문재인정부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의 권한을 이미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했고, 지역별로 제공되는 지원 혜택에 차이가 난다는 불만이 나온다.
 
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윤 정부는 지난해 출범 당시 출산 준비부터 산후조리, 양육까지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하며 임신·출산 전 성인 여성 건강검진 지원 확대와 난임부부 치료비 지원을 약속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임 환자 수는 2017208704명에서 2018229460, 201923802명으로 연평균 5%씩 증가하고 있다. 기혼 인구의 10~15%가 난임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초저출산 기조와 맞물린 난임 부부 증가세에 윤 정부는 난임부부를 위한 파격 지원 패키지를 내놨다.
 
구체적으로 난임시술비 지원사업의 소득기준 철폐 20회까지 횟수제한 완화 본인 부담 연령차별 폐지해 자부담 30%로 통일 남성 난임 검사 비용 무료 비급여인 잉여배아 동결비, 프로게스테론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난임휴가 기간을 3일에서 7일로 확대 임신·출산과 직접 연관성 있는 모든 질병의 치료비 지원 확대 산후우울증 치료를 포함한 산후조리에 대한 국가 지원 출산 후 1년 동안 월 100만 원의 부모급여 지급 육아휴직 기간 확대 등을 공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복지부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에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재인정부에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의 결정 권한을 각 지방자치단체로 넘겨서 이제 중앙 정부의 소관이 아니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윤석열정부가 난임부부와 관련한 정책적인 지원을 늘이고 싶어도 할 권한이 없는 셈이다. 
 
▲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은 2017년 10월부터 난임 시술(검사·약제 등)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했으며, 2021년 11월부터는 난임부부 시술 지원 횟수 늘리고 치료비 낮춘 ‘난임 시술 급여 제도’를 시행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정부, 난임 부부 시술비 본격 지원하며 적극 출산 정책 수행
 
난임부부에게 본격적인 지원을 시작한 건 문재인정부였다. 앞서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 저소득 계층에 한해 보조생식술인 난임시술 지원금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난임부부가 지속 증가하고 난임에 대한 사회국가의 책임 요구가 커지면서 201710월부터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정책은 당장 효과를 보였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국민관심진료행위 통계에 따르면 난임환자의 임신을 위한 보조생식술 시술 환자 수는 2018116462명에서 2021143999명으로 23.64% 늘어났다. 같은 기간 보조생식술 진료비는 14367207만 원에서 24042134만 원으로 67.34% 증가하며 시술 환자 수 대비 진료비 지출은 더욱 큰 폭으로 증가했다.
 
난임 시술 지원으로 태어난 아이의 비율은 20188973(2.8%) 201926362(8.8%) 202028699(10.6%) 2021513640(12.3%)이었다. 난임 시술로 출생한 신생아 수도 20184.2%에서 2020년에는 8.7%로 급증해 지난해에는 신생아 11명 중 1명이 체외수정이나 인공수정 등으로 태어났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난임 시술 지원 대상 기준을 중위소득 130% 이하에서 180% 이하로 확대했다. 지난해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고지금액 기준으로 건강보험료 기준 중위소득 대비 180%(20222인 가구 기준 5868000) 이하인 가구가 지원 대상이다.
 
지자체 보건소가 따로 최대 110만 원을 지원한다. 난임 시술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건강보험과 보건소 추가 지원으로 구성된다. 난임 지원 사업이 지역별로 나뉘며 지원금 사업과 건강보험으로 이원화된 체계다.
 
지원 횟수도 기존에는 체외수정 4회만 지원했지만, 지난해 1월부터는 신선 배아 체외수정 4, 동결 배아 체외수정 3, 인공수정 3회 등 모두 10회 지원으로 늘었다. 지원항목도 착상 유도제 유산방지제 배아 동결·보관 등의 비용으로 확대됐다. 비급여뿐 아니라 일부 본인부담금에 대해서도 1회당 최대 50만 원까지 보조한다.
 
횟수제한·소득제한지자체 지원 차별까지 외면 받는 난임 정책
 
하지만 아이를 낳을 의향이 불확실한 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일부 저출산 대책과 비교하면 임신 계획이 확실한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업계에 따르면 난임 치료 시술의 한 차례 비용은 가장 보편적인 인공수정이 100만 원 안팎, 체외수정(시험관시술)300~700만 원 정도다. 인공수정은 특수처리한 정자를 인위적으로 자궁에 주입하는 시술이며, 체외수정은 체외에서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키고 3~5일간 배양시킨 다음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는 시술이다.
 
한 번에 성공할 가능성이 작아서 여러 차례에 달하면 수 천 만원이 필요하다는 게 환자들의 중론이다. 정부의 지원금은 최대 110만 원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더라도 개인이 수백만 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맞벌이 부부가 지원금을 받기에는 소득 기준이 터무니없이 낮고, 횟수 제한 탓에 10번이 넘으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점 등이 문제로 꼽힌다.
 
실제로 난임 시술을 받는 여성들은 중형차 한 대 값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3년 동안 난임 진료를 받은 A씨는 난임병원 3곳을 다녔는데, 가는 곳마다 피검사부터 시작해 약을 먹고 한 달에 3~4번씩 초음파 검사를 지속해서 받았다“(난임 치료를 위해) 검사비·병원비·교통비 등으로 몇천만 원 쓰는 것은 일도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 서울 여의도의 한 산부인과 입구.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정부의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이 지난해부터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지역별로 제공되는 난임 시술 지원 혜택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빗발친다.
 
문 정부가 추진한 2단계 재정 분권에 따라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은 지난해 1월부터 지자체로 이양됐다. 202182단계 재정분권을 통해 지방소비세율을 4.3%p 인상하고 지방재정에 연 41000억 원을 확충하면서 난임 지원 사업과 같은 일부 국고보조사업을 지자체에 넘겼다. 이에 서울 30%·기타 지역 50%의 비율이던 국비 지원이 중단됐고, 각 지자체별로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예산 내역을 조정하게 된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비 지원을 없앴다기 보다는 지방소비세 교부율을 높여 지자체에 그만큼의 예산을 늘림으로써 자체적으로 지역 특색에 맞게 활용하라는 취지라며 지자체별로 얼마나 사업을 잘 운영하고 있는지 행정안전부에서 지방 이양 안정 사업에 대해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자체는 건강보험 적용 횟수가 종료된 환자에게 추가로 시술비 지원을 시작했다. 이에 난임 지원도 지자체별로 차이가 벌어졌고, 소득기준 탓에 애초 정부 지원대상이 되지 못한 난임부부들은 지자체 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됐다. 광주광역시는 20211월부터 소득 기준에 상관없이 건보 공단과 상관 없이 연 최대 4회까지 난임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원금 사업을 없애는 대신 건강보험료 자부담률을 더 낮춰 전 국민의 난임 시술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지자체의 난임 지원금예산 확보와 지급을 촉구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언론에 건강보험의 적용이 9회까지로 제한을 두고 있어, 10회부터 건강보험이 적용 되지 않고 있다소득기준에 따른 지원금도 없애고 건강보험에서 횟수제한을 없애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출산 적령기에 따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난임센터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정부주도의 난임 치료 지원을 받고 싶어하는 이들은 사실상 임신이 어려운 30대 후반에서 40대에 걸쳐 있는 분들이라며 난임시술은 5회가 넘어가도 안 되면 임신 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최 센터장은 난임시술을 횟수나 소득 중심으로 지원해줘봤자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더 중요한 건, 임신률이 가장 높은 20~30대 초반 여성들이 자연임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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