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 변제금만큼 무이자로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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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선 변제금만큼 무이자로 대출

전세사기 피해자에 경·공매 원스톱 대행 서비스
변제금 외 나머지 액수는 연2%이하 저리로 대출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21 11:20:06

▲ 전세사기 피해자들로 구성된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국회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정부가 재계약 때 보증금을 올려 최우선변제금을 받지 못하게 된 피해자들에게 변제받지 못한만큼 무이자대출을 해 주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21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19일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 전세사기 피해자 추가 지원 방안을 보고했다.

그간 야당은 첫 전세계약일 당시로 변제 기준을 소급 적용해 최우선변제 대상을 늘리자는 요구를 지속해왔다. 집주인 요구로 재계약 때 전세금을 올려 줬다가 간발의 차이로 최우선변제를 받지 못하게 된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앞서 숨진 인천 미추홀구 피해자 A씨(31)는 재계약 과정에서 보증금 7200만 원을 9000만 원으로 올려줬다가 최우선변제금 2700만 원을 받을 수 없게 된 상황이었다. A씨가 살던 아파트는 보증금이 8000만 원 이하여야 최우선변제금을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는 최우선변제금 적용 대상에서 벗어난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저리 대출을 해 줄 때 변제금만큼을 최장 10년간 무이자 대출해 주는 안을 제시했다. 저리 대출은 피해자들이 새 전셋집을 얻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지원책으로, 가구당 2억4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최우선변제금 2700만 원 적용 대상에서 벗어난 피해자가 새 전셋집을 얻기 위해 1억5000만 원을 대출받아야 한다면 2700만 원은 무이자로, 나머지 1억2300만 원은 연 2% 이하 저리로 대출해준다는 것이다. 이때 기존의 연소득 7000만 원(부부합산) 제한도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경매를 대행하고 정부가 부담하는 비용을 70%로 늘리겠다는 안도 제시했다. 기존에는 경매 비용을 임차인과 정부가 50%씩 분담하는 방식이었다.

‘경·공매 원스톱 대행 서비스’로 불리는 이 지원책은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임차 주택을 매수하려는 피해자·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우선매수권을 넘기려는 피해자·선순위 임차인이라 경매를 통해 보증금 일부를 건지려는 피해자 등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국토부는 피해자가 신청할 경우 개인별 상황에 맞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경·공매 절차를 대행할 계획이다. 피해자들은 입찰에 언제 들어가야 하는지와 소유권을 어떻게 이전하는지 등에 대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경매 대행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총괄하고 대한변호사협회·법무사협회와 협력해 상담 인력풀을 구축하게 되며 경매 대행 비용은 서민주거복지재단 기금을 활용해 지원한다.

아울러 특별법을 적용받을 수 있는 보증금 기준도 최대 4억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보증금 4억6000만 원 피해 사례가 주목받자 상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피해자들에 대한 빠른 지원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며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은 국토위 소위 단계에 20일 넘게 머물러 있다.

여야는 22일 열리는 소위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특별법 단일안과 정부 수정안을 놓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재민 기자 jm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