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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가 커지면서 우리나라 경제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경기둔화 속에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조짐마저 나타난다. 수출이 14.5%나 쪼그라들고 소비와 투자도 얼어붙고 있다. 한때 26%에 달했던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 의존도가 올 상반기 19.5%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중국의 침체는 한국을 저성장의 늪에 몰아넣는 대형 악재로 작용할 게 불 보듯 훤하다.
설상가상 우리의 ‘나라 곳간’이 심상치 않다. 세수 부족으로 올해 이대로라면 자칫 100조 원이 ‘펑크’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국가재정 관리 초비상 상태다.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지출이 크게 줄었지만, 자산시장 침체와 경기둔화 영향 등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등 세수가 크게 줄면서 적자 규모를 키웠다. 기획재정부의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정부의 총수입은 296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시점 대비 38조1000억 원 감소한 수치다.
이런 현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공개한 추경 편성안은 총 30조 원 규모 ‘민생회복 프로젝트’와 총 5조 원 규모 ‘경제회복 및 취약계층 지원’으로 분류돼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주거 불안 해결을 위한 민생 회복 추경, 미래 성장동력 확보·경기활력 충원을 위한 경제 도약 추경, 심화하는 경제 위기로부터 서민을 보호하기 위한 취약계층 보호 추경 등이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금 추경을 하는 건 민주당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기도 어려울 뿐더러 시기 역시 적절치 않다. 올해 상반기 정부가 집행한 예산 등 총지출 규모가 본예산의 약 5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를 공표한 2011년 이후 최저치다. 정부가 이렇게 총지출을 줄이고 있는 건 역대급 세수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국세 수입은 178조5000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조7000억 원 줄었다. 진도율은 44.6%에 그쳐 2000년 이후 가장 낮았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해 세수 결손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올해 법인세 중간예납이 얼마나 들어올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아울러 건전재정 기조를 지켜야 하는 점도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다. 올해 상반기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 주는 관리재정수지는 83조 원 적자를 기록, 목표치(58조2000억 원)를 크게 상회했다. 하반기 경기가 좋아질 경우 총지출 감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하반기 경기가 정부 전망과 다르게 흘러가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집행마저 위축될 경우 경기 회복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4월 전망보다 0.1%p 낮춘 1.4%로 내다봤고, 한국경제연구원은 1.3%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부정적인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니 추경은 빚을 더 내서 빚잔치하자는 말과 같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추경을 언급하는 것은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미 민주당은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보편 지급하는 기초연금법, 정부가 쌀값을 보장하는 양곡관리법,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 등도 밀어붙이고 있다. 이것도 다 미래세대에 대한 노동력과 부담을 담보로 받아 세금으로 추진하는 법들이다. 민주당은 국내외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재정을 계획에 맞춰서 집행하는 책임정치를 해야 한다. 선거만을 의식해 미래세대에게 감당 못할 짐을 지우는 무책임한 행태를 멈추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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