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폭증 주범’ 50년 만기 주담대 최다 판매는 NH농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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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2위… 당국 압박에 은행들 일제히 판매 중단하거나 연령 제한 둬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14 10:19:25

금융당국이 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꼽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가장 많이 신규 취급한 곳은 NH농협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총 8조3000억 원이었다. 이 중에서 농협은행이 가장 많은 2조8000억 원을 취급해 전체의 33.7%를 차지했다.

이어 하나은행이 1조7000억 원으로 전체의 20.5%를 차지했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을 합친 취급액은 전체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의 절반을 넘는다.

다음으로 수협은행(1조2000억 원)·KB국민은행(1조 원)·IBK기업은행(9000억 원) 순으로 취급액이 많았다.

다만 5대 주요 은행 중에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 1000억 원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상대적으로 적게 판매했다.

지방은행은 대구은행(2000억 원)·경남은행(400억 원)·전북은행(100억 원)·광주은행(20억 원) 순으로 판매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50대가 4조7000억 원으로 전체의 57.1%를 차지해 50년 주담대를 가장 많이 이용했다. 30대 이하는 2조5000억 원(29.9%)이었다.

60대 이상은 50년 만기 주담대를 1조1000억 원(12.9%) 이용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작년 10월 SC제일은행과 12월 광주은행이 최초로 취급했다. 올해 들어 상반기엔 수협은행·대구은행·전북은행이 연달아 판매에 나섰다.

특히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해 다른 주담대 상품보다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났다.

이에 7~8월부터 농협은행·국민은행·기업은행·부산은행·카카오뱅크·하나은행·신한은행·경남은행·우리은행 등이 일제히 관련 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가계 대출이 급증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금감원 등 금융당국이 가계 부채 급증을 우려해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는 은행들을 대상으로 압박에 나서면서 농협은행·기업은행·경남은행·부산은행이 취급을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신규 상품 판매를 14일부터 중단한다.

또한 SC제일은행·광주은행·카카오뱅크·수협은행·대구은행·신한은행·국민은행 등은 50년 만기 주담대에 연령 제한 등을 뒀다.

한편 금감원은 전날 은행권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 설정 등과 관련한 행정 지도에 나섰다. 조만간 관련 규정도 개정할 방침이다.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금융권 자체 관리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도 발송한다.

이 밖에도 금감원은 전방위적인 은행권 가계대출 실태 점검에 나선다. 우선 이달 22일까지 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농협은행·수협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를 대상으로 대출 취급 및 관리 현황을 살펴본다.

이어 10월11일부터 26일까지 기업은행·대구은행·부산은행·경남은행·광주은행·전북은행·SC제일은행·토스뱅크를 대상으로 대출 규제 준수 여부 등을 따질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가계대출 취급 실태를 점검해 내년 초에 은행권 대출 관행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임진영 기자 jy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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