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사들] 무에서 유를 만든다… 김영세 ‘혁신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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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동 -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이사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14 17:47:59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이사는 중학교 3학년 때 집에 있던 산업디자인 잡지를 우연히 보고 산업디자이너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응용미술과에 입학해 공업디자인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1974년 졸업 후 미국 일리노이대 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1980년 일리노이대 산업디자인과 교수로 강단에 서면서 같은 학교의 학생 입장에서 가르치는 입장이 됐다. 교수의 길을 꾸준히 갔더라면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었겠지만 창업에 대한 열망으로 3년 만에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 1986년 실리콘밸리에 이노디자인 USA를 세웠다.

기업명 ‘이노’는 ‘혁신(Innovation)’을 뜻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당시 그 단어는 대중적이지 않았다. 그 단어를 떠올렸을 때 가슴이 떨렸다”며 “자신이 만든 디자인센터에 ‘이노’를 과감하게 사용했다”고 사명을 짓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1999년 이노디자인 코리아를 설립했고 이후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2004년 베이징 사무소, 2010년에는 이노디자인 도쿄를 설립해 글로벌 디자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2009년 일본 닛케이BP가 선정한 세계 10대 디자인 회사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그동안 각종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김 대표는 산업 디자인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김 대표의 대표적 디자인 작품으로는 아이리버 MP3·삼성전자의 애니콜 가로 본능·세계 최초의 슬라이딩형 콤팩트인 아모레퍼시픽 라네즈의 슬라이딩 팩트 등이 있다.

그중 라네즈 슬라이딩 팩트는 출시 2주 만에 무려 5만여 개가 판매돼 11억 원을 웃도는 초기 매출을 올렸는데 이노디자인의 디자인 영향이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목걸이형의 아이리버 N10도 획기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목걸이 줄에 이어폰 줄을 넣은 이 제품은 출시 첫해 100만 개 이상 팔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N10은 2005년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로 독일 디자인연구소 노르라인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가 주는 레드 닷 어워드(Red Dot Award) 제품 디자인 부문 디자인상을 받았다. 또한 2008년 MP3 디자인으로도 레드 닷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노디자인 USA 설립 30주년인 2016년 김 대표는 “앞으로 미래 30년을 위한 도전”이라고 언급하면서 디자인 액셀러레이터 랩(DXL-Lab)을 출범시켜 많은 스타트업을 도왔다.

액셀러레이터란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단순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운영과 전략 등 전문 멘토링을 통한 노하우 전수로 신생 벤처기업의 발전을 돕는 전문기관을 뜻한다.

최근 김 대표는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천호역 마에스트로 외관 디자인·송파역 마에스트로·문정역 마에스트로 청년주택·위례 심포니아 등의 디자인에 관여했다.

올해 1월에는 1인용 골프카트 ‘이노에프원(INNO- F1)’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2023 PGA 머천다이즈쇼’에서 처음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이 제품은 김 대표의 아이디어로 자회사인 이노모빌리티랩에서 개발한 최신 전기차 기술로 설계됐다.

김 대표는 “‘왜 1명의 골퍼를 위한 골프카트는 하나도 없는가’라는 호기심에서 디자이너팀과 3년 전부터 한 명의 라이더를 위한 골프카트를 스케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남해 명문 골프장인 파인비치 링크스가 최초로 도입했으며 이 밖에도 일부 골프장이 INNO-F1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0여년 전부터 변함 없이 사용되고 있는 2인승 골프카트는 전 세계 골프장의 대중적인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공개한 이노디자인의 새로운 1인승 골프카트가 업계 판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산업 디자인으로 입지전적인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간 김 대표의 부동산 재력이 화제다. 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C아파트 한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공급면적 119.63㎡(약 36.18평)·전용면적 89.356㎡(약 27.03평) 규모다. 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는 올해 5월 거래된 36억8000만 원이다.

이 단지는 5개 동·35층·708세대로 우수한 교통망과 학군을 갖췄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과 도보 5분 거리에 있고 영동대교와 인접해 강북권으로 접근하기도 쉽다. 도보 거리에 봉은초·봉은중·경기고 등이 있어 학군도 좋은 편이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