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보스포럼 관심 끈 한국型 원전 장점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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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 처음으로 원자력이 주요 쟁점으로
미래 AI시대엔 막대한 에너지 소비 피할 수 없어
SMR 등 글로벌 원전 공급망 핵심 파트너 되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24 00:02:01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4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단연 관심을 끈 화두는 ‘원전’이었다. 최근 삼정KPMG가 다보스포럼에서 집중 논의된 이슈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인공지능(AI)·지속 가능한 공급망·에너지 전환 등 3가지 분야로 압축된다. 이는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는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주요 이슈들인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눈길이 모아지는 분야가 ‘원전’이라는 얘기다.

50년 이상 전통을 이어 온 다보스포럼에서 원전이 주요 쟁점이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로서는 반가운 신호다. 이번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한덕수 총리는 ‘신(新)원자력’ 세션에서 선도 발언자로 참석해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국이 전 세계 탈탄소 실현과 지속 가능 발전에 기여할 ‘원전 선도국’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최근 유럽에서 감지되는 변화는 재생에너지를 앞세운 에너지 정책에서 찬밥 취급을 받았던 원전의 위상이 격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다보스포럼 등 세계 여론을 선도하는 회의에서 에너지 분야의 주요 화두로 다뤄진 것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였다. 그런데 이제는 원전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번 포럼에서도 세션이 마련된 것이다.

환경론자들에 의해 원전을 죄악시하다시피 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왔지만, 사실 원전은 친환경으로 분류되고 있다. 환경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연합(EU) 의회에서도 원자력 원전이 ‘녹색 분류체계’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탄소중립이나 친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환경부에서 원전이 포함된 ‘개정 녹색 분류체계’를 공개했다.

특히 올해 원전이 화두로 떠오르게 된 것은 곧 본격적으로 전개될 AI 시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한 AI 운용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챗GPT 같은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한다. 따라서 어떤 내용을 챗GPT로 검색했을 경우 구글에서 찾을 때보다 최소 15배 이상의 전력이 소모된다고 한다. AI 기술이 한층 더 발달해 있을 2050년 무렵에는 전력 소비량이 현재의 1000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뒤지지 않는 원전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특히 미래 청정에너지원인 소형모듈원전(SMR)에 강하다. 한 총리도 포럼에서 이를 소개했는데 참석자들의 관심과 호응이 컸다고 한다. 우리 원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예산에 맞게 적기에 시공하는 능력, ‘온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리 원전의 경쟁력이다.

하지만 원전 건설에 있어 우리나라에선 구체적인 계획도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영국·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는 이미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등이 조성되면 막대한 전력량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신속한 대비가 필요하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할리우드의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은 원자력 발전을 적극 옹호하는 새 다큐멘터리 영화를 선보였다. 그는 ‘지금 원자력!(Nuclear Now!)’이란 제목의 다큐에서 원자력발전이 에너지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현존하는 유일한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정권에서 우리는 ‘탈원전’이라는 이념적 정책에 묶여 원전 산업의 침체기를 겪었다. 이제부터라도 원전에 대한 과학적·합리적 정책으로 국내·외 수요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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