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손흥민과 함께 축구대표팀 발탁… 국민적 분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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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2연전 출격 23명 대표팀 명단에 손흥민과 함께 포함
그라운드에서 이강인의 능력 얼마나 끌어낼지 관심 끌어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1 11:59:51

▲ 황선홍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계를 뒤흔든 ‘탁구 게이트’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논란끝에 축구국가 대표팀에 발탁돼 3월 A매치에 출격하게 됐다.

황선홍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으로 치르는 3월 A매치에 나설 국가대표 명단 23명을 발표하면서 이강인을 포함했다.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이강인은 올 초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9년 선배인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며 하극상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때문에 자숙의 시간을 주는 차원에서라도 이번 A매치에는 뽑아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황 감독은 결국 이강인을 품었다.

본업이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인 황 감독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걸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코앞에 두고 A대표팀 임시 감독의 중책까지 맡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할 판이다.

이강인은 황감독의 지도 아래 지난해 10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남자축구 금메달 획득에 기여한 애제자로 꼽힌다. 클럽 팀은 소속 선수를 아시안 게임에 보내줘야 하는 의무가 없지만 황감독과 함께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려는 이강인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이강인은 항저우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강인은 6일 2023~24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를 상대로 킬리안 음바페의 추가골을 도와 파리 생제르맹(PSG)의 2-1 승리에 이바지하는 등 탁구게이트 뒤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전날 애스턴 빌라와의 리그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올린 손흥민 역시 예상대로 대표팀에 선발됐다.

하극상 사실이 알려지며 각종 광고 협찬이 중단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강인은 영국 런던으로 날아 가 손흥민에게 고개를 숙이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해 애썼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가운 게 사실이다. 국민적 분노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

이번 만큼은 반성과 자숙의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라도 이강인을 선발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황감독은 ‘탁구 게이트’ 이후에도 이강인이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인 데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태국은 동남아 강호로 한국의 2차 예선 상대 중 가장 껄끄러운 팀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강인이 반드시 있어야 꺾을 수 있는 수 있는 상대는 결코 아니다.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당사자들이 모두 받아들인 상황에서 이강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생겼고, 선발권을 쥔 황 감독이 재량을 발휘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되면서 올림픽 대표팀을 운영하던 황 감독에게 이강인은 ‘익숙한 선수’다. 누구보다 이강인 활용법을 잘 알고 있는 황감독이 그라운드에서 그의 능력을 얼마나 끌어낼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