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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의 배경이 되는 사회는 민주적 사상의 내용이 일반적으로 교육을 받은 시민의 상식에 비추어 적어도 익숙하거나 알 수가 있는 사회로서 자신의 입장을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는 사회다.”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법관이자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 척결에 크게 기여한 청탁금지법을 입안한 김영란 전 대법관이 신작 ‘판결 너머 자유’를 펴냈다. 책에서 저자는 상반되는 목소리가 분출되는 이 시대에 신념 간 합의가 가능한지 질문한다.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각계각층이 목소리를 내지만 대부분 사회나 제도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 여론의 향방이 극단적으로 치달으면서 다양한 목소리가 설 자리가 오히려 좁아지기 때문이다.
극단의 주장이 오가는 시대, 저자는 20세기 후반 ‘정치적 자유주의’ ‘정의론’ 등의 고전을 남긴 존 롤스의 사상을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중첩적 합의’와 ‘공적 이성’ 등 롤스의 개념들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개념들을 실제 전원합의체 판결 과정에 적용해 분석한다.
전원합의체란 법원을 이루는 판사 전원 혹은 대부분이 참여해 사건을 심리하는 구성체를 일컫는다. 매우 복잡하거나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재판일 경우 또 재판부에서 의견 일치가 되지 않을 경우에 이루어진다.
저자는 분묘기지권·친생부인의 한계 사건 등 전통적 가치에 대한 판결을 예시로 들어 ‘상반되지만 합당한’ 신념들 간 중첩적 합의에 대해 논한다.
법이 실패하면 모든 것이 실패한다! 법원은 법의 이상을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자유·평등의 이념은 과연 공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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